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을 움직이는 사람들]물류 트렌드 리더, 조현민 사장 미래 신사업 '최전선'①경영 참여 1년3개월 만에 '사장' 승진...성장전략 수립 주력
김서영 기자공개 2022-07-05 07:36:05
[편집자주]
한진그룹의 모태인 종합물류기업 ㈜한진이 새로운 날갯짓에 나섰다. '비전 2025'를 전격 공개하며 올해를 스마트 솔루션 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아시아 톱티어가 되겠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그동안의 안정 대신 변화를 택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더벨이 ㈜한진을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9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물류의 미래 모습, ㈜한진이 주도하고 이끌어갈 것이다."최근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인물이 있다. 바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의 삼남매 중 막내인 조현민 ㈜한진 사장(사진)이다. 조 선대회장 추모 사진전을 직접 기획하고, ㈜한진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언론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조 사장은 주특기인 마케팅 능력을 발휘해 물류업계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간 변화보단 안정을 추구했던 ㈜한진의 경영 방침과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CMO·Chief Marketing Officer)을 맡은 그가 그려 나갈 ㈜한진의 미래에 물류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진그룹 '막내'의 활약, 미래 성장전략 직접 짠다
조 선대회장은 슬하에 2남 1녀를 뒀다. 조 사장의 위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있다. 1983년생인 조 사장은 미국 국적자로 서던캘리포니아대를 졸업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글로벌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조 사장은 한진그룹 내 핵심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 광고회사에 재직했던 경력을 살려 2007년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과장을 맡았다. 2014년 상무로 승진하며 임원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7년이 걸렸다. 2012년에는 대한항공에 이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 마케팅부 전무로 승진 이동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 양사의 마케팅본부를 전담하는 등 활약을 이어나갔다.
조 사장은 'EMQ', 즉 마케팅 여왕(Emily Marketing Queen)으로 불리며 뚜렷한 성과를 냈으나 동시에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2018년 직장내 갑질로 구설에 올랐고, 미국 국적인 그가 진에어 등기임원으로 재직한 것이 밝혀지면서 항공면허 취소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2020년 조 사장이 택한 다음 행선지는 ㈜한진이었다. ㈜한진은 한진그룹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계열사다. 한진그룹의 모태는 ㈜한진의 전신인 한진상사다. 올해로 창립 77주년을 맞았다. 조 사장은 ㈜한진에 대해 "조중훈 창업회장의 손길이 느껴지는 회사"라며 "어깨가 무겁지만, 기쁜 마음으로 경영에 힘쓰고 있다"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항공부터 물류까지 '종횡무진'...㈜한진에 뿌리 내릴까
조 사장은 다소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펼쳤던 물류기업 ㈜한진에 새 바람을 불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까지 ㈜한진은 B2B(기업 대 기업)로 전개되는 물류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존재감 알리기에 나서는 등 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통적인 오프라인 기반 물류업에서 벗어나 온라인쇼핑, 즉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조 사장은 평소 관심사인 게임을 물류사업과 결합해 '택배왕 아일랜드'를 개발했고, 가상 물류 공간인 메타버스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도 구축해 공개했다.
조 사장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물류는 이미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고, 팬데믹 이후 소비와 생활 습관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물류가 전통적으로 어렵고 재미없고 부담스러웠던 부분을 업계 리더로서 쉽고 친근하게 만드는 마케팅 활동에 주력하는 중"이라며 "아시아 톱티어(Top-Tier)가 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신뢰를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진 경영에 참여한 뒤 1년 3개월여 만에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조 사장의 다음 행보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진그룹 계열사에서 조 사장이 경영권을 승계받을 수 있는 곳으로는 ㈜한진이 유일하다는 시각 때문이다. 앞서 한진그룹은 2020년 말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조 사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가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기로 주요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현재 조 사장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 사장의 이사회 입성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한진칼 주요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와 HYK파트너스의 견제로 성사되진 못했다.
조 사장은 이사회 참여에 대한 질문에 "이사회는 아직 들어갈 때가 아니다"라며 "아직 능력에 대한 검증이 안 됐다고 생각한다"고 직접 답변했다. 이를 두고 조 사장이 등기이사 선임을 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후 사내이사 선임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재계는 해석했다.
다만 ㈜한진 승계를 거론하기에 조 사장의 지분율이 높지 않다. 올해 3월 말 기준 조 사장의 ㈜한진 보유 지분율은 0.03%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도 이와 같은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지분율 24.16%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그 뒤를 이어 HYK파트너스가 9.79%, GS리테일이 6.62% 지분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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