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풍향계]해외서도 내실 먼저…'디벨로퍼' 강화 나선 건설사들리스크 큰 도급사업 대신 투자개발사업 눈독, 장기 수익 창출 초점
정지원 기자공개 2022-04-11 07:29:35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8일 10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도급보다 개발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과거 해외 수주를 두고 출혈 경쟁에 나섰다가 대규모 손실을 본 경험이 변화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개발 사업의 경우 수주 금액은 크지 않지만 시공 후 운영 등을 통해 장기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전략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8일 해외건설협회 수주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의 지난해 해외 수주 금액은 306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351억 달러 대비 13%가량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상황도 비슷하다. 해외 수주 금액은 66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가량 떨어졌다.
해외 수주는 전반적으로 축소된 반면 개발 사업 규모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해 해외 개발사업에서 25억 달러 가량을 수주했다.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수주 금액을 키웠다. 도급에서 힘을 빼는 대신 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개발 사업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중동 지역 발주 감소가 꼽힌다. 과거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등지에서 대규모 플랜트 사업을 따내며 성과를 올렸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수주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았다"며 "최근에는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해 주요 발주처 물량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요인은 대외적인 배경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건설사들이 또 다른 이유로 대규모 플랜트 사업보다 개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2010년 이후 대형건설사의 해외 사업이 실적 악화 주범이었다"며 "조 단위 해외 도급 사업에선 발을 빼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를 대신해 찾은 영역이 개발 사업이란 것이다.
실제 상당수 건설사들이 과거 해외에서 대규모 적자를 경험한 뒤 단순 시공보다 고부가가치 공사나 개발 수주에 역량을 쏟고 있다. 특히 투자개발형(PPP Public-Private Partnership) 사업은 당장 수주 규모는 크지 않지만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사업자가 사업 기획부터 자금 조달, 설계, 시공, 운영까지 맡는 시행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조다.
지난달 개통한 터키의 차나칼레 대교가 대표적인 예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권을 따낸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는 시공뿐 아니라 약 12년의 운영권도 함께 따냈다.
동시에 해외 사업 지역도 확대하는 분위기다. 건설사들은 과거 중동과 아시아에 주력했지만 이제는 유럽 등지로 눈을 넓히고 있다.
일례로 SK에코플랜트는 최근 국내 업계 최초로 북유럽 PPP 사업을 따냈다. 노르웨이 정부와 '555번 소트라 고속국도 사업'의 금융약정과 실시협약을 체결했는데 자금조달 및 지분 참여를 통한 운영수익 확보가 기대된다.
GS건설과 DL이앤씨는 호주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호주 노스이스트링크 도로터널 건설사업을 수주한 GS건설은 최근 인랜드 레일 민관합작투자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DL이앤씨도 최근 호주 친환경 비료 제조 기업인 뉴라이저와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시설 건설을 위한 설계를 수행하는 우선계약합의서를 체결했다.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 전망을 밝히며 “석탄화력발전사업 등 ESG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큰 프로젝트 발주를 축소하는 분위기”라면서 “팬데믹 이후 긴축재정운용 탓에 투자 유치를 통한 PPP 사업이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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