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엠앤티, 송상호 CFO 승진 의미는 SK에코플랜트로 최대주주 변경 직전 인사···뱅커 출신, 창업주가 오랜 신뢰
양도웅 기자공개 2022-06-08 08:34:45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3일 08:0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조업체인 삼강엠앤티의 송상호 경영지원부문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승진은 회사 최대주주가 SK에코플랜트로 변경되는 와중에 이뤄졌다. 새로운 최대주주의 의중이 얼마나 반영됐는지가 관심사 중 하나다. 회사 주인이 바뀐 뒤 삼강엠앤티 경영진의 변화를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송상호 삼강엠앤티 경영지원부문장이 올해 초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전무로 승진한 지 약 7년 만의 진급이다. 송 부사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도 맡고 있다.
1972년 11월생인 송 부사장은 '뱅커 출신' CFO다. 그는 부산상고(현 개성고)를 졸업한 1991년에 부산은행에 입행했다. 2007년 삼강엠앤티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약 16년간 부산은행에서 근무했다. 과거 그는 이직 이유 중 하나로 송무석 대표이사의 열정과 비전을 꼽은 바 있다. 송 대표는 삼강엠앤티 창업자다.
송 부사장은 뱅커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경영지원 부문에서 줄곧 일했다. 만으로 쉰 살이 되지 않은 나이에 부사장에 올랐을 만큼 그에 대한 경영진의 신뢰는 작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송 대표와 송 대표 형인 송정석 사내이사를 제외하면 임원 가운데 유일하게 계열사 임원을 겸직하고도 있다.
업계에선 송 부사장이 송 대표와 '혈족관계냐'라는 의구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송 대표와 같은 성씨일 뿐 아니라 회사에 대한 강한 충성심과 성실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은 혈족관계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단 송 부사장과 송 대표가 각각 지역 라이벌 상고인 부산상고와 경남상고(현 부경고)를 졸업한 점은 흥미로운 점이다.
CFO로서 송 부사장의 성과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고성공장(경남 소재)을 완공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무사히 조달했다는 점이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그는 송 대표와 함께 직접 금융기관을 찾아다니며 수백억원의 자금을 차입하는 데 성공했다. 안정적인 조달 덕분에 고성공장은 회사의 최대 생산기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다른 하나는 코스닥 상장 이후 시장 지위를 상승시켰다는 점이다. 상장 첫날인 2008년 8월1일 1045개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348위였던 삼강엠앤티는 2일 현재 1556개 종목 가운데 상위 81위로 뛰어올랐다. 회사가 속한 해상풍력 시장의 크기가 커진 덕도 있지만 꾸준한 시장 소통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삼강엠앤티가 SK에코플랜트와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하면서 회사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이달 안으로 삼강엠앤티 지분 약 32%를 취득해 1대주주로 올라선다. 유상증자 참여와 송 대표 등이 보유한 구주 등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총 3400억여원을 투자한다. 여기에 전환사채(CB) 인수까지 포함하면 투자 규모는 4500억원으로 커진다.
송 부사장의 승진은 SK에코플랜트가 지분 취득을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SK에코플랜트가 기존 경영진에 당분간 큰 변화를 주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한 삼강엠앤티의 주력인 해양풍력 하부구조물 분야는 공급 경험 있는 업체들이 제한적인 시장이다.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이같은 관측이 나오는 배경엔 최대주주 변경 후에도 송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21.6%로 적지 않은 점도 존재한다. 송 대표의 회사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점은 업계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1955년생으로 현업에서 뛸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다. 이를 고려하면 송 대표의 신임을 받는 송 부사장의 역할도 여전히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딜 클로징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송 부사장의 정확한 거취는 그 이후에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송 부사장은 지난달 중순 서울 여의도에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IR)를 이틀간 진행했다. 삼강엠앤티는 SK에코플랜트 투자금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능력 확대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달 말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시장은 2022년 4조1000억원에서 2030년 25조7000억원으로 연평균 25.7%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높은 기술 장벽과 대규모 해안 설비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공급 부족에 시다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삼강엠앤티 신공장의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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