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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스페셜리스트/송해민 와이즈레터인베스트먼트 대표]'운둔근' 철학 품은 실력자, '혁신·혼 DNA' 창업자 발굴[바이오/ICT] 아임뉴런·페이레터·박셀바이오 등 투자, 창업 러닝메이트 지향

양용비 기자공개 2022-04-14 07:37:17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7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의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은 생전 ‘운둔근(運鈍根)’이라는 말을 자주 썼다고 한다. 운이 좋고 고지식하며 끈기 있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세 가지 요소라는 게 운둔근의 함의다.

송해민 와이즈레터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도 운둔근을 경영의 모토로 삼고 있다. 고지식하면서도 근성 있게 투자를 하다보면 운이 따라온다고 믿는다. 송 대표는 최근 5년간 20여개 기업에 400억원을 투자하면서 단 1건도 감액된 사례를 남기지 않았다. 투자 후 절반 이하의 포트폴리오만을 회수했음에도 이미 회수금이 투자원금 수준까지 도달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아직도 때를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꾸준한 펀드레이징과 투자로 기초체력을 쌓아왔다.

◇주특기 투자 분야 : 바이오 기반 신산업 전반에 베팅

송 대표는 산업계 출신 벤처캐피탈리스트다. 2000년대 초반 사이버 가수 ‘아담’을 탄생시킨 아담소프트에서 게임 프로그래머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경영 컨설턴트로 경력을 쌓은 뒤 SK케미칼, 삼성SDI, CJ제일제당, CJ E&M, SK바이오텍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전략기획과 신사업 개발을 담당했다.

그가 투자한 영역의 대부분은 바이오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70%에 달한다. 최근에는 핀테크와 커머스, 인공지능(AI) 등 ICT 영역으로 투자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있다. 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이하 아임뉴런), 올릭스, 프리스티지바이오로직스, 박셀바이오 등이 대표적인 바이오 포트폴리오다. 페이레터(핀테크), 퍼틸레인(애드테크), 직방(프롭테크) 등 업계에서 주목받는 딜도 발굴해 왔다.

◇투자·비투자 원칙 1순위 : 혁신 사업모델을 실현할 혼이 있는 창업자

송 대표는 새롭고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 천편일률적인 사업모델이 아니라 혁신을 일으킬 비즈니스 모델만이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혼(魂)을 가진 창업자가 필수적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혁신 사업모델을 현실화 하기 위해선 창업가가 단순한 열정을 뛰어넘는 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역량이 특정 부분에 집중된 것보단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창업자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밸류업 포인트 : 직원처럼 일하는 파트너 지향

송 대표는 투자 이후 ‘러닝메이트’를 지향한다. 피투자사에 단순히 컨설팅하는 차원을 넘어 직원처럼 일하는 파트너가 되려고 한다. 2018년 투자한 카인사이언스는 그의 밸류업 포인트가 고스란히 녹아든 포트폴리오다.

카인사이언스는 교수 창업 기업으로 전문경영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송 대표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당시 국내 제약 대기업 임원을 카인사이언스의 대표로 영입하기도 했다.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선 직접 IR 자료를 작성하며 자금 유치를 도왔다. 홈페이지 제작를 위해 제작사 물색부터 콘텐츠 구성까지 직접 담당하며 밸류업을 진행했다.

카인사이언스의 경우 펀드 상황에 따라 2019년 조기 회수했지만 경영진과 여전히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 당시 120억원 수준이었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지난해 말 180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송 대표는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것은 가려운 부분을 직접 긁어줄 수 있는 직원 같은 파트너”라며 “이같은 과정을 통해 스타트업과 장기적인 신뢰를 구축해 나가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포트폴리오 스토리 : 창업가의 혼이 살아있는 ‘아임뉴런’

뇌질환 전문 바이오 벤처 아임뉴런은 송 대표가 2019년 처음 인연을 맺은 기업이다. 김한주 대표를 2019년 처음 만난 이후 창업 3년차인 2021년 투자를 단행했다.

수 백명 이상의 벤처 창업자를 만났던 송 대표는 김 대표와 같이 혼을 가진 창업자는 처음 만났다고 회상했다. 송 대표가 김 대표를 만난 시기는 SK바이오텍 전략기획부서에서 글로벌 빅파마의 자산 M&A를 진행한 후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다수의 벤처기업에 투자하면서 국내 바이오텍의 현실에 대해 고민하던 때였다.

송 대표는 “바이오 벤처를 다수 접하며 천편일률적인 모습에 국내 바이오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생각을 하던 찰나였다”며 “김 대표를 만난 이후 대한민국에서도 글로벌 바이오텍이 출현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임뉴런이 한국 바이오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산학융합 형태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면서도 ICT 벤처기업과 같은 속도감있는 기업문화를 구축한 김 대표의 열정과 역량에 매료됐다.

그는 “국내 바이오 투자는 여러 이슈가 반복되면서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한국 바이오 산업이 재조명받기 위해서는 혁신 사업모델,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유니콘 벤처의 출현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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