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성과 강조한 사연 전년동기비 매출 35% 성장, 수주잔고 전년매출 8배…4나노 수율안정 추세
원충희 기자공개 2022-05-02 14:28:20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8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선단공장 수율을 개선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35% 성장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삼성전자는 28일 열린 '2022년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이례적으로 파운드리 사업의 대략적 수치를 공개하며 호실적임을 강조했다. 시장에서 엔비디아, 퀄컴 등이 경쟁사 TSMC에 제품을 맡길 것을 두고 수주이탈 우려가 계속 불거진데 대한 반박이다.
대만 TSMC와의 경쟁 최대 관전포인트인 3나노(㎚, 10억분의 1m) 파운드리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할 예정이라며 이전과 달리 반도체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연초 불거진 각종 논란을 딛고 기술력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성과 깜짝발표, 업계 우려 불식
강문수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사진)은 "생산능력(캐파) 이상으로 주요 고객사의 수요가 지속돼 공급부족이 일어나고 있다"며 "향후 5개년 수주잔고가 전년도 매출의 8배로, 선단공정 등에 대해 적극적인 프로모션 중이라 수주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 이례적으로 수치를 들어 파운드리 사업의 실적을 강조했다. 이전까지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이 정도의 수치가 공개된 적은 없었다. 이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대응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는 그간 시장에서 파운드리 기술경쟁에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기폭제는 고객사의 이탈 흐름이다. 주요 글로벌 고객사로 꼽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기업 엔비디아가 올해 제품 수주를 대만의 TSMC에 맡긴 것으로 전해지는 데다 퀄컴도 스냅드래곤8 공정을 삼성전자에서 TSMC로 옮겼다.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는 넘치는 수주를 바탕으로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반해 삼성전자는 2020~2022년 설비투자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전면 도전장을 던진 인텔이 3위로 떠오르며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는 이재용 부회장이 천명한 2030년 비메모리 반도체 1위를 위한 첫 문턱이다. 현재 세계 2위인 파운드리 시장을 정복한 후 퀄컴, 애플, 인텔 등 미국이 장악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분야까지 석권하는 게 목표다.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우려가 심해질 경우 비메모리 플랜의 첫 걸음부터 난기류에 빠질 수 있다.
◇기술력 자신감 피력, 3나노 선점 통해 게임체인저 도전
강 부사장은 "최근 시장 우려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며 "주요 고객사와 HPC(고성능 컴퓨팅), 네트워크, 고객 포트폴리오 사업공정을 통해 탑티어 업체들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우려 섞인 시선을 받는 파운드리 선단공정 수율에 관해서도 "우선 5나노 공정은 성숙 수율 단계에 접어들었고 안정적 수율을 바탕으로 주요 고객사에 공급을 극대화하는 중"이라며 "4나노는 초기 수율 램프업(생산량 확대)은 다소 지연된 면이 있지만 조기 안정화에 주력해 현재 예상한 수율 향상 곡선 내로 진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3나노 공정은 선단공정 개발체계 개선을 통해 단계별 개발 검증 강화로 수율 램프업 기간을 단축하고 수익성을 향상해 공급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공정개발 가속화를 위해 신규 R&D 라인 확보를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반도체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밝힌 경우는 흔치 않다. 연초부터 불거진 각종 논란을 의식한 발표로 기술력 자신감을 피력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방식의 3나노는 TSMC에 맞설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TSMC가 올 하반기 3나노 양산을 앞두고 수율 문제로 지연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먼저 안정적인 수율만 확보하면 파운드리 시장에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GAA 방식의 3나노 양산 이후 내년 3나노 2세대, 2025년 GAA 기반의 2나노 공정 양산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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