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파장]삼성중공업에게 위기일까 기회일까수주잔고 중 러시아 비중 가장 커… 고유가는 드릴십 처분 기회요인
강용규 기자공개 2022-03-14 08:16:47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1일 13: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사들 중 우크라이나 사태로 가장 긴장하고 있을 조선사다. 러시아 금융제재가 장기화하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나 단기 제재로 끝난다면 가장 큰 수혜를 볼 수도 있다.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가 러시아로부터 수주한 일감이 8조원 규모로 파악되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의 잔고가 5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유라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선박 블록 및 기자재를 5조1000억원어치 수주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러시아의 북극해 가스전 개발사업에 쓰일 쇄빙 LNG운반선의 건조사업 수주로 본다. 이외에도 2400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1척이 있다.
러시아가 스위프트(SWIFT, 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망에서 퇴출되는 금융제재를 받기 시작하면서 조선업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이 러시아 수주물량의 대금을 떼이거나 가치가 폭락한 루블화로 지급받게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선박의 인도를 거부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흘러나온다.
삼성중공업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 과거에도 재무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투자자들에게도 부담을 안긴 사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11월, 2018년 5월, 2021년 11월 3차례에 걸쳐 3조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특히 지난해는 11월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앞서 6월 자본잠식 가능성을 해소하기 위해 주식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낮추는 무상감자까지 병행했다.
삼성중공업은 발주처로부터 인도를 거부당한 재고 드릴십을 5기 보유하고 있다. 이들 중 1기는 스웨덴 시추회사 스테나드릴링에 매각이 확정됐고 나머지 4기 중 1기는 이탈리아 엔지니어링회사 사이펨에 매각 옵션이 달린 용선계약을 통해 인도됐다. 삼성중공업은 남은 3기의 용선이나 매각 등 처분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높은 유가는 심해유전 등 해양자원 개발 관련 투자심리를 자극한다. 조선업계에서는 이 심리적 기준을 국제유가 배럴당 60달러 안팎으로 본다. 그런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글로벌 드릴십 가동률은 이날 기준으로 88%까지 높아졌다. 해양유전이 가장 많은 미주 지역만 놓고 보면 가동률이 100%다.
이에 시추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흑해 자원개발을 추진하는 터키는 5월 드릴십 선대를 기존 3기에서 4기로 늘린다. 최근 호주 광산회사 BHP는 멕시코만의 해양유전 시추를 위해 드릴십 1기의 용선계약을 맺었다.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시추회사인 스위스 트랜스오션도 유휴 상태의 드릴십을 멕시코만에 추가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시추시장의 활황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미인도 드릴십을 보유한 조선사들에게 재고 처분의 기회”라면서도 “고유가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도 있는 만큼 조선사들도 드릴십들을 빠르게 처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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