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매물분석]발 담궜던 우리금융, 인수 의지 얼마나증권사·VC 우선순위 vs 시장점유율 2위 도약, 그룹 시너지는 '솔깃'
김현정 기자공개 2022-04-27 08:11:00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6일 10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는 롯데카드 우선검토권을 지녔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자로 평가된다. 다만 M&A 우선순위가 증권사, 벤처캐피탈, 보험사에 있음을 공식 석상에서 수차례 밝힌 만큼 여전사 추가 인수에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수수료 인하 등 어두운 카드업황 전망과 롯데카드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도 부담 요소다.그럼에도 우리금융이 3년 전 롯데카드를 눈여겨보고 점찍어 둔 것이라는 점에서 인수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합병 시 시장점유율 2위 카드사로 도약할 수 있다. 중복고객도 많지 않아 롯데카드 결제 고객을 우리은행으로 유치할 수 있고 빅데이터 확보 등 그룹 시너지도 예상된다.
◇우선순위 따로 있다 '증권사·VC'...카드업황·롯데카드 수익성 지표 등 '부담'
우리금융이 2019년 MBK파트너스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린 것은 훗날 인수 여지를 남긴 일이었다. 당시는 지주사 출범 극초기로 자본여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부등급법 등 우리금융이 인수 토대를 만들어놓을 시간을 벌어놓고 진짜 인수할지 여부는 이후로 넘겼다.
그로부터 3년 뒤인 현재 우리금융은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 등의 M&A를 통해 14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금융지주사로 도약했다. 다만 여전히 증권사 및 보험사 및 핵심 비은행 계열사가 부재해 있다.
2020년과 2021년 증시 호황으로 금융지주사 계열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그룹 전체 순이익을 끌어올릴 때 우리금융은 이를 바라만 봐야 했다. 올해의 경우 미국의 양적긴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영향으로 증시 부진이 계속되면서 역설적으로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의 실적이 크게 뛰었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은 증권사를 하루 빨리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완성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성욱 우리지주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지난 22일 진행된 ‘2022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증권사와 VC 우선인수라는 기존의 계획은 현재 바뀌지 않았다”며 “증권사는 그룹 시너지가 가장 크고 VC는 자본비율 영향이 적고 사업 경쟁력 강화 여지가 많은 만큼 지금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추후 롯데카드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높은 가격을 불사하면서까지 인수 경쟁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우리금융이 쓸 수 있는 실탄이 한정적인데 카드사에 많은 금액을 지출해버리면 나중에 좋은 증권사 매물이 나왔을 때 곤란한 상황이 발생될 수 있다. 숙원 사업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운신의 폭은 실제보다 작을 수 있다.
카드업황도 그리 좋지만은 않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카드산업의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은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이 플랫폼을 무기로 지급결제 시장에 점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카드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이 낮아 이를 들고 왔을 때 당장은 그룹 전체 수익성에 큰 보탬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투자 효율성 측면에서 좋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작년 말 기준 롯데카드 ROE는 5.78%로 신용카드사 8곳 중 6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 ROE는 6.36%, 우리금융그룹 전체 ROE는 11.48%다. 2020년 말 인수한 우리금융캐피탈의 경우 ROE 15.73%로 '잘 산 계열사'로 내부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연말이 지나 내년 초 쯤에나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MBK파트너스 쪽에서 팔 생각이 없는 만큼 우리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M&A에 우선순위라는 게 있고 우리금융은 증권사가 가장 급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롯데' 시장점유율 2위...은행 결제계좌 유치·빅데이터 확보 등 시너지 '이점'
다만 당장에 매물로 나온 증권사가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차순위를 먼저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증권사를 사야 한다지만 언제까지고 다른 M&A를 올스톱 상태로 둘 순 없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카드는 3년 전 우리금융이 관심 있게 본 회사라는 점에서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롯데카드가 다른 원매자에게 돌아가는 게 아쉬울 수 있다.
롯데카드는 모기업 특성상 여성층 중심의 유통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직장인 위주의 고객군인 은행계 카드사와 중복고객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우리카드와 통합했을 때 실질적인 점유율 확대와 시너지를 기대하는 시선이 많다. 특히 장기간 시장점유율이 고착화된 카드업계를 감안하면 M&A를 통한 시장 지위 확대는 좋은 전략일 수 있다.
롯데카드 시장점유율은 10.3%로 우리카드 9.2%보다 더 높다. 두 카드사를 합치면 단숨에 업계 2위 카드사로 퀀텀 점프하게 된다.
이 밖에 롯데카드 인수 시 우리카드의 결제망 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우리카드는 그간 BC카드의 결제망을 빌려 쓰면서 수수료를 지불해왔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독자적 결제망 구축 사업에 착수해 현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 연말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롯데카드 인수전이 불붙기 전 상당 부분이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만일 인수가 이뤄진다면 카드 발급과 거래승인, 매출전표 처리·대금 청구, 브랜드 관리, 신상품 서비스 개발, 가맹점 관리 등 그간 BC카드가 대행했던 업무를 롯데카드의 노하우가 대체하면서 우리카드 입장으로서는 보다 완전성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시너지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예를 들면 롯데카드 결제 고객을 우리은행으로 유입시키는 방안 등이다. 롯데카드가 우리금융 소속이 되면 카드 대금이 빠져나가는 결제 계좌를 우리은행으로 설정하도록 하는 게 보다 용이해진다. 또한 마이데이터 시대에서 빅데이터 등 고객정보가 그룹의 중요 자산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롯데카드 보유 빅데이터 역시 그룹 사업의 활용도가 높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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