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매물분석]우리금융 인수 시 '자본'여력 얼마나 되나롯카 RWA 20조, 우리지주 CET1비율 10.2%로↓…이중레버리지비율상 출자한도 6조
김현정 기자공개 2022-05-03 08:06:19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2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는 데 자금 여력 뿐 아니라 ‘자본 여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자본비율이 타 금융지주사 대비 낮은 편이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넓진 않다.증권사 등 필수 M&A를 위한 여력을 남겨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롯데카드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업계는 MBK파트너스의 추후 롯데카드 희망 매각가를 3조원 정도로 바라보고 있다. PBR 1배 이상을 가정한 수치다.
현재 카드사 PBR을 고려해봤을 때 너무 비싸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매도자 측에서 희망 매각가를 3조원에서 크게 낮추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 2019년 MBK파트너스에 인수금융을 제공했던 우리은행은 5년 만기 후 롯데카드의 가치를 약 2조5000억원으로 측정한 바 있다.
롯데카드는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주식교환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100% 현금으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3조원의 딜은 부담스러운 규모지만 우리금융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우선적으로 매각대상인 롯데카드 지분 80% 중 20%는 이미 우리은행이 보유 중이다. 나머지 자금은 금융지주사 신용으로 회사채·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이 충분히 조달이 가능하다. 우리은행 등 자회사로부터 거액의 배당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관건은 우리금융의 자본 여력이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출범 초기 단계로 경쟁 금융지주사 대비 자본비율이 아직까지 낮은 상태다. 작년 10월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많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업계에서는 가장 낮다.
올 1분기 말 기준 우리지주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1.3% 정도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 CET1비율은 13.55%, KB금융지주는 13.42%, 신한금융지주는 13%가량이다. 우리지주를 제외한 타 금융지주사들 모두 13%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지주와 많게는 2.25%가량 차이가 벌어진다.
올 3월 말 기준 우리지주의 RWA, 보통주자본 규모 등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계산을 해본다면 우리지주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시 CET1비율은 10.23%로 떨어진다. 올 3월 말 기준 우리지주 RWA는 202조2650억원, 보통주자본 규모는 22조7550억원이다.
롯데카드 RWA는 대략 2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롯데카드 총자산 규모가 17조원 정도인데 미사용한도까지 고려하면 RWA는 소폭 증가한다.
CET1비율 10.2%는 결코 여유 있는 수치가 아니다. 금융당국이 D-SIB에 선정된 금융지주사에 요구하는 최소 적립 CET1비율은 8%다. 다만 이는 말 그대로 최저 마지노선일 뿐 5대 금융지주사의 CET1비율이 이 정도로 떨어진 적은 없다. 특히 신용팽창기에는 여기에 최대 2.5%p의 경기대응완충자본이 부과될 수도 있다.
우리지주의 가장 급선무인 M&A 대상은 증권사인 만큼 부족한 자본여력을 카드사에 쓰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다. 이성욱 우리지주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지난달 22일 진행된 ‘2022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증권사와 VC 우선인수라는 기존의 M&A 계획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증권사는 그룹 시너지가 가장 크고 VC는 자본비율 영향이 적고 사업 경쟁력 강화 여지가 많은 만큼 지금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M&A시 다른 고려 경영지표인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여유가 있다. 우리지주 이중레버리지비율은 2021년 말 기준 102.2% 정도다.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많은 타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이중레버리지비율이 높다. KB지주의 경우 118.8%, 신한지주 114.9%, 하나지주 124.8% 정도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금융지주사의 대손준비금 차감 후 자회사 출자여력을 의미한다. 자회사 출자가액(장부가액)을 지주사 자기자본으로 나눠 계산한다. 이중레버리지비율 규제 한도는 130%로 우리지주는 아직 6조원가량의 자회사 인수여력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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