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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는 지금]IPO 키워드는 'BAAS'…외부 확장성 입증①'오픈형 뱅크', 카뱅과 차별 포인트…다수 제휴 역사로 방증한 정체성

김현정 기자공개 2022-07-04 08:17:33

[편집자주]

케이뱅크가 IPO(기업공개) 닻을 올렸다. 하지만 비우호적 경제 상황으로 증시 분위기는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PO를 강행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밑바탕에 자리해 있다. 실적이 정상 궤도에 오른 데다 경영 지표들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업비트 효과가 정점을 지났고 빅테크 규제 심화를 감안한 전략적 셈법도 엿보인다. 더벨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현재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30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aaS(바스·Banking as a Service)'

케이뱅크가 내세우는 IPO 컨셉이다. ‘서비스형 뱅킹’을 의미하는 약자다. 플랫폼사를 천명하며 은행 꼬리표를 떼려 노력했던 카카오뱅크와 달리 케이뱅크는 '은행서비스 제공자'임을 전제한다. 다만 그냥 은행이 아닌, ‘오픈형 뱅크’라는 점이 차별 포인트다.

케이뱅크의 지난 행보를 돌아보면 이미 이같은 경쟁력을 입증해왔다. 업비트 입출금계좌 서비스, 제2금융권 연계대출 서비스, 증권사 제휴계좌 서비스 등 다양한 외부 기관과의 금융 시너지 창출을 통해 은행서비스의 무한한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케이뱅크는 30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신청한다. 올해 안에 상장을 마무리 지을 구상이다. 거래소 심사부터 IPO 완료까지 통상 4개월가량이 걸리곤 한다. 기존 투자자들도 최근 사전 논의에서 IPO일정을 감안하면 이달 안으론 심사 신청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상장에 물꼬를 튼 가운데 케이뱅크는 투심을 사로잡기 위한 ‘에쿼티 스토리(상장 청사진)’로 ‘BaaS’를 꺼내들었다. 에쿼티 스토리란 쉽게 말해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회사 고유의 무기다. 모든 회사들이 상장을 앞두고 매력적 에쿼티 스토리 짜기에 골몰하는 가운데 케이뱅크는 ‘서비스형 뱅킹’을 컨셉으로 내세웠다.

BaaS는 은행 등 전통 금융사가 핀테크로 대표되는 비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자사의 뱅킹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사가 특정 비은행기관과 제휴를 맺고 해당 비은행기관을 통해서 뱅킹 서비스를 시현하는 구조다.

은행 입장에서는 BaaS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유입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비은행기관은 신제품 출시 속도를 높이고 규제 측면의 복잡성을 해소한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글로벌 은행들은 오픈뱅킹 등으로 사업 영역을 침투해온 핀테크 등에 맞서 BaaS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키우는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뱅킹서비스 제휴 대상을 한정하지 않고 무한히 뻗어나갈 예정이다.

케이뱅크의 컨셉은 카카오뱅크가 상장시 전면으로 내세운 지향점과 상반된다. 카카오뱅크는 스스로를 플랫폼 사업자로 정의내렸다. 1등 금융플랫폼으로 성장해 영향력을 기반으로 여러 플랫폼 서비스를 붙이겠다는 구상이었다.

밖으로 유연하게 뻗어나가 외부에 서비스를 붙이는 케이뱅크와 막강한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는 카카오뱅크. 서비스 확장성을 추구한다는 점은 사실상 동일하지만 정체성과 방향성은 정반대인 셈이다.


BaaS는 케이뱅크의 향후 지향점이 아니다. 이미 상당히 성과를 입증한 사업 모델이다. 케이뱅크는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통해 확장성 있는 오픈형 뱅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 아래 다양한 금융 시너지를 창출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업비트와 제휴한 원화입출금 뱅킹 서비스다. 업비트와의 제휴는 케이뱅크에 반전의 계기가 됐다. 입출금 계좌 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 가상화폐 광풍으로 시기가 매우 좋았고 이는 케이뱅크를 세상에 알리는 핵심 사업이 됐다.

업비트로서도 이득이었다. 당초 업비트 입출금계좌 은행은 기업은행이었다. 하지만 정부 규제 스탠스로 2018년 초부터 신규투자자 계좌발급을 중단하는 한편 계좌 한도제한도 잘 풀어주지 않았다. 2020년 6월부터 케이뱅크로 변경되면서 원활한 입출금 서비스를 지원하자 거래량이 급증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공과금 납부 내역서만 찍어서 보내면 몇 시간 내 한도제한이 풀리는 만큼 편의성도 높았다. 비대면 계좌 개설이라는 메리트도 컸다.

케이뱅크는 이를 바탕으로 수신고를 폭발적으로 늘렸다. 2020년 3조 7500억원이었던 수신 잔액은 2021년 말 11조 3200억원으로 증가했다. 219만명에 그쳤던 케이뱅크 고객 수는 일 년 사이 717만명으로 증가했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이 침제기에 접어들면서 업비트발 기반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업비트와의 제휴가 지금의 케이뱅크를 만들었다는 데는 반론의 목소리가 없다.

작년 동학개미 운동으로 급증한 주식거래 고객 유치를 위해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확장된 뱅킹서비스 중 하나다. 작년 NH투자증권에 이어 올 4월 미래에셋증권까지 계좌개설 가능 증권사를 두 곳으로 늘렸다.

제2금융권과의 제휴를 통해 신용대출이 어려운 고객에게 제2금융권 연계 상품을 소개해주는 연계대출 서비스도 케이뱅크 사업의 확장성을 보여준다. 케이뱅크 ‘신용대출 플러스’ 상품을 신청했으나 대출이 불가하다는 결과가 나온 경우, 케이뱅크와 제휴한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등의 대출 상품을 제시해 보다 나은 대출 조건을 손쉽게 비교해볼 수 있다.

이 밖에 잠금화면 포인트 플랫폼 '캐시슬라이드'를 운영하는 엔비티와 제휴를 통해 캐시슬라이드 포인트를 현금으로 교환해주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한편 케이뱅크는 BaaS 외 데이터베이스(DB) 전략도 함께 곁들여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데이터베이스는 카카오뱅크의 전략처럼 케이뱅크 앱도 점차 강력하게 만들어 외부 상품을 케이뱅크로 가져온다는 것이다. 은행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져가는 한편 플랫폼 활용 비즈니스도 계속 추구하기로 했다.

케이뱅크 IPO에 정통한 관계자는 “BaaS는 작년부터 케이뱅크가 내부적으로 만들어 밀어온 컨셉”이라며 “카카오뱅크와 같은 전략으로 갈 순 없고 케이뱅크만의 차별성을 지닌 에쿼티 스토리를 만들었으며 다만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DB 전략도 함께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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