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한지붕 여러 협의체'…축소된 협회 영향력 [닻 올린 코인거래소 협의체]②대형-중소 거래소 각자 협의체 꾸려 독자 행보 나서
노윤주 기자공개 2022-06-29 13:04:00
[편집자주]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 5대 가상자산거래소가 공동 협의체를 꾸렸다. 테라-루나 사태 이후 거래소의 투자자보호 책임론이 대두하면서 취한 조치다. 5대 거래소는 각사 내부 규정에 맡겼던 상장과 상장폐지 기준을 통일하는 '자율규제안'을 시작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협의체가 불러올 가상자산 거래 시장의 변화와 자율규제안의 효용성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7일 15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igital Asset eXchange Alliance, DAXA)’가 출범했다. 원화거래를 지원하는 업비트(두나무),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스트리미) 등 일명 5대 가상자산거래소가 주축이다. DAXA를 통해 상장과 상장폐지, 위험종목 관리, 투자자 보호 등 다각도에서 공통된 목소리를 내겠다는 목표다.그러나 타 업권에서는 DAXA 출현에 의아하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통상 업권의 통일된 목소리를 전달하는 건 협회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에도 지난 2018년 만들어진 '한국블록체인협회'가 존재한다. 그러나 대형거래소와 중소형거래소들이 협회와 별개로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선언하면서 유명무실해질 위기에 처했다. 협회는 하루 빨리 거래소 협의체들과 상호 관계를 설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형거래소-중소거래소 간 입장차 좁히지 못한 협회…영향력 줄어
한국블록체인협회는 2018년 1월 가상자산 산업 급성장에 따라 만들어진 단체다. 김진화 코빗 공동설립자가 준비위원장을 맡았고 자연스럽게 대형 거래소를 회원사로 유치했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4대 거래소가 주축이 돼 활동했으며 이석우 업비트 대표가 등기임원에 선출되기도 했다.
당시 거래소의 서버다운, 해킹 등 문제가 연달아 터지면서 거래소 스스로 자율 규제를 실천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가상자산거래소 불법화까지 거론될 정도로 거래소를 바라보는 정부부처의 시선이 곱지 않았기에 협회는 자율규제를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활동했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초대 회장으로, 전하진 전 의원을 자율규제위원장으로 초빙했었다.

협회는 자율규제 준수를 독려했지만 이행하지 않는 거래소가 생기면서 규제안은 빛이 바랬다. 이에 2대 협회장인 오갑수 회장 체제에서는 거래소 간 교류 및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대관에 보다 힘을 줬다. 가상자산 거래 소득세 과세 유예 등에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트래블룰 조인트벤처(JV) 설립도 협회가 물밑에서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비트(두나무)가 JV 탈퇴를 밝히고 빗썸, 코인원, 코빗 3사끼리 CODE를 설립하는 사태가 불거지기도 했다. JV 설립 발표 전 협회와 거래소 사이 충분한 소통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일부 관계자들은 특금법 대응과 JV 설립을 계기로 회원사 간 내홍이 본격화됐다고 봤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거래소는 협회가 대형거래소 위주로만 운영되고 그들의 입장만 반영한다고 생각했다"며 "반대로 대형거래소는 협회가 각사 간 입장을 조율하지 못하고 대관 업무에도 미흡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협회 독립 선언한 거래소들…협회 "협의체-협회 간 관계 설정 조율하겠다"
5대거래소는 DAXA를 통한 독자노선 선택을 밝혔다. 기존 협회와의 관계에 대해 "그간 거래소들은 건전한 투자환경 및 투자자보호 실천을 위해 노력했으나 기존 형식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5대 거래소는 비상사태 대응을 비롯한 공동행동이 필요할 경우 공동협의체를 중심으로 움직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소형거래소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회원사들이 두 갈래로 나뉘어 협회를 통하지 않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나서면서 협회 입지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협회는 협의체들과 지속해서 의견을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 계속 논의 중"이라며 "시장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미처 조율치 못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회원사들은 협회의 사단법인 인가 취득 문제도 제기했다. 블록체인협회는 아직 사단법인 인가를 획득하지 못한 상태다. 거래소가 주축이었던 만큼 설립 초기부터 주관부서인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취득하려 하고 있으나 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협회 인가 문제는 오래전부터 대두됐다"며 "사단법인으로 인정받지 못해 대관 부분에서 영향력을 내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사단법인 인가 취득에 대해 협회 측은 계획을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협회 필요성은 정부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는 산업을 대변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와서 타 부처로 노선을 변경할 생각은 없다"며 "여전히 금융위로부터 인가를 받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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