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게이머 보호가 우선' 정책... P2E 불확실성 커지나돈버는 게임은 '일단 유보'... e스포츠 산업도 수혜 전망
황원지 기자공개 2022-03-14 12:30:32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1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P2E게임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P2E게임은 현행법상 국내 사업이 금지돼 있지만, 대다수 게임사들이 진출을 선언하면서 규제 완화 관련 갑론을박이 일고 있는 분야다. 윤 당선인은 P2E 규제 완화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e스포츠 산업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윤 당선자는 e스포츠 지역연고제를 도입해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기반을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역 연고제의 경우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게이머 따라 달라진 정책 방향성... P2E게임 불확실성 커지나
이번 대선 정국에서 주목됐던 건 P2E(Play to Earn)게임 규제다. 일명 ‘돈 버는 게임’으로 불리는 P2E는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에 결합하면서 등장한 신산업이다. 게임을 통해 암호화폐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현금으로 교환이 가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게임산업법의 환금성과 사행성 규제에 막혀 현재 국내에서는 금지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P2E 규제가 완화되면 폭발적인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2000년대 PC게임 붐, 2010년대 모바일 게임 시대에 이어 P2E게임이 새로운 모델로 시장을 열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위메이드, 넷마블 등 대다수 게임사들이 P2E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게이머들의 P2E 관심도가 높은 국내 시장이 열리면 글로벌 진출의 테스트베드로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윤 당선인은 P2E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지난 25일 윤 당선인의 공약집엔 ‘P2E게임 허용 방침’이 등장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공약집 최종 출력본에서는 해당 내용이 제외됐다. 방향성이 바뀌면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신중론의 이유는 윤 캠프 게임 정책 전반의 ‘게이머가 우선’이라는 기조 때문이다. 선대위 게임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이유에 대해 “게임이 현물 투자나 교환 및 지불 수단으로 활용될 경우 소비자 보호제도와 같은 안전망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초 하 의원도 P2E에 대해 “소비자 권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보다 게이머를 우선시하는 정책 기조는 이전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서도 반복돼 왔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에 대해 게이머들은 완전규제를, 업계에서는 자율규제를 주장했다. 윤 당선인은 처음에 업계의 손을 들었다가 2030 게이머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입장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완전히 공개, 이용자위원회를 만드는 방안을 내놓았다.
향후 윤 정부의 P2E게임 정책 방향성을 쥔 ‘키맨’으로 떠오른 건 하태경 의원이다. 하 의원은 올해 초 선대위 내 게임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꿰찼다. 확률형아이템 관련 인터뷰 논란에서 2030 게이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물로 떠오르면서다. 지금까지 윤 캠프 정책 방향성을 좌우해온 이들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키맨으로 거론된다.
◇e스포츠 산업 '수혜'... 라이엇게임즈·크래프톤 물망
e스포츠 산업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이 이재명 후보와 다르게 내세웠던 공약은 e스포츠 지역연고제다. LOL(리그 오브 레전드)나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e스포츠 산업에 프로야구처럼 지역연고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e스포츠 경기장을 설립하는 등 활성화를 통해 세대와 지역, 종목 편중화를 해소한다는 목적이다.
국내 e스포츠 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19년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1398억원으로 2014년 이후 한 해를 제외하고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해왔다. 다만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대회가 열리지 못하면서 시장이 위축돼 1204억원으로 줄었다. 종목사 등 확장 산업 규모까지 포함하면 2020년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1642억원에 달한다.
윤 당선인은 e스포츠 지역연고제를 통해 바닥에서부터 e스포츠 시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어린이와 노인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아카데미 설립, 아마투어 리그 활성화 등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국회를 통해 예산 확보에도 나설 전망이다.
대상 게임으로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이 먼저 거론된다. 국내에서 가장 활성화된 게임인 만큼 흥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사가 e스포츠 중계권을 먼저 가지고 있는 만큼 정부와 협상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협조해야 할 이유가 없는 라이엇게임즈가 중계권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다. 라이엇게임즈는 2015년 텐센트가 인수를 완료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경우 국내 게임사인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나 넥슨의 ‘던전앤파이터’가 물망에 오를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역연고제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의 경우 운영의 절대 부분을 기업의 후원에 의존한다”며 “이를 인구도 얼마 없는 지역별로 나누면 운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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