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환 앞둔 롯데쇼핑, '신용강등' 복잡해진 셈법 'AA 부정적→AA- 안정적' 변경, 상반기 만기 '4400억 사채' 대응 부담
방글아 기자공개 2022-02-23 07:42:25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2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다음달 대규모 사채 만기를 앞두고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차환을 위한 셈법이 복잡해졌다.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내렸다. 현금창출력과 비교해 차입 부담이 과중한 상태에서 신규 사채 발행에 따른 재무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롯데쇼핑은 21일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조정받았다. 지난 16일 나이스신용평가가 주요 신평3사 중 첫 조정에 나선 데 이어 줄하향이 이어졌다.
신평사들은 롯데쇼핑의 작년 실적이 예상을 하회하고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한 데 착안해 이같이 결정했다. 실적 부진이 보복 소비(펜트업) 확대 기류 속에 나타난 점에 비춰 중단기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핵심 성장동력인 이커머스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이 부정적 전망에 영향을 끼쳤다.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의 수익성이 약화했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은 작년 매출액이 전년대비 3.7% 감소한 15조5811억원으로 영업이익은 37.7% 줄어든 2156억4800만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 측은 효율성 개선 과정에서 나타난 일회성 비용 여파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모습이다. 신평사들은 인력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희망퇴직 비용 등 일시적 요인에 불구하고 뚜렷하게 나타난 영업 수익성 저하 추세에 주목했다.
이번 신평사들의 등급 하향 조정은 롯데쇼핑에 재무적 부담을 추가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금창출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차입에 따른 이자 부담이 추가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달 2400억원어치 사채의 만기가 도래한다. 2015년 발행한 이자율 2.45%의 7년물 사채다. 상반기까지 이를 포함 총 4400억원 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500억원 규모 7년물(이자율 2.64%)과 1500억원 5년물(2.50%)이다.
올초 만기를 맞은 총 2700억원 규모 사채의 경우 보유 자금으로 상환했다. 이자율이 각각 2.09%, 2.36%가 적용된 3년물 1100억원과 5년물 1600억원이다. 작년 4월 AA등급으로 5년물과 10년물 각각 1900억원(2.13%), 350억원(2.95%)을 미리 조달해 대응이 가능했다.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갚아야 할 자금 보다 450억원을 미발행해 연간 약 10억원의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번에 만기가 도래한 차환 물량이다. 앞서 내부 재원을 소진한 만큼 이번 사채의 경우 신규 발행을 통한 차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작년 AA등급에서 이미 높은 금리를 제시해 대규모 발행에 나섰던 만큼 셈법이 복잡해졌다.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에도 AA-등급 회사채와 국고채 간 크레딧 스프레드가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어 업계 전반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직전 발행시기인 작년 4월초만해도 3년물 기준 국고채 금리(1.14%) 기준으로 AA-등급은 무보증사채 스프레드는 35bp 수준이었다.
하지만 2월21일 현재 국고채 금리 2.36% 기준 스프레드는 60bp 수준으로 더 확대됐다. 단순 추산시 약 10개월 새 금리 부담이 1.47%포인트 오른 셈이다. 악화한 조건에서 앞서 발행한 사채를 감안하면 3년물, 7년물 듀얼 트렌치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이번에도 보유 자금을 활용할 수 있지만 현금성자산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2019년 계열사 재편 과정에서 불어난 차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지만 신성장동력 투자를 병행해 제한적인 효과를 거뒀다.
특히 과거 차입금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자산 매각에 의존해 상환 능력이 과거 대비 저하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2020년 모모쇼핑 지분 매각과 보유 및 임차 점포 정리로 순차입금 약 5000억원을 줄였다. 이어 작년 롯데월드타워와 추가 모모쇼핑 지분 매각으로 1조1270억원가량을 확보했다.
이같은 구조조정으로 연결 조정순차입금이 총 1조5000억원가량 줄었지만 2595억원의 한샘 지분투자 등으로 작년 말 연결 조정순차입금은 여전히 11조원을 웃돌고 있다. 작년 잠정실적 기준 에비타(EBITDA)의 7.5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차입금 축소를 위한 차환 순연과 투자 지속을 위한 자금 마련 사이에서 기로에 놓인 셈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롯데쇼핑 신용등급에 대한 시장 전망치가 중장기간 부정적으로 지속됐고 상당부분 선반영 돼 차환 자체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 등과 맞물려 추가 이자 비용 부담이 불가피해 영업 효율성 제고와 이커머스사업 경쟁력 확보 등을 중점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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