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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안전 거쳐간 인사 155명…금융권 재취업 코스 이동철 KB카드 대표·김형일 기업은행 부행장 등도 몸 담아

고설봉 기자공개 2022-07-08 08:09:55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7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금융안전은 직원수 약 1000여명의 중소규모 회사다. 하지만 주주 및 이사회, 경영진 면면을 보면 금융권 내에서 최상위급에 달할 정도로 강한 맨파워를 자랑한다. 기재부·행안부·예금보험공사·금감원 등 고위직 출신 인사들과 시중은행 퇴직 임원들이 한국금융안전을 거쳐갔다.

금융회사도 아닌 3자 물류사업을 영위하는 한국금융안전에 왜 이토록 화력한 이력의 인물들이 몰렸을까. 금융권에선 지배구조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은행들이 한국금융안전 주요주주로 이사회를 구성하면서 은행 및 유관기관 퇴직자들의 재취업 코스로 한국금융안전을 이용했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안전을 거쳐간 은행 및 유관기관 인사만 155명에 달한다. 대표이사 12명, 감사 12명, 집행이사 32명, 비상임이사(사외이사) 99명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인사들이 상당수 속해 있다.

대표이사는 행정안전부,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 공직 출신과 시중은행 임원 출신들이 주로 임명됐다. 감사는 대부분 시중은행 퇴직자가 맡아온 가운데 관출신 인사들도 일부 섞여 있다. 본부장급으로 채용된 집행이사는 오롯이 은행 주주들 몫이었다. 주로 은행 지점장급 이상 퇴직자들이 재취업됐다.

일각에선 이러한 한국금융안전의 인적 구성을 두고 은행 주주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금융안전 주요 주주인 KB국민·신한·우리·IBK기업은행 등이 퇴직 임원 재취업 코스로 한국금융안전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은행을 감독하고 관리하는 상위 기관의 퇴직자까지 자리를 마련해 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1990년 설립돼 올해로 창립 32주년을 맞는 한국금융안전의 초대 대표는 김행복 전 재무부 비상계획관이었다. 2대부터 5대 대표는 은행 출신이 맡았다. 박영태 전 한일은행 상무, 여현동 전 서울은행 상무, 박장헌 전 한일은행 이사 등이 선임됐다.

이후 류연수 전 예금보험공사 이사가 6대 대표로 선임됐고, 한차례 연임했다. 8~9대 대표는 차례로 행정안전부 출신이 임명됐다. 이상수 전 행안부 과장이 8대, 이병록 전 행안부 과장(광주시 행정부시장)이 9대 대표를 지냈다.

10대 대표는 류찬우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선임됐다. 류 전 부원장보는 한국금융안전 대표를 지낸 뒤 지난해 신한은행 상임감사로 발탁돼 현재 임기를 수행 중이다. 이후 김석 한국금융안전 대표가 11대 대표로 선임됐다.


감사는 주로 은행권 퇴직 임원들이 도맡았다. 초대 감사는 변재용 전 은행연합회 감사가 왔고 이후 2~3대 감사는 대통령경호실 출신 김윤확 씨와 옥치일 씨가 각각 맡았다.

4대부터 11대까지는 모두 은행 임원 출신들이 도맡았다. 김채옥 전 외환은행 본부장, 정흥진 전 신한은행 지점장, 이상오 전 기업은행 지점장, 안병국 전 기업은행 본부장, 박임석 전 우리은행 본부장, 정광성 전 우리은행 부장, 한경섭 전 국민은행 본부장, 전상호 전 농협중앙회 부행장 등이 감사를 역임했다.

본부장급 임원인 집행이사는 은행 퇴직 임원들이 독차지했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총 32명의 은행 퇴직 임원들이 한국금융안전에 재취업했다. 지점장급 이상부터 본부장, 부행장, 준법감시인까지 대부분 은행에서 임원으로 은퇴한 사람들이었다.

최근 10년래 취업자 명단을 보면 김유완 전 우리은행 본부장, 김교성 전 기업은행 부행장, 황구연 전 신한은행 본부장, 장상락 전 국민은행 본부장, 김재국 전 우리은행 본부장, 안동규 전 기업은행 부행장, 편흥섭 전 신한은행 본부장, 신화영 전 국민은해 준법감시인, 최기한 신한은행 본부장, 한인수 전 우리은행 본부장, 서정환 전 기업은행 지점장, 양승재 전 우리은행 본부장 등 이력이 화려하다.

이처럼 은행 및 유관기관 퇴직자들이 한국금융안전에 재취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은행 주주들이다. 4개 은행이 과반 이상 지분을 가지고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에서 사실상 자체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한국금융안전은 낙하산 인사들의 정류장처럼 활용됐다.

은행 주주들은 각 은행별로 1명씩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내려보냈다. 주로 본점 전략부서 부서장(부장급) 등 현직에 있는 임원들이 한국금융안전 사외이사로 선임해 직접 이사회를 움직였다. 이사회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금융권 퇴직자들을 한국금융안전에 재취업하는 일도 이들이 전담했다.


한국금융안전 사외이사로 파견된 은행 부서장들은 재취업자들보다 면면이 하려하다.

이석태 영업총괄그룹장(부행장)이 한국금융안전 이사회에 참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략사업담당 상무였던 2018년 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2년 넘게 재직했다. 현재는 양대열 아크로비스타영업그룹장이 한국금융안전 사외이사로 겸직한다. 그는 2019년 재무기획부장을 역임했다.

국민은행에선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가 과거 한국금융안전 이사회를 거쳐갔다. 그는 2007년 3월부터 2008년 3월까지 국민은행 전략기획부장 자격으로 한국금융안전 사외이사를 지냈다.

한동환 KB경영연구소장도 한국금융안전을 거쳐갔다. 2015년 3월부터 2017년 3월까지 국민은행 전략기획부 수석부장으로 이사회에 참여했다. 현재는 김현래 국민은행 주안역지점장이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2017년 경영기획그룹 조사역 부점장대우일 때 한국금융안전 업무를 시작했다.

기업은행에선 박희성 전 강서제주본부장이 2014년 9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한국금융안전 이사회에 참여했다. 당시 기업은행 종합기획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서치길 전 경영전략그룹장(부행장)이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사외이사 역할을 이어받았다. 당시 서 전 부행장은 전략기획부장이었다.

김형일 혁신금융그룹장(부행장)도 208년 12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전략기획부장 자격으로 한국금융안전 이사회에 참여했다. 현재는 김대근 전략기획부 자회사운영팀 부서장이 한국금융안전 이사회에 참여한다.

신한은행에서 파견했던 임원들은 다른 은행 주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현재는 주로 퇴직한 인물들이 많다. 김기흥 전략기획부 본부장이 2018년 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한국금융안전 이사회에 참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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