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 중화권 러브콜에 시총 1조 돌파 [테크기업 밸류 분석]SK·LG 매출의존도 89%→61%로 감소, 중국 반도체 굴기 수혜
원충희 기자공개 2022-04-14 13:44:08
[편집자주]
테크(Tech) 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에 따라 이익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테크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주가를 밀어 올리는 원동력은 실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전략 등이 방향성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은 평가한다. 더벨은 각 테크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밸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과 변수는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2일 16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등을 만드는 주성엔지니어링은 2020년만 해도 실적 부진에 주가 하락으로 어두운 터널을 지났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실적과 밸류 모두 반등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원을 넘었다.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고객사의 수주량이 증가한데다 중화권 기업의 수요가 많이 늘어난 덕분이다. 중화권 고객사를 중심으로 다변화 전략을 펼치면서 특정고객사 의존도를 줄인 게 수익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이다.
◇고객사 다변화 성공, 실적·유동성 대폭 개선
주성엔지니어링은 올 초 주가가 2만7000원대를 웃돌면서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0년간 주가 추이를 봐도 2만원대를 넘어선 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사상 최고가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만6000원대를 넘지 못하고 박스권을 맴돌았지만 연말부터 지금까지 고공행진 중이다.

밸류 상승을 받쳐준 것은 실적이다. 연결기준 매출은 1185억원에서 3772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51억원 적자에서 102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은 15억원에서 1107억원으로 100배가량 늘었다. 덕분에 현금성자산은 185억원에서 1192억원으로 증가, 차입금이 현금보다 많은 순차입금(991억원) 상태에서 순현금(272억원) 상태로 전환됐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와 태양전지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방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등의 시설투자 계획에 따라 실적이 움직였다.
2020년 두 고객사에서 발생된 매출은 1058억원으로 전체 매출 89%에 달했으나 작년에는 61%로 줄었다. 매출처가 쏠려있으면 그만큼 실적변동 리스크가 커지는 만큼 고객사 다변화를 추구한 결과다.
◇반도체 장비가 성장 견인, 국내사 대비 고마진 매출 증가
주성엔지니어링은 수년전부터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눈여겨봤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현지 반도체업체들이 설비투자를 본격화한 게 국내 장비업체들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그의 혜안은 적중했다. 지난해 말 국내 매출이 1752억원으로 전년(625억원)대비 180% 늘어나는 동안 중국지역 매출은 527억원에서 1957억원으로 271% 급증, 규모는 물론 성장률에서도 국내 매출을 뛰어넘었다.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이 늘었지만 성장은 이끈 것은 반도체 장비다. 매출 3158억원으로 83.7%를 차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장 증설 수요과 더불어 중국 고객사들의 발주물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증권가에서는 중화권향 매출이 국내 고객사 대비 마진율 측면에서 긍정적이라 주성엔지니어링의 수익성 제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신사업으로 여기는 태양전지 장비는 매출이 여전히 3억원 언저리를 맴돌고 있어 실적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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