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대상, 이사회 성실한 참여…평가 시스템 '미흡'대표이사가 의장 겸임으로 이사회 독립성 감점…승계 정책 부재 등 견제기능도 약점
김현정 기자공개 2024-11-12 08:17:4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10:2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상은 식품과 소재를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2020년부터 상법상 자산총액 2조원(개별 기준) 기업의 의무 요건을 준수하면서 이사회 운영 형태가 발전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제정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제도상 미비점들이 여전히 다수 발견된다.우선 이사회 의장을 임정배 대표이사가 맡고 있어 이사회 독립성이 저하됐다. 이사회내위원회 역시 상법상 의무설치 기구 외엔 전무했으며 최고경영자 승계정책과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 등이 마련되지 않아 이사회의 견제기능에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시스템도 마련돼있지 않아 이사회 개선의 길을 차단했다. 무엇보다 이사회 재임 기간 내 경영성과가 KRX300 기업 평균치를 하회해 특히나 낮은 점수를 받았다.
◇255점 만점에 117점, 6개 지표 중 '참여도' 선방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대상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17점으로 산출됐다.
대상은 ‘참여도’ 측면에서 평균 3.9점을 획득, 지표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참석률이 100%인 데다가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안건을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안건 통지 기간도 7일로 길게 뒀다. 사외이사 교육도 연간 7회로 꽤 많았다. 더불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연 2회 이상 열려 후보 풀 관리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획득한 지표는 ‘정보접근성’이었다. 평균 2.7점을 받았다. 대부분 ‘보통’ 수준인 3점을 받았는데 우선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에는 공시했지만 홈페이지엔 게시하지 않았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역시 DART에 공시했지만 홈페이지엔 올려놓지 않았다.
중장기 배당정책 공시했지만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은 제공하지 않았다. 다만 대상은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했다. 정관변경을 통해 2024년 배당부터는 배당일을 배당 결정 이후로 정할 수 있도록 배당기준일과 의결권기준일을 분리하기로 했다.
◇대부분 지표 2점대 초반~1점대, 개선 필요
나머지 지표들은 2점대 초반 및 1점대를 받아 개선이 많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됐다. 대상은 이사회 ‘구성’에서 평균 2.2점을 받았다. 이사회 의장 역할을 임정배 대표이사가 맡고 있는 점이 큰 감점 요인이 됐다. 대상은 이사회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이사회 독립성이란 큰 틀에서는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이사회내위원회가 상법상 의무설치 대상인 감사위원회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제외하고는 전무하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사내이사가 구성원으로 포함돼있는 점이 보완해야할 항목으로 평가됐다. 이 밖에 이사회내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정보도 정확히 명시돼있지 않았다. 다만 오너일가로 불리는 임상민 사내이사가 이사 구성 측면에서 성별 및 연령 다양성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견제기능’도 평균 2.2점이었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과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이 마련되지 않았고 내부거래 역시 별도의 위원회를 두고 통제하지 않았다. 사외이사만의 회의도 전무했다. 대상은 사외이사들이 모든 이사회에 출석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있기 때문에 별도로 사외이사들만 참여하는 회의를 개최해야 할 필요성이 낮다고 기술했지만 해당 회의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제정한 가이드라인이다. 이 밖에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따라 이사 보수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부분으로도 최하점 1점을 받았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평균 2.1점을 받았다. 이사회 평가 시스템이 없었으며 평가 과정이 없으니 평가결과를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사업보고서 등에 공시하는 작업도 없었다.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이사의 재선임에 반영할 수도 없었다. 반면 한국ESG기준원이 평가한 대상 종합 등급은 A등급을 받아 5점을 획득했다.
◇경영성과 최하점, 배당수익률 제외한 전항목 KRX300 평균치 하회
모든 지표 중 최하점을 받은 것은 ‘경영성과’였다. 평균 1.4점으로 채점돼 전체 점수를 큰 폭으로 낮췄다. THE CFO는 경영성과 부문을 투자, 경영성과, 재무건전성 등을 시장 평균치 대비 아웃퍼폼했는지 살폈다. KRX300 종목 중 비금융 기업의 평균치를 냈고 지표의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지표의 상·하위 10% 기업은 제외했다.
대상은 경영지표 11개 중 10개가 1점으로 평가됐다. 1점은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대상 매출성장률(0.57%)과 영업이익성장률(-11.63%) 모두 KRX300 평균치(4.7%, -2.42%) 대비 낮았다. 지난해 소재 부문 부진 탓에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쳤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도 평균치를 밑돌아 1점을 받았다.
그나마 배당수익률이 3.86%를 기록, 평균치인 1.42%를 한참 웃돌아 5점을 받았다. 부채비율은 148.14%로 평균치(91.96%) 대비 상회하면서 1점을 받았다.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배수나 이자보상배율도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다.
대상은 지난해 식품 및 소재사업을 위한 생산설비 정비,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법인의 공장 증설 등으로 CAPEX 투자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작년 사채 증가액이 1893억원으로 집계됐다. 재무건전성 지표가 KRX300 평균치를 하회하게 된 배경으로 분석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한컴이노스트림, '도장 인식 시스템' 특허 취득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 '신생' 안랩클라우드메이트, 최우선 과제 '포트폴리오 강화'
- 나우어데이즈 신곡 '렛츠기릿', 주요 음원차트 진입
- 유연성·독립성 갖춘 코웨이 코디, 시공간 제약 없어 'N잡' 가능 눈길
김현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유동성 풍향계]1.15조 SKB 지분 매입 'SKT', 현금창출력 '자신감'
- [백기사의 법칙]국책은행이 백기사, 한진칼에 잔존하는 잠재리스크
- 금융지주사 밸류업과 '적정의 가치'
- [백기사의 법칙]1,2위사 경영권 분쟁 '진정한 승자'였던 넷마블
- [2024 이사회 평가]대한해운, CEO가 틀어 쥔 사외이사…독립성 취약
- [2024 이사회 평가]사업형 지주사 '동원산업', 이사회 개선은 현재진행형
- [2024 이사회 평가]대상, 이사회 성실한 참여…평가 시스템 '미흡'
- [백기사의 법칙]남양유업 백기사 자처했던 대유위니아, 상처뿐인 결말
- [백기사의 법칙]SM 인수 속 혼재된 흑·백기사 ‘카카오·하이브’
- [2024 이사회 평가]LG전자, 매출 규모 못 미치는 성장성·주가 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