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재편' 탑코미디어, 탑코 합병 카드로 1조 밸류 노린다 웹콘텐츠 미디어그룹 청사진 가동…메타크래프트, 자회사 편입 가닥
김소라 기자공개 2022-04-20 08:03:56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8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셋톱박스업체 '탑코미디어'가 웹툰과 웹소설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 웹콘텐츠 미디어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주요 구성원인 웹툰 플랫폼 '탑툰'과 웹소설 플랫폼 '메타크래프트'의 사업을 하나로 묶기 위한 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 1조원 목표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탑코그룹은 코스닥 상장사 탑코미디어를 중심으로 각각의 웹콘텐츠 사업 간의 통합 시너지를 내기 위한 계획을 진행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현재 각각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웹툰 플랫폼 탑툰의 운영사 탑코와 웹소설 플랫폼 노벨피아를 관리하는 메타크래프트를 하나로 묶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지배구조 구축 계획을 살펴보면 우선 탑코미디어와 탑코를 합병시키는 플랜을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탑코는 사실상의 우회상장을 통해 시간을 절약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우회상장으로 인해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는 일을 피하기 위해 시기와 지분 등을 조율할 전망이다.
우선 상장사는 대주주 변경 후 1년 동안 합병이 제한되는 요건이 있다. 이에 탑코와 탑코미디어 간 합병이 가능해지는 시점은 올해 12월 23일이다. 앞서 탑코미디어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말 홈캐스트에서 유정석 탑코 대표로 바뀌었다.
또 비상장법인의 최대주주가 상장법인의 최대주주로 변경되는 경우, 우회상장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탑코와 탑코미디어의 최대주주는 유 대표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합병 방안을 활용하는 것은 콘텐츠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탑코가 자체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큰 점도 영향을 미쳤다. 성인 웹툰 서비스가 주 사업이다보니 거래소의 심사 과정에서 미풍양속 저해 등의 항목에서 발목을 잡힐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 만약 IPO에 실패할 경우 시간이 많이 지체될 수 있다. 이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경쟁이 치열한 콘텐츠 업계에서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또 다른 축인 메타크래프트는 올해 하반기 자회사 편입 작업에 돌입한다. 메타크래프트가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선 독립 법인으로 남아 자금을 조달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경쟁사 중 하나인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의 경우 지난해 네이버에 인수되며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현재 메타크래프트의 대주주는 탑코미디어 및 탑코의 유정석 대표이기 때문에 자금 투입 여력에 한계가 있다. 메타크래프트가 상장사 탑코미디어의 자회사로 들어가면서 자체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은 메타크래프트의 높은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메타크래프트는 지난해 2월 설립됐지만 현재 자사 웹소설 플랫폼 '노벨피아'의 회원수 80만명을 확보했다. 2000년대 초반 서비스를 시작한 선발주자 '문피아'와 '조아라' 등이 120만~140만명의 회원수를 갖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짧은 시간 동안 높은 성과를 낸 셈이다. 향후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탑코그룹은 중장기 플랜을 내세워 다양한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해 '코핀커뮤니케이션'은 탑코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또 '엔피엑스-키움 신기술투자조합'은 240억원의 교환사채(EB)를 사들였다. 탑코는 이를 셋톱박스 제조사 '디엠티'(현 탑코미디어)를 인수하는 자금으로 활용했고, 기관투자자들은 상장 이후 차익을 거두겠다는 계산이다. 이 밖에 드라마 제작사 '초록뱀미디어'도 탑코그룹에 총 100억원을 투자했다.
탑코미디어 관계자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탑코미디어와 탑코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며 "우선 연말에 회계적인 조건들을 충족시키고 이후 구체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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