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 CFO' 애경산업, '가습기살균제' 재무역량 첫 시험대 올초 이사회에 '송기복·이장환' 전략배치, 수백억 피해지원금 원팀 대응
이우찬 기자공개 2022-04-11 08:00:01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8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초 이사회에 재무담당임원(CFO)을 전략 배치한 애경산업이 시작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 지원금 지급이라는 난제를 만났다. 송기복 애경산업 CFO(상무)와 최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지주회사 AK홀딩스의 이장환 CFO(상무)가 원팀으로 나서 재무역량을 검증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원금 지급이 확정될 경우 그동안 쌓아온 재무건전성의 훼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애경산업 이사회에는 지난달 정기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이장환 AK홀딩스 CFO가 기타비상무이사로 들어왔다. 애경산업 CFO인 송 상무에 이 상무까지 가세하면서 이사회에는 이례적으로 현직 CFO 2명이 배치됐다.
이 상무는 오랫동안 금융과 보험 쪽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시카고대학교 경영학MBA 석사를 마치고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 특별계정사업부에 입사했다. 이후 롯제정책본부 미래전략센터 수석연구원, 롯데손해보험 대체투자팀장, 롯데손해보험 금융투자그룹장 등을 거쳤다.
이 상무가 외부에서 발탁된 재무전문가라면 애경산업의 곳간을 책임져 온 송 상무는 정통 애경맨이다. 1970년생인 송 상무는 중앙대 경영학 학사를 졸업한 뒤 애경산업의 평직원으로 입사했다. 2017년 재무기획 본부장으로 승진하며 임원 배지를 달았다.
이사회에 2명의 현직 CFO를 동시에 배치한 것은 애경그룹이 애경산업의 재무관리를 지주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지원금 지급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현금 유출이 불가피한 만큼 두 CFO의 재무관리 역량 발휘가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재원은 924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가습기살균제 판매량이 많았던 옥시와 애경산업이 피해보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정의당에 따르면 피해 지원금 비율은 옥시가 53.9%, 애경산업이 7.4%다. 애경산업이 조정안을 따를 경우 최대 684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애경산업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102억원으로 지원금 규모는 보유 현금의 62.1%에 해당한다. 무차입경영을 유지하고 있지만 피해 지원금 지급으로 그동안 관리해 온 재무건전성이 일부 훼손될 수 있다.
당장 올해 순손실이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송 합의금 성격의 피해 지원금은 재무제표에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돼 순이익에 영향을 미친다. 애경산업의 순이익(별도)은 2020년 117억원, 지난해 152억원이다. 700억원에 육박하는 지원금은 순손실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애경산업은 애경그룹에서 재무구조가 우수한 계열사로 꼽힌다. 그룹 상장사 4곳 중 지난해 유일하게 부채비율을 낮춘 곳이기도 하다. 애경산업은 그룹 핵심인 백화점유통 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애경케미칼과 함께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곳으로 평가된다.
애경산업은 특히 지난 2017년 발생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재무건전성 관리에 집중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재무안정성이 유지되는 비결이었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애경산업의 현금성자산은 1102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총 차입금은 30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다.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지속적인 차입금 상환으로 재무 부담을 축소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말 애경산업의 부채는 1년 새 16.6% 줄어든 834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전년 대비 5.9%포인트 하락한 24.3%다. 2017년 86.9%에서 크게 떨어졌다.
두 CFO의 과제는 이처럼 수년간 애경산업이 역량을 집중한 재무건전성 훼손을 최소화하는데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주회사 CFO인 이 상무 어깨 위에는 자금 지원 등과 관련해 AK홀딩스와 애경산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과제도 놓여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송 상무가 애경산업 CFO를 맡고 있으며 이 상무는 AK홀딩스 소속으로 두 임원의 구체적인 역할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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