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 조직 꾸리는 코인 거래소…콘텐츠 경쟁 시작되나 두나무 리서치 인력 채용…빗썸은 관(官) 출신 연구소장이 이끌어
노윤주 기자공개 2022-07-06 13:16:47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4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들이 리서치 센터를 신설하며 가상자산 애널리스트를 키우고 있다. 양질의 투자 정보가 없었던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자자에게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코빗과 빗썸은 이미 리서치센터를 운영 중이고 두나무는 관련 인력을 채용하는 단계다. 신뢰도 높은 정보 제공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만큼 리서치센터를 통한 자체 콘텐츠 활용을 도모 중이다.
◇리서치팀 만드는 거래소…증권사 출신 애널리스트 포섭
두나무는 최근 리서치팀 인력 공개채용에 나섰다. 팀장급과 팀원 모두 아직 채용 중이다. 가상자산 산업과 종목에 대한 리포팅 경험이 풍부하고 증권사 애널리스트 경력을 가진 전문가를 찾고 있다.
리서치센터는 투자자보호센터 아래 신설될 예정이다. 국내외 가상자산 시장 동향 파악 및 해외 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리포트 발간이 주요 업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에 백서 번역과 해석 그리고 Q&A 진행 업무가 추가된다. 두나무가 회장사로 참여 중인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투자자 보호 일환으로 쉬운 백서를 제공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 두나무 뿐 아니라 타 거래소도 백서 제공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DAXA를 꾸리기 전부터 해당 포지션을 채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협의체 때문에 팀을 만드는 건 아니다"라며 "우선은 내부 참고용 자료를 마련하게 될 것이고 일반 투자자에게 리서치를 배포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서번역은 오랜 숙원사업이었기에 리서치센터를 신설하면서 시도해 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빗썸은 지난 6월 빗썸경제연구소 산하 리서치센터를 출범했다. 지난해 12월 서병윤 금융위원회 사무관을 영입하면서 경제연구소장 자리를 맡겼다. 리서치센터장으로는 하나금융투자 출신의 이미선 전 애널리스트를 초빙했다. 채권 전문 애널리스트로 12년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오유리 변호사(팀장)를 주축으로 정책연구팀도 마련했다. 오 변호사는 예금보험공사, 금융위원회 등에서 경력을 쌓은 금융 정책 분야 전문 변호사다.
빗썸 경제연구소 측은 "일반 투자자도 양질의 정보를 받아보도록 하면서 정보 비대칭을 줄일 것"이라며 "시장이 건전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코빗도 지난해 연말 정석문 사업개발이사를 리서치센터장으로 선임하면서 활동을 개시했다. 최근에는 주 1회 리포트 발간을 목표로 김민승, 최윤영, 정준영 등 애널리스트를 연달아 섭외했다. 김민승 애널리스트는 가상자산·블록체인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고 최윤영, 정준영 애널리스트는 각 하나금융연구소와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에서 근무한 전통금융 출신이다.
◇상장경쟁 대신 콘텐츠 경쟁 점화…가상자산 펀더멘탈 찾아낸다
업계서는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가상자산거래소 속 리서치센터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테라-루나 사태로 인해 가상자산이 가진 속성과 내재 가치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가상자산 가격 변동 이유를 알아볼 수 있는 시장 펀더멘탈을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대세를 반영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었던 가격 오르내림에 대한 이유를 찾고 시세를 전망하는 방법을 강구 중이다. 크립토퀀트 등 데이터를 파악해 예측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데이터를 추출해 자금 흐름을 파악하는 작업이다. 다만 기술적인 내용이 주를 이뤄 일반 투자자들이 데이터를 해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백서도 마찬가지다.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사업계획서라고 할 수 있는 백서는 대부분 영문으로 작성돼 있다. 사용하는 용어도 어려워 꼼꼼히 살펴보기 어려운 구조다. 거래소와 DAXA가 백서 번역 및 해석본을 제공하려 하는 이유다.
각 거래소마다 리서치센터가 신설되면 콘텐츠 경쟁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빗썸의 경우 유튜브 채널도 준비 중이다. 향후 가상자산 시장 전망, 프로젝트 관계자와 인터뷰 등 정보를 영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코빗은 정석문 센터장이 2년 전부터 '커피브레이크'라는 영상 콘텐츠를 만들면서 마니아 구독자를 형성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상장 규칙이 마련되면 거래소별 상장 종목이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장 코인 종류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면 콘텐츠 쪽으로 방향을 돌려 유저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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