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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통신사, 규제 일변도 종지부? 인프라 진흥책 볕 드나알뜰폰 등 요금 부담 경감, 통신 매출 의존 낮춰 명분 약해져…이동통신망 중요성 제고

이장준 기자공개 2022-03-11 14:46:56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0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통신 관련 정책이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날지 주목된다. 당장 통신 요금 인하에 대한 압박이 사라진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알뜰폰 시장이 견조하게 성장하면서 서민 부담을 상당히 경감시켰고 유무선통신 매출 의존도도 낮추면서 이를 강제할 명분도 약해졌다는 평가다.

윤 당선인이 디지털 경제 비전의 일환으로 '고도화된 디지틀 인프라 구축' 공약을 내세운 만큼 진흥책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디지털플랫폼 정부로 거듭나 5·6G 등 이동통신망 고도화를 통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산업의 기반을 닦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통신사들이 뛰어든 신사업과도 직결돼 정부 차원의 육성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알뜰폰 성장, 통신사 먹거리 다각화…세밀한 진흥책 필요성 제기

이번 대선 정국에서는 이례적으로 통신 요금 인하에 대한 공약이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 과거엔 대선 후보들이 통신 서비스를 필수재로 보고 서민 경제에 부담을 덜어주려는 차원에서 통신요금을 낮추겠다는 약속을 하곤 했다. 통신사들이 내수 기업으로 이익을 많이 내는 데다 국가의 주파수를 받아쓰는 만큼 공적인 역할을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ICT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시장에 진입 장벽이 높아 통신 3사가 경쟁하는 구도였기에 규제 기관 입장에서는 유효경쟁 프레임이 중요했다"며 "경쟁을 활성화하고 서민경제 부담을 덜어주라는 취지에서 일괄적으로 가계 통신 요금을 인하하라는 압박이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뜰폰(MVNO) 사업자가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면서 최근 몇 년 새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매달 발표하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국내 총 무선통신 사용자 수는 7286만명 수준이다. 그중 MVNO 가입자는 1036만명으로 전체의 약 14.2%에 달한다.

MVNO가 통계에 포함되기 시작한 2013년에만 해도 MVNO 가입자 수는 248만명으로 시장점유율(M/S)이 4.5%에 그쳤다. 하지만 9년 새 M/S가 10%포인트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2020년 자급제 시장, 온라인 기반 이용자 접근성 제고 등 영향으로 급성장에 성공했다.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현황

통신 3사의 수익 구조를 봐도 더이상 유무선통신 사업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지난해 SK텔레콤의 유무선통신 사업 매출은 1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전체 매출의 82%를 차지하나 1년 새 증가율은 3%에 그쳤다. 대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서비스(AIVERSE) 등 성장사업에서 2조9000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1년 새 증가율은 15%였다.

KT도 별도 기준 B2C 통신업에서 발생한 서비스매출은 9조3400억원으로 1년 새 1.7% 증가했다. 그 외에 B2B 비즈니스나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은 전체의 40%에 육박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5조6927억원의 무선서비스 수익을 올렸다. 인터넷TV(IPTV)·초고속인터넷 등 스마트홈 수익은 2조2037억원, 인터넷데이터센터(IDC)나 B2B 솔루션 등 기업인프라 수익은 1조4926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수익원을 다각화했다.

이에 따라 정부도 십수년 전처럼 통신 요금에 얽매이기보다는 미래 산업 육성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통신사가 통신요금으로만 돈을 버는 시대도 지났고 글로벌 스탠다드로 봤을 때 국내 통신 품질이나 투자비용에 비해 요금이 비싼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자본적지출(CAPEX)도 단순히 1년 전과 비교해 증감을 논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보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전했다.


◇고도화된 디지털 인프라 구축 공약, 통신 3사 신사업 육성할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디지털 경제 패권 국가를 기치로 내걸어 통신사들이 힘을 싣는 신사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는 후보 시절 '디지털 경제 비전 발표'를 통해 6가지 실천 전략을 공개했는데 그중 하나가 고도화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다.

△5G 전국망을 고도화 및 6G 세계 표준 선도 △마이데이터 생태계 기반 조성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 등 내용이 담겼다. 아직 6G는 연구·개발(R&D) 단계로 상용화 시점이 10~15년 뒤로 점쳐지기는 하지만 새 정부가 통신 인프라 고도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데서 육성책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출처=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홈페이지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AIVERSE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 등 5대 사업군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최근 MWC 2022에서는 메타버스, AI반도체, 양자암호를 3대 '넥스트 빅테크(Next Big-tech)'로 내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대한 야심도 드러냈다. 미래 도심항공교통(UAM) 시장 선점을 위해 CEO 직속 조직도 만들었다.

KT 역시 통신사를 넘어 디지털 플랫폼 회사(DIGICO)로 전환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룹 내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고 국내 톱티어 수준인 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분사하는 등 신사업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띄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0년부터 구축한 글로벌 XR콘텐츠 제작 협의체인 'XR얼라이언스'의 초대 의장사를 맡아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 B2B 부문에서도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모빌리티 등 고성장 부문에 제휴·지분투자 및 인수를 통해 신성장 솔루션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들 통신사는 정부 차원에서 신사업을 육성할 방안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정부가 5G를 비롯해 메타버스, 디지털 인프라, 모빌리티, 클라우드 등 신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 정책을 펼치기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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