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리모델링 시장]갈길 먼 대우건설, 내실 다지기·물밑 수주 '올인'상반기 1.2조 수주 구상, 올 들어 사업 '아직'…리모델링 평면 연구개발 속도
신준혁 기자공개 2022-06-16 08:08:35
[편집자주]
건설업계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둔화되면서 건설사들은 리모델링 수주로 발길을 돌리는 분위기다. 중견건설사까지 가세하면서 새로운 격전지가 형성됐다.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든 각각 건설사의 사업 전략과 특징은 무엇인지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4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은 대형 건설사 가운데 다소 뒤늦게 리모델링 시장 복귀를 선언했다. 주택사업이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며 수주가 줄어들고 있어 피치 못할 선택이었다. 대규모 단지와 신도시 개발을 벗어나 신사업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리모델링 사업이 적격이었다.다만 리모델링 수주 활동은 기대했던 만큼 순조롭지 않다. 연간 8000억원의 수주를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수주잔고와 신규수주가 미비하다. 대우건설은 상반기 1조2000억원 규모의 수주를 앞두고 있는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아쉬운 구석이 엿보인다.
◇리모델링 수주목표 '8000억' 제시…올해 마수걸이 '아직'
한국리모델링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2건의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고 4건의 사업에 입찰했다.
대표적인 사업은 지난해 3월 수주한 용인수지 현대아파트다. 2009년 대우건설이 12년만에 수주한 리모델링 공사다. 사업비는 3876억원 규모로 연간 목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사업을 제외하면 단독으로 시공을 맡은 리모델링 공사는 없다. 8000억원 규모의 송파가락쌍용1차 아파트는 쌍용건설 컨소시엄(쌍용건설·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대우건설)에 함께 참여해 시공권을 따낸 케이스다. 지분 23%를 확보하고 있어 1840억원의 일감을 추가했다.
이밖에 송파 거여5단지와 수원 영통 벽적골 두산한신우성, 평촌 초원6단지한양, 고덕 현대(배제 현대) 등 4곳의 사업지는 모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거나 1차 협상권을 따낸 곳이다. 이들 사업지는 단독입찰로 유찰된 만큼 수의계약을 통한 무난한 수주가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전담팀 출범과 함께 최대 5000억원의 수주를 목표로 제시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 결과 지난해 5721억원을 수주했고 올해 수주 목표를 40% 늘린 8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정작 업계에선 대우건설이 당초 리모델링 수주 목표를 지나치게 낮게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000억원의 리모델링 수주 목표는 주택건축사업본부의 연간 목표인 8조3000억원 중 9%에 불과하다.
현재 수주잔고는 5721억원으로 업계 선두인 포스코건설(4조6000억원)과 쌍용건설(2조원), 삼성물산(1조787억원), GS건설(1조5617억원)이 조 단위 수주잔고를 쌓은 점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리모델링 준공실적이 다소 부진한 점도 사업 초기 높은 목표를 세우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평면 설계나 기술력을 갖추지 않고 무리하게 수주를 늘릴 경우 리스크 관리능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수적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2013년 국내 최초로 벽식구조 리모델링 단지인 서울 광진구 워커힐 일신아파트를 준공한 후 리모델링 시장에서 발길을 끊었다.
◇12년 만에 복귀 후 특화평면 개발, 전담팀 구성 '드라이브'
이런 가운데 대우건설은 자체 개발기술을 무기로 삼아 리모델링 수주를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을 삼았다. 이를 위해 선택한 게 특화평면이다. 첫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앞두고 특화평면을 개발해 상품성과 안전성 확보에 나섰다.
특화평면은 기존 아파트 구조에 따라 △계단식 관통형 △계단식 일반형 △복도식 1베이 △복도식 2베이 등 4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각 타입은 전용면적을 확장하고 추가공간과 순환동선 등 설계하는데 용이하다.
대우건설의 수주 가능성이 점쳐지는 고덕현대아파트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일반분양 물량을 늘릴 예정이다. 증축형 리모델링은 준공 후 15년 이상 된 단지 중 안전진단 C등급 이상을 받는 경우 가능하다. 수직증축은 B등급 이상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리모델링 전담팀은 주택건축사업본부 도시정비사업실 아래에 위치한다. 박용하 도시정비사업1팀장이 전담팀 출범 전 태스크포스팀(TFT)을 이끌었고 현재 부장급 인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팀원은 총 7명으로 사업 수주를 전담하고 있다.
앞서 설계·조경·전기 등 전문가 17명으로 구성된 TFT는 업무 기준을 마련하고 법규와 정책 검토부터 신상품 개발까지 사업 전반에 걸친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했다. 경쟁사와 차별화된 고품질 시공과 설계로 리모델링 수익성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내달까지 수주 가능성이 높은 사업지를 모두 합산하면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부터 리모델링 사업을 한층 강화해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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