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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롯데쇼핑, 투자 실탄 2조 대기한샘 SI 출자 이후 집행 주춤…재무 선택지 저울질

김형락 기자공개 2022-03-30 07:38:49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더벨이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3일 15:03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2조원 가량 현금 유동성을 쥐고 올해 투자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지난해 한샘 인수자금 지출 후 계열사 자금 지원은 뜸하다. 이익 창출 기반인 백화점 사업 부문은 투자 규모를 늘리며 매출 증대를 노린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 개별 기준 현금 유동성이 2조134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4년 중 최고치다. 현금과 만기 3개월 이내 투자자산인 현금성 자산은 1조5740억원, 만기 1년 이내인 단기금융상품은 4394억원이다.

2018년부터 유동성을 비축하는 재무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최고재무책임자(CFO) 교체 뒤에도 투자보다 현금 유보에 방점을 찍고 있다. 자금 집행에 신중을 기하는 행보다.


곳간지기는 최영준 상무다. 지난해 롯데쇼핑HQ 재무총괄본부장에 올랐다. 2017년부터 롯데백화점 쇼핑 재무 부문에서 백화점 재무 담당 임원을 지낸 롯데맨이다. 롯데쇼핑 재무사정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인물이 CFO를 맡은 셈이다.

롯데쇼핑은 롯데그룹 유통 관련 모회사 역할하고 있는 곳이다. 롯데지주 산하 계열사들과 영업·자산을 사고팔며 자금 컨트롤 타워 기능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개별 기준으로 유출보다 유입이 큰 현금흐름을 유지하며 유동성 규모를 불리고 있다. 2019년부터는 백화점·할인점 부지·건물을 유동화하며 투자 재원으로 쌓아두고 있다.

시장점유율 1위(2020년 기준 37%)를 지키고 있는 백화점 사업을 기반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탄탄하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1조4495억원(이하 개별 기준)이 들어왔다. 자본적 지출(CAPEX), 배당금 지출을 제한 잉여현금흐름은 7533억원이다. 본업에서 투자 재원을 만들어 내고 있다.


예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대거 유입(1조525억원)됐다. 부동산 유동화가 주요 투자 재원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양도한 자산은 다시 롯데쇼핑이 임차해 운영하는 형태다.

지난해 매각예정자산 처분으로만 7977억원이 들어왔다.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롯데리츠)에 롯데백화점 중동점 등 6개 자산 매각대금이 들어온 덕택이다. 유형자산 취득·처분을 합한 현금흐름도 2435억원 순증을 보였다. 지난해 5월 월드타워, 월드몰 소유권 지분(토지·건물) 등을 롯데물산 8313억원에 넘기며, 유형자산 취득(6117억원)보다 처분(8552억원) 규모가 컸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차입 상환과 고정비적 성격의 지출을 지속했다. 지난해 재무활동현금흐름은 1조9916억원 유출로 나타났다.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를 각각 2000억원, 7484억원 상환했다. 새로 늘어난 차입금은 장기차입금은 1000억원이다. 사채도 921억원 순감소를 기록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나머지 덩어리가 큰 지출은 현재 사업을 유지하는데 들어간 자금이다. 리스부채 상환으로 5737억원, 이자지급으로 2778억원이 나갔다. 리스부채 상환은 롯데쇼핑이 롯데리츠, 호텔롯데 등에 지급하는 백화점·할인점 부동산 임차료가 주를 이룬다.

유동성 활용 선택지는 여러 갈래다. 기존 사업 확장이나 신규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 차입금을 줄여 재무구조를 손볼 수도 있다. 금융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거나 계열사 자금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수익성 정체 해소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롯데쇼핑은 2017년부터 연결 기준 매출 2조원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17년까지 4%를 유지하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로 떨어졌다.

롯데쇼핑이 내놓은 카드는 본업 투자 증액이다. 올해 백화점과 할인점 사업 부문 예상 투자액(신규·경상 투자 포함)은 각각 5476억원, 1704억원이다. 합산 금액은 1년전 예상 투자액(5092억원)보다 2088억원 늘었다.

투자는 이익 의존도가 큰 백화점 사업 부문에 집중돼있다. 지난해 백화점 사업 부문 영업이익(3487억원)은 연결 기준 전체 영업이익(2076억원)보다 크다. 백화점 사업 부문이 다른 사업 부문 적자를 메워주고 있다. 백화점 사업 부문 매출 비중은 19%(2조8881억원)다.

전략적투자자(SI)로 들어간 한샘 추가 지분 인수대금으로 남겨두는 자금 운용도 가능하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IMM PE와 한샘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다. 롯데쇼핑은 IMM 하임코인베스트먼트원 PEF에 2595억원(지분 83.71% 보유)을 출자했다. 해당 PEF가 한샘 인수단 중 하나인 하임2호 유한회사(SPC)에 100% 출자하는 구조다. 하임2호는 한샘 지분을 11.88% 보유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 발굴 등 신사업 투자 기회를 다방면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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