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식음사 리포트]정식품, 좁아지는 '베지밀 설자리' 생수시장·외식업 노크두유시장 점유율 38%로 지속 감소, 삼육두유 등 경쟁사 추격 '다각화' 모색
이우찬 기자공개 2022-05-23 07:44:56
[편집자주]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도 불구하고 중소 식음료업계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각사의 메가히트 제품이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인구절벽에 따른 구조적 소비불황이 예상되는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게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적과 재무, 사업을 키워드로 중소 식음료사들의 현주소와 미래 성장 동력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0일 07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유 브랜드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이 외식업 등으로 외형 넓히기에 몰두하고 있다. 두유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제2 도약을 위해 신사업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1972년 11월 설립된 정식품은 전국 13개 영업소를 기반으로 베지밀, 영양식 브랜드 '그린비아' 등을 생산·판매한다. 창업주 고(故) 정재원 명예회장의 차남인 오너 2세 정성수 회장이 지분 40%를 쥔 최대주주다.
◇생수시장 진출·외식업 진입, 식자재 브랜드 론칭까지
정식품은 지난해 매출 2215억원과 영업이익 77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매출 2200억원 고지를 회복하며 선전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 감소하며 수익성이 나빠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속 주력인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식품은 작년 6월 신사업으로 점찍은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넬보스코' 브랜드로 서울 남촌에 베이커리카페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열었다. 식물성 간강식품에 관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콘셉트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정식품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으나 향후 점차 매장을 확대해 소비자와 접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식업 외에 신사업 진출은 활발한 편이다. 2010년대 후반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7년 '심천수' 브랜드로 생수시장에 뛰어들었고 지난해 초에는 콩국물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2020년 6월에는 그린비아 프로틴밀을 출시하며 단백질 영양식 시장에 진입했다. 최근에는 식재료 브랜드 '간단요리사'를 론칭하기도 했다.
외식업 진출 등 다각화는 두유에 편중됐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기 위한 계획에서 비롯됐다. 베지밀이 곧 정식품일 만큼 베지밀로 수십년간 성장했으나 신성장 동력을 놓고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유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베지밀의 시장 지배력은 감소하는 상황이다.
닐슨코리아(오프라인), 칸타코리아(온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두유시장은 온오프라인을 합쳐 약 6900억원이다. 한때 시장의 절반가량을 정식품이 차지했으나 작년 시장 점유율은 38%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육두유(19%), 이롬(10%), 매일유업(9%), 연세우유(7%), 남양유업 (4%) 등 경쟁사의 추격이 만만찮다. 특히 팬데믹으로 정식품은 강점을 지닌 오프라인 시장에서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지밀 연령별 타깃 세분화, 연구개발 뒷받침
정식품은 신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핵심 제품인 베지밀의 경우 타깃층을 세분화해 시장 지배력 회복을 꾀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점유율이 감소했지만 두유시장 자체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며 성장하는 추세다. 베지밀 매출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돼야 외식업 추가 오픈 등 신사업 확장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스테디셀러인 '베지밀A·B' 외에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베지밀 프리바이오틱스 두유', '베지밀 5060 시니어 두유', '베지밀 루테인 두유', '베지밀 에이스 저당 두유' 등으로 연령별 맞춤형 제품으로 라인업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베지밀의 라인업 확장은 R&D가 뒷받침하고 있다. '베지밀'은 유당불내증을 가진 아기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개발됐던 최초의 콩유아식이 시작이었다. 1985년 설립된 중앙연구소는 콩, 두유 관련 기술력을 쌓아오며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두유 외에 환자식, 생식, 식물성음료 등으로 제품 개발 영역이 늘어났다.
정식품은 연간 매출의 1%가량을 연구비로 쓴다. 2020년에는 매출이 전년대비 2% 감소했으나 연구개발비는 줄이지 않았다. 전년보다 15% 증가한 23억원을 지출했다.
정식품 관계자는 "단백질 음료, 식물성 음료 등을 출시하고 외식업에 진출하는 등 소비자 니즈와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왔다"며 "연구 중심 기업문화와 고품질 제품 제조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R&D 투자를 이어가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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