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지배구조 개편]"CVC 고려 안한다" 금융부문 완전분리에 방점②싱가포르 산하 VC를 국내 가져오는 게 핵심, 홀딩스와 지분관계 해소
황원지 기자/ 원충희 기자공개 2022-04-25 07:02:20
[편집자주]
스마일게이트그룹이 창립 20주년을 계기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주력 사업인 게임 및 엔터테인트먼트 부문과 별개로 벤처캐피탈과 자산운용사를 떼어내 금융전문그룹을 만들 예정이다. 지배구조 개편이 어떻게 이뤄질지, 개편에 따른 계열사 정리 시나리오를 살펴보고 이후 스마일게이트그룹의 향방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0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식을 두고 여러 가능성이 거론된다. 관건은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산하의 벤처캐피탈(VC)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개인소유인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을 어떻게 붙일지 여부다.그룹 개편의 큰 원칙은 국내 중심 재편과 홀딩스와의 완전 분리다. 현재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홀딩스 산하 싱가포르법인이 소유하고 있다. 이번 개편 목적이 국내 창업 생태계 육성인 만큼 신생 금융그룹은 국내에 세워질 예정이다. 또 홀딩스와 완전한 분리를 이뤄 금산분리 원칙을 준수하고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와는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다.
가능한 지배구조 개편안은 크게 두 가지다.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이 인베스트먼트를 사는 방식과 홀딩스를 인적 분할해 금융지주회사를 새로 만든 뒤 산하에 인베스트먼트와 자산운용을 두는 방법이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양쪽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싱가포르 아닌 국내에 설립..."국내 창업 생태계 기여하고자"
현재 스마일게이트그룹과 관계된 금융계열사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 둘이다. 이번 개편으로 인베스트먼트에서 엑셀러레이터(AC) 사업이 별도법인으로 분리되면 금융그룹에 속할 법인은 총 3곳이 된다.
신설 금융그룹은 국내에 세워진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소재지는 서울 테헤란로지만 금산분리 규제 때문에 소속은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싱가포르법인 자회사로 있다. 이를 다시 국내로 가져오는 게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국내 창업 생태계에 도움이 되기 위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신설 금융그룹은 싱가포르가 아닌 한국에 세워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와는 완전히 분리된다. 스마일게이트는 금융그룹 독립을 계기로 금융투자업에 보다 많은 자원을 투입, 사업 확장에 나선다. 그간 금산분리 규제로 행동반경에 제한이 있었지만 이번 개편으로 그런 장애물을 거의 치우게 된다.
당연히 CVC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개정 공정거래법이 실시되면서 일반지주회사도 VC를 소유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외부자금 조달비율 40% 미만 제한, 총수일가 지분보유 기업에 대한 투자금지 등 요건이 붙는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도 요건을 갖추고 신청하면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아래로 들어갈 수 있지만 이런 방안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홀딩스 인적분할 or 자산운용의 인베스트먼트 인수
원칙은 정해졌지만 구체적인 그림은 미정이다. 현재 가능한 개편안은 두 가지가 거론된다. 첫번째는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지분 91%를 사는 방법이다.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은 창업자인 권 CVO가 100%를 소유한 회사다. 이럴 경우 권 CVO를 중심으로 지분정리가 깔끔하게 이뤄진다.
인수자금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2011년 MVP창업투자(현 스마일게이트홀딩스)를 인수할 당시 가격은 140억원, 지난해 말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이 가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52억원 수준이다.
통상 기업이 가진 계열사를 오너가 가진 회사로 이동시킬 때 대주주 부당지원 이슈가 공정가치 평가를 통해 정당하게 매긴 가치를 이전대가를 치뤄야 한다. 다만 스마일게이트그룹의 경우 인베스트먼트의 최상위 지배기업인 홀딩스나 자산운용 모두 권 CVO가 전액 소유한 회사라는 점에서 취득원가로 넘겨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공정가치 평가를 해야 하나 결국 오너의 이쪽 주머니(홀딩스)에서 저쪽 주머니(자산운용)으로 옮기는 만큼 취득원가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매겨도 무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공정가치 평가 과정에서 인베스트먼트 지분가치가 자산운용이 가진 현금수준을 넘어선다 해도 권 CVO가 유상증자를 통해 직접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 권 CVO는 포브스 선정 국내 4위 자산가로 꼽힌 인사다.
두번째 안은 스마일게이트홀딩스를 인적분할하는 방법이다. 인적분할은 물적분할과 달리 기존 법인과 신규법인 사이 지분 연결이 없이 주주 구성만 동일하다. 홀딩스는 권 CVO가 100% 소유하고 있다. 인적분할로 회사를 나눠도 권 CVO의 지배력을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
이 경우 신규 설립될 금융지주법인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지분을 몰아주고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을 자회사로 편입, 여기에 AC 부문까지 분리하면 금융지주사 아래에 3개 법인이 들어가는 구조가 완성된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개편 방식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다양한 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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