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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업계 리스타트 전략]애경산업, 화장품 매출 비중 50%로 다시 높인다'저원가율' 투자 집중 '포트폴리오' 재정립, 브랜딩·유통채널 투자 강화

문누리 기자공개 2022-05-31 07:57:23

[편집자주]

올해 5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화장품업계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마스크 의무 착용 영향으로 판매가 부진했던 색조 화장품 판매가 다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업체들은 국내외 코스메틱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 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주요 화장품사들의 사업 전략과 재무 현황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30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산업이 화장품 비중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원가율이 낮은 화장품 판매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둔화됐기 때문이다. 2019년까진 50%에 육박하던 화장품 매출 비중이 팬데믹 기간 30%대로 미끄러졌다. 이를 예전처럼 복구시켜 실적도 같이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내수 강점' 포트폴리오, 사드 타격 막고 코로나는 못 피했다

애경산업은 2019년 매출이 7000억원에 육박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사세를 적극 확장했다. 2017년 중국발 사드 여파로 대부분의 화장품 업체들이 고전할 때 애경산업은 오히려 24%에 달하는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여행객 수요·수출에 의존하던 여타 업체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내수 매출 비중이 높은 게 사드 타격을 피한 이점이 됐다. 2017년 당시 애경산업의 수출 비중은 14%에 불과했다. 이후 내수 매출은 5400억원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해외 수출 규모를 거의 두 배 가까이로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2018~2019년 수출 비중은 22~23%로 올라왔다.


애경산업의 실적이 꺾인 건 2020년 코로나19 위기가 찾아오면서다. 당시 매출은 16% 줄었고 영업이익은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내수 비중이 높았던 수익 구조에 코로나19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쪼그라든 사세는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진 2021년에도 지속됐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자 화장품 수요가 급감했다. 세탁·주방세제나 덴탈케어 등 생활용품의 경우 팬데믹 기간에도 여전히 사용해야 하는 필수재라 실적을 버틸 수 있었지만 화장품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베이스·립 메이크업 등 색조 화장품 타격이 컸다.

실제 주요 제품별 실적을 보면 2019년 3348억원에 달하던 화장품 매출은 2030억원으로 급감했다. 반대로 같은 기간 세탁세제 매출은 1006억원에서 1035억원으로 늘었고 덴탈케어 제품도 448억원에서 450억원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위생 관련 제품 수요가 확대되면서 생활용품 매출도 소폭 늘어난 양상이다.

◇기울어진 화장품·생활용품 밸런스, 원가경쟁력 약화

문제는 화장품 매출이 급감하면서 원가경쟁력도 약해졌다는 점이다. 생활용품은 화장품에 비해 제품 최종 가격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원가율)이 높다. 씻어내거나 청소하는 용도가 위주인 생활용품은 원재료도 비슷비슷하고 가격대도 큰 차이가 없다. 시장에서 소비자가 인식하는 적정가격대도 낮기 때문에 업체가 비싼 가격에 팔 수가 없다. 통상적으로 원가 마진은 5% 안팎이다. 박리다매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이익을 내야 한다.

반면 화장품은 소비자마다 신경쓰는 성분과 기능, 디자인 등이 천차만별이다. 원재료 가격은 성분마다 큰 차이가 없는데 제품 최종가격은 붙이기 나름이다. 저가 화장품부터 초고가 프리미엄 화장품까지 시장에 분포한다.

아무리 비싼 화장품이어도 업체가 제품의 효능 등 부가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잘 설득하면 팔 수 있다. 화장품 브랜드가 생활용품에 비해 마케팅비용을 투입하는 규모가 큰 배경이다. 광고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를 높이면 적은 원가에도 높은 마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엔 화장품과 생활용품의 비중이 절반씩이었기 때문에 고른 포트폴리오로 실적의 양적·질적 밸런스를 맞출 수 있었다. 원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화장품 매출로 높은 수익을 가져가면서도 필수재로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생활용품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화장품 매출이 급감하면서 수익성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전체 실적 중 화장품 비중은 2019년 47.7%에서 2020년 34.5%로 급감했다. 그나마 2021년엔 37.6%로 반등했다가 올 1분기 34%로 다시 내려갔다.

이달 애경산업이 인수한 '원씽' 제품.

◇화장품 브랜딩·유통채널 투자 경쟁력 강화

애경산업은 화장품 부문 실적을 다시 살리기위해 이달부터 브랜딩과 유통채널 등 중장기적인 투자에 나섰다. 먼저 이달 중순 애경산업은 스킨케어 화장품 기업 '원씽(ONE THING)'의 지분 70%를 140억원에 인수했다.

2019년 론칭한 원씽은 화장품 핵심 성분에 집중해 좋은 성분의 함유량은 늘리고 불필요한 가격 상승 요소는 배제한다는 이미지를 지닌 브랜드다. 병풀, 어성초, 인진쑥 추출물 등 자연 성분에 집중한 스킨 토너 제품을 중심으로 최근 에센스 세럼, 선크림 등을 출시하는 등 카테고리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특히 원씽은 SNS 등 디지털 채널을 기반으로 성장한 만큼 브랜드 유통채널 역량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중국·미국·동남아 등 디지털 플랫폼에 진출해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글로벌 매출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애경산업 입장에선 유의미한 강점이다.

온라인 유통채널도 리뉴얼해 브랜드별 경쟁력을 더 잘 보여주는 채널로 재개장한다. 애경산업은 자사 온라인 공식몰을 이달 31일부로 종료하고 각 브랜드별 온라인 플래그십(공식몰)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통합 공식몰에서 제품들이 뒤섞인 채 판매했다면 앞으론 각 브랜드별로 전문화한 온라인 플래그십을 구성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미지와 집중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채널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고객들이 느끼는 브랜드 경험의 가치가 중요해졌다"면서 "디지털 쇼핑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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