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설비투자 올인' 네패스아크, 실적 도약 발판 다진다②최근 2년간 2100억 투입, 유형자산 확보…시스템 반도체 시장 활기에 투자 '분주'
김소라 기자공개 2022-07-08 07:43:07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6일 13: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후공정 서비스 업체 '네패스아크'가 자본적지출(CAPEX)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코스닥 상장 당시 확보한 공모 자금을 시설 투자에 대거 투입한 데 이어 잇딴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역시 신규 설비 확충을 위한 재원으로 배정했다. 국내에서 시스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육성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에 특화된 사업을 영위하는 네패스아크가 향후 서비스 수요 증가 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네패스아크는 최근 2회차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조달한 300억원 가운데 200억원을 시설 투자 자금으로 배정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테스트 장비 매입에 활용할 자금이다. 현재 반도체 테스트 서비스 주문 물량 확보에 대비해 신공장을 짓고 있는데, 이 시설에 투입할 장비를 마련하는데 CB 조달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네패스아크의 앞선 2년간의 정책적 기조를 살펴보면, 대규모 자금 조달과 설비 투자 흐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우선 지난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약 1년 반 동안 신규 설비 투자에 투입된 자금은 1600억원에 달한다. 이 자금은 모두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 장비를 매입하는데 사용됐다. 재원 마련의 주요한 계기는 2020년 11월 코스닥 상장 당시 진행한 기업공개(IPO)로, 이때 일반 공모를 통해 총 62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네패스아크는 상장 이듬해인 2021년 30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를 신규 발행했다. 해당 회사채는 ESG채권으로 각각 KDB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보증받고 있다. 네패스아크는 조달 자금을 충북 괴산의 신공장 건설 자금으로 활용할 것을 명시했고, 이같은 측면에서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지역 균형 발전에 부합하다는 인증을 받아 ESG채권으로 발행했다. 이자율은 3.31%로 설정했고 만기는 총 3년이다.
네패스아크가 잇따라 설비 투자를 강화하는 것은 산업·정책적인 시스템 반도체 투자 강화 흐름과 맞물린다. 국내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는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 오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 공급량이 늘어나면 제품의 불량 상태를 판단하는 반도체 후공정 서비스 업체들의 역할도 커졌다. 더불어 정부가 'K-반도체' 정책을 내세우며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을 시사하는 등 시장이 전반적으로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여기에 네패스아크는 자체적으로 해외 고객사로도 범위를 확장하면서 이와 관련한 투자 역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최대주주이자 계열사인 '네패스'가 고객사로 확보한 퀄컴 향 투자가 대표적이다. 현재 퀄컴에서 수주한 테스트 물량에서도 일부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향후 안정적인 양산을 통해 꾸준히 매출 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 네패스에서 지난해 말 양산에 성공한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인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징(FO-PLP)' 기반의 제품으로도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FO-PLP 테스트 장비도 여러 차례에 걸쳐 확보했다.
꾸준히 설비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CAPA)을 확보한 결과,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실적이 나타나고 있다. 2021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70% 성장한 114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10% 증가한 27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23.57%로 수익성 면에서도 견조한 편이다.
다만 자본적지출 확대로 비유동자산 규모가 크게 늘면서 뒤따르는 감가상각비용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네패스아크의 유형자산 감가상각비는 2020년 330억원, 2021년 510억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170억원의 감가상각비용이 발생했다. 비록 실제 현금이 나가지 않는 비용이지만, 판매관리비로 잡히기 때문에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향후 설비 증설 효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된다면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네패스아크 관계자는 "아무래도 최근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다 보니 현금 흐름을 관리하는 부분에 신경 쓰고 있다"며 "외부 차입이나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 등에 대해선 적절하게 만기에 맞춰 상환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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