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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의 백기사 행보, 주목받는 'LIG·건설' 인맥 LIG 오너 개인투자사 네트워크 지렛대, 솔루션 제공 고객 모두 '건설사'

조세훈 기자공개 2022-03-31 07:33:16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0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운용사 KCGI가 국내 대기업의 백기사로 떠오르면서 LIG그룹과 건설사 인맥이 주목받고있다. KCGI는 인연이 깊은 LIG그룹의 폭넓은 건설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의 승계, 세금 등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각종 거래의 투자 우군으로 삼는 방식을 택해왔다. 향후에도 건설사 인맥을 통한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채권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2015년 LIG그룹 계열 LK투자파트너스 대표를 맡았다. LK투자파트너스는 고(故) 구자성 LG건설(현 GS건설) 사장의 장남 구본욱 대표가 소유한 투자회사(옛 KC제뉴인)다. 심지어 LIG그룹은 직접 건설 사업을 영위하기도 했다. 범LG 및 건설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유리한 구도다.

주 전공인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투자 전략으로 삼고 기업의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주는 해결사 역할을 자임했다. 또 실제 그가 백기사로 활약한 곳 모두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강 대표가 PEF 시장에서 첫 투자한 곳은 '와이시티' 아파트로 유명한 요진건설이다. 요진건설 공동 창업자의 갑작스런 작고 이후 상속세 납부에 어려움을 겪던 유가족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지분 45%를 550억원에 인수했다. 다음 투자처는 대원건설이 낙점됐다. 2017년 대원건설의 사실 승계 과정을 돕기 위해 지주사 전환의 걸림돌이었던 주식 일부를 인수해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해줬다.

2018년 KCGI로 독립한 이후에는 대림그룹의 승계 문제 해결사로 나섰다. 2019년 통일과나눔재단으로부터 대림코퍼레이션(현 대림) 지분 32.6%를 1200억원에 사들여 대림그룹 2대주주에 올랐다. 1000억원에 달하는 세금 면제를 위해서 공익법인 보유 주식을 매각해야 했는데, 백기사를 자처한 KCGI가 지분 인수로 문제를 해결했다. 대림코퍼레이션은 DL건설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건설사 네트워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 투자에도 건설사 네트워크가 총 동원됐다. 2019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작고로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자 반도그룹이 KCGI의 우군으로 참여했다.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그룹과 3자연합을 결성해 조원태 회장 측과 한치 앞을 모르는 경영권 다툼을 이어갔다. 2년 후에는 경영권 확보가 사실상 어려워지자 투자금 회수(엑시트) 파트너로 호반건설을 끌어들였다.

강 대표가 건설사 네트워크를 다수 확보한 배경에는 LIG그룹과의 끈끈한 인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LIG그룹은 1999년 LG화재를 계열분리해 LG그룹에서 독립한 후 2006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영을 인수했다. 2009년 사명을 LIG건설로 바꾸고 주택사업에서 토목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로 2011년 LIG건설의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와 기업회생신청이 이어지면서 그룹이 휘청였다. 이 여파로 구자원 LIG회장이 법정구속 되기까지 했다.

다만 이때 LIG그룹이 쌓아놓은 건설사 네트워크가 LK투자파트너스의 딜 소싱에 활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강 대표는 LK투자파트너스를 나와 KCGI를 창업한 이후에도 LIG그룹과 밀월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KCGI는 올 들어 LIG그룹 지주사인 LIG 지분을 매입했다. 그룹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주사 지분을 넘겼다는 점에서 양 측의 돈독한 관계를 가늠할 수 있다는 평가다.

KCGI는 향후에도 이런 네트워크를 계속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KCGI의 대다수 투자가 건설사와 연관돼 있는 만큼 향후에도 비슷한 거래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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