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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M&A]현금부족한 글로벌세아, 인수대금 어떻게 마련할까태림페이퍼·발맥스기술 인수 땐 세아상역이 SPC 만들어 차입…“이번엔 다를수도”

최윤신 기자공개 2022-06-08 07:26:10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2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건설 인수에 나선 글로벌세아그룹이 어떤 방식으로 인수자금을 모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019년과 올해 이뤄진 대규모 M&A(인수합병)에서처럼 ‘세아상역’이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고, 차입을 통해 인수하는 방식을 사용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글로벌 딜인 만큼 리스크가 큰 차입인수를 시도하기 보단 계열사가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글로벌세아가 2018년 지주회사 지위를 상실한 게 오히려 다양한 인수금액 조달 방식을 고려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줬다.

◇올해 발맥스기술 인수도 SPC 통해

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그룹은 쌍용건설 인수에 나섰다. 두바이투자청(IDC)이 가진 지분 전량(지분율 99.5%)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세아그룹 관계자는 “아직 실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수 의향만을 밝힌 상황”이라며 “딜의 금액이나 구조에 대해 대외적으로 밝힐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만약 글로벌세아그룹이 인수하는 쌍용건설 지분이 IDC 보유분 전량이라면 그 가치는 적어도 1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IDC가 지난해 말 유상증자를 통해 투입한 금액만 해도 618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신주인수를 통한 재무지원을 요구하는 만큼 필요한 금액은 훨씬 커질 전망이다.

투자업계에선 글로벌세아그룹의 앞선 M&A 사례를 고려할 때 세아상역을 통한 인수가 유력하다고 본다. 세아상역은 2015년 글로벌세아(당시 세아상역)가 물적분할을 하며 신설된 사업회사다. 분할 전 세아상역이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던 의류제조사업이 포함된다. 김웅기 회장 및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가진 글로벌세아가 세아상역 지배지분(2021년 말 기준 61.4%)을 보유하는 지배구조다.

글로벌세아그룹은 물적분할 이후 세 차례의 굵직한 M&A를 했는데, 이 중 글로벌세아가 직접 인수에 나선 건 한 차례 뿐이다. 2018년 세아STX엔테크를 사들일 당시 STX중공업에서 물적분할한 회사를 글로벌세아가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인수했다. 당시 STX중공업이 회생절차에 돌입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인수금액이 180억원으로 크지 않았다.

이후 이뤄진 대규모의 인수 두 건은 세아상역이 전면에 나섰다. 특히 SPC를 설립해 차입금을 일으켜 인수하는 방식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2019년 태림포장·태림페이퍼 인수 당시 세아상역이 지분 100%를 가진 SPC(세아인베스트먼트)를 만들고, SPC를 통해 은행권에서 대규모 차입을 일으켜 인수금액을 마련했다.

올 3월 인수한 발맥스기술도 유사한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세아상역은 지난해 12월 100% 지분을 가진 세아이에스지인베스트를 설립했고, 이를 통해 발맥스기술 지분 51%를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인 인수금액과 인수금액 마련 방법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차입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앞선 사례를 고려할 때 이번에도 세아상역이 SPC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세아그룹 관계자는 “그룹 전체의 자금력을 감안할 때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실사 이후 가치판단이 끝난 뒤 본격적인 자금조달 방식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현금 및 현금성자산 34억 불과, 지주회사 제외돼 자금마련법 다양

반면 투자업계 일각에선 SPC를 통한 차입 인수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DC가 추가적인 신주 투입을 통한 회생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차입이 피인수회사로 전가될 수 있는 방식의 딜이 성립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글로벌세아가 단독으로 쌍용건설을 직접 취득하는 것도 쉽지 않아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세아가 가진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34억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계열사가 인수자금을 모으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글로벌세아와 세아상역을 비롯해 자금력을 갖춘 그룹 계열사들이 십시일반 자금을 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세아는 종속회사로 에스앤에이, 에스엔에이시스템, 인디에프 등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글로벌세아의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2046억원에 달하며 227억원 수준의 단기금융상품도 가지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인 회사들은 직접지배회사가 아니면 자회사가 계열회사의 지분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요건 때문에 이런 방식의 M&A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글로벌세아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아니다.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역할을 하고 있는 글로벌세아는 2015년 물적분할 이후 일반지주사가 됐지만 2018년 지주비율 감소로 지주사 지위를 상실했다.

글로벌세아그룹 측은 “당분간 지주회사 지위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할 예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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