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를 움직이는 사람들]고객과 구성원 모두 '불만제로'…진심 앞세운 황현식 리더십①'찐팬 전략' 통해 활로 개척, 1년 만에 뚜렷한 질적 성장…사업 다각화 본격 시동
이장준 기자공개 2022-06-14 12:48:37
[편집자주]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는 '빼어남'에 집착하라" 황현식 대표는 임직원에게 뼛속 깊이 고객 중심의 DNA를 장착하자고 주문한다. 그가 지휘봉을 잡은 이래로 포화된 통신 시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이제는 혁신적인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비통신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고객 감동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전진하는 LG유플러스 주요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0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뼛속까지 고객 중심'은 황현식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한 키워드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모든 행동 가운데 고객을 위한 행동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철칙이다.단순히 틀에 박힌 말로 받아들여선 곤란하다. 실제 그는 "업무 중 회사와 고객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이 다가오면 고객이 만족하고 편해지는 방향으로 판단하는 게 옳다"고 말할 정도로 고객에게 '진심'이다. 고객에게 감동을 주면 로열티 있는 '찐팬'이 되고 자발적으로 LG유플러스의 탁월한 서비스를 알릴 수 있다고 믿는다.
정도(正道)를 걷는 수장의 지휘하에 LG유플러스는 1년 만에 뚜렷한 질적 성장 성과를 냈다. 해지율은 떨어지고 영업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모두 개선됐다. 고객은 물론 구성원까지 모두 '불만제로'로 만들려는 황현식 리더십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년 'LG맨' 유플러스 사상 첫 내부 사장 승진
황 대표는 1962년 인천에서 태어나 부평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를 거쳐 1987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과 석사 과정을 마쳤다. 'LG맨'이 된 건 그로부터 4년 후인 1991년이다. ㈜LG 회장실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다만 1997년 글로벌 회계 컨설팅 기업 PWC의 모태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Price, Waterhouse & Co)로 이직해 이사로 근무했다. 2년간 짧게 외부에서 경력을 쌓은 뒤 1999년 LG유플러스의 전신인 옛 LG텔레콤으로 돌아와 사업개발팀 부장을 역임했다.
2001년에는 경북사업부장을 맡아 영업 경험을 쌓고 이듬해 상무로 승진했다. 2004년에는 영업지원담당 상무를 거쳐 2006년 영업전략담당으로 보직을 바꿨다. 2008년에도 영업전략실장을 지내며 커리어를 이어갔다.
2010년 그는 전무로 승진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LG로 거취를 옮겨 경영관리팀장을 맡았다. 이때 자회사인 LG스포츠에서 이사를 겸하기도 했다.
4년 후인 2014년 LG유플러스 MS(Mass Service)본부장으로 복귀했다. 이후에도 줄곧 B2C 사업 경력을 쌓아왔다. 이듬해 PS(Personal Solution)본부장을 맡다가 2017년 그대로 PS부문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
3년 동안 꾸준한 성과를 보여주면서 2020년 컨슈머사업총괄 사장이 됐다. 이동통신과 인터넷TV, 초고속인터넷, 스마트홈사업 등을 통할하는 자리다. LG유플러스 내부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첫 사례였는데 당시 LG그룹을 통틀어서도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입지가 탄탄했다.
그해 11월 LG유플러스 이사회는 그를 새 대표이사로 내정했고 지난해 3월 공식 취임했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경험 혁신을 통한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걸맞은 수장이라는 평가가 따랐다.
현재 한국전파진흥협회 회장을 겸하고 있다. 권영수, 하현회 전 LG유플러스 대표에 이어 지난해 제17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비유 화법 활용한 내부 소통 "기존 고객을 기쁘게"
그는 컨슈머사업총괄 사장 시절부터 매달 부서원들에게 레터를 보내며 직원들과 소통했는데 특유의 비유 화법으로 주목받았다.
'마오쩌둥의 참새'를 인용한 게 대표적이다. 마오쩌둥이 참새가 곡식을 쪼아먹는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해로운 새라고 규정해 박멸 대상으로 삼았다는 일화다. 천적의 개체 수가 줄면서 메뚜기 같은 해충이 들끓어 오히려 농작물이 초토화되는 결과를 낳았다며 좋은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에 관해 얘기했다.
CEO 취임 직후에는 가까이 있는 백성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다른 지역의 백성까지 찾아온다는 공자의 말(근자열 원자래)을 빌려 소통했다. 그는 "통신사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억지로 애쓰거나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고객을 기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실제로 그는 고객이 LG유플러스의 상품·서비스에 만족하고 열광해 주변에 권유하는 '찐팬'이 되도록 만들자고 강조한다. 그 일환으로 '불만제로 캠페인'을 시행했다.
고객의 민원 80%가 가입 초기에 발생하는 걸 고려해 첫 요금 청구일에 맞춰 가입 당시 안내 사항과 실제 요금을 항목별로 세밀하게 비교하고 요금제, 부가 서비스 등을 재안내하는 활동이다. 그 결과 월평균 10여 건이었던 불만콜을 0건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는 해지율 개선으로도 나타났다. LG유플러스의 올 3월 말 기준 해지율은 1.18%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0.2%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조 단위 육박하는 영업이익…숫자로 입증한 '질적성장'
황 사장은 찐팬 전략을 기반으로 '질적 성장'을 주문해왔다. 포화된 통신시장에서 이전과 같은 점유율 성장이 어려워지면서 양적 성장 대신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이다.
그가 수장이 된 이후 성과는 숫자로 입증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영업수익은 13조8511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 증가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5% 성장한 979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년 새 6.6%에서 7.1%로 개선됐다.
통신사의 이익 창출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3조42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5.2% 증가했다.
이 밖에 영업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각각 3.7%, 9.1%로 전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질적 성장의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제는 사업 다각화에 조금 더 힘을 실을 전망이다. 그는 취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25년까지 비통신사업 분야에서 전사 매출의 3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보안, B2B 솔루션, 콘텐츠 등 6대 주요 분야에서 핵심역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파트너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전략적 투자나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내부 전문 인력을 2025년까지 400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콘텐츠·데이터·광고 분야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연장선에서 미디어·콘텐츠 분야 전문가 이덕재 최고콘텐츠책임자(CCO)와 황규별 최고데이터책임자(CDO)를 잇달아 영입하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