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파장]니켈·리튬 값 폭등…2차전지 3사 비용 증가세 가속원재료 구입 비용 매출 50% 넘어, 증설+원자잿값 상승으로 당분간 오를듯
김위수 기자공개 2022-03-14 08:16:37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1일 13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시장의 빠른 성장에 국내 2차 전지업체들의 원재료 구입비는 매년 상승하고 있다. 생산능력 증대로 매년 더 많은 양의 원재료가 필요한데다가 전방위적인 원자잿값 상승으로 비용이 점점 늘어나는 까닭이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재료 가격 오름세에 가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배터리 업체는 완성차 업체와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판가에 반영하는 계약을 맺어 위험부담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가격 부담을 떠안아왔던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전기차 가격 상승을 단행하고 있어 배터리 업체들은 시장 침체를 걱정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 배터리 관련 원재료 구입에 쓴 비용은 각각 7조3304억원, 4조7535억원, 1조2990억원이다. 이 기간 매출은 LG에너지솔루션 13조4120억원, 삼성SDI 에너지 및 기타 부문 7조8397억원, SK온 1조9733억원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 매출에서 원재료 구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54.6였고 삼성SDI는 60.6%, SK온은 65.8%로 모두 절반을 넘겼다.
각사가 보유한 생산능력에 따라 원재료 구입비에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인 점은 매년 구입비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1~3분기 원재료 구입비는 직전해인 2020년 1년치 원재료 구입비를 합친 금액과 맞먹거나 컸다. 구입비 확대의 배경은 공격적인 증설로, 배터리 3사가 모두 생산능력 확장에 나서고 있는 만큼 당분간 증가세는 지속될 공산이 크다.
최근 리튬·니켈과 같은 배터리 소재 가격의 추이는 2차전지 3사가 지출하는 원재료 구입비 상승세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로 쓰이는 리튬이온전지의 원재료이고, 니켈은 리튬이온전지 중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들이 주력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등의 양극재에 쓰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원자재를 생산하는 국가다. 러시아산 니켈은 전세계 공급량의 약 10%를 차지하며 우크라이나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상당한 양의 리튬이 매장돼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며 니켈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지정학적인 이유와 수급 요인으로 리튬 가격 역시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니켈 가격은 톤(t)당 4만2995달러로 한달 사이 78.7% 치솟았다. 리튬 가격의 지표가 되는 탄산리튬 가격은 10일 kg당 467.5위안으로 같은 기간 23.8% 올랐다.
이중 원재료 가격 연동제는 금속 가격 상승분을 배터리 판가에 반영하는 중요한 장치다. 금속 가격 변동으로 인한 원재료비 가격 상승을 자동차 업체가 상당 부분 보전해주는 것이 골자로, 세부적인 사안은 회사 및 계약별로 다르다.
통상적으로 배터리 업체들은 자동차 업체와 반년에서 1년 마다 판가 계약을 하는데, 계약 진행 중 가격 연동제에 따라 원재료 가격 추이가 예상 범위를 벗어날 경우 가격 재조정을 실시한다.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경우 모두 해당한다는 것이 배터리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원재료 가격 연동제가 계약에 포함돼있는 만큼 현재의 니켈·리튬과 같은 금속 가격 급등이 배터리 업체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원재료 구입비가 늘어도 가격 조정에 따라 매출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동차 업체들이 원가 상승을 못 이기고 최종 소비자 가격 상향을 고려하고 있는 점이 배터리 업계의 고민이다. 자칫 잘못하면 전기차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져 배터리 업체의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전기차 사업을 대표하는 자동차 업체 테슬라는 테슬라는 이달들어 미국과 중국에서 모델Y와 모델3 가격을 각각 1만 위안(약 195만원)과 1000달러(약 123만원)씩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도 주요 모델의 가격을 20% 인상하겠다고 밝혔는데, 사전 구매자들의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며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 중국의 비야디(BYD)도 지난달 일부 모델 가격을 1000달러 이상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영향이 크지는 않지만 전기차 가격 상승이 지속돼 시장에 악영향을 준다면 문제"라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가 과도하다는 시선도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전기차 가격 문제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는 있지만 전동화 추세라는 큰 그림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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