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안전, 경영권 분쟁 원인은…임원 자리 배분 탓? 대표·감사 관출신, 집행이사 은행 퇴직임원 공식 깨지자 지배구조 내홍 격화
고설봉 기자공개 2022-07-04 08:22:40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1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금융안전 경영권 분쟁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일까. 은행 주주와 주요 주주인 김석 대표 측 의견이 일치하는 시점은 김석 한국금융안전 대표 측의 지분 매입 이후부터다. 은행 주주 일색이던 한국금융안전 지배구조에 개인 주주가 참여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분쟁의 양상은 크게 김 석 대표 측과 KB국민·신한·우리·IBK기업 등 4대 은행간 불협화음이다. 한국금융안전 경영권과 인사권 등을 놓고 양 측은 2014년 이후 극심한 대립을 시작했다. 특히 양측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린 지점 중 하나인 대표이사 및 감사, 사내이사, 주요 임원 인사권을 두고 갈등이 폭발했다.
김 대표 측이 한국금융안전 지배구조에 진입하기 이전 인사권은 은행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었다. 통상 대표이사는 재무부(현 기재부), 예금보험공사, 행안부, 금감원 등 관 출신 인사들이 맡아왔다. 간혹 은행 임원 출신 인사도 대표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감사는 초창기 주로 은행연합회와 대통령경호실 출신 인사들이 독점하는 자리였다. 이후 2000년을 기점으로 은행 주주들이 돌아가며 퇴직 임원을 감사에 앉히기 시작했다. 외환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은행 출신 인사들이 차례로 감사를 맡았다.
본부장 등 집행이사는 은행 퇴직 임원들이 독차지하는 자리였다. 현재까지 한국금융안전 지배구조 핵심에 등장하는 국민·신한·우리·기업 은행 출신 퇴직자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다. 은행 주주간 한국금융안전 보유 지분율에 맞춰 통상 15% 선에서 한자리씩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집행이사 수는 최근까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2000년 전후로 2명의 집행이사를 각 은행들이 돌아가며 선임했다. 2005년 이후에는 3명으로 늘렸다. 2011년부터 집행이사가 4명으로 늘었다. 국민·신한·우리·기업 등 4대 은행 주주 체제가 굳어진 상황에서 해당 은행에서 각 1명씩 퇴직자를 한국금융안전 경영진에 추천했고, 이사회에서 선임했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가 등장하며 자리 싸움이 시작됐다. 김 대표는 단일 최대주주로서 대표이사 자리를 요구했고 보유 지분율에 맞춰 이사회 의석 2자리도 요구했다. 최대주주로서 그에 걸맞는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은행 주주들은 곧바로 김 대표 의견에 반대를 표명하며 맞섰다.
김 대표는 주주권을 최대한 활용해 이사회에 진입했다. 또 소송 등 방식을 통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았다. 그 결과 은행 주주들과 협의를 거쳐 2019년 7월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갈등이 봉합되는 것처럼 보였다.
김 대표 취임 뒤에도 경영권 분쟁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특히 김 대표가 거듭된 영업손실등 경영부실을 이유로 집행이사들에게 지급되던 성과급을 없애면서 갈등이 극에 달했다. 집행이사 자리가 4명에서 2명으로 줄어들면서 경영권 분쟁은 한층 격화됐다.
김 대표는 취임 이전부터 계속된 경영난과 영업손실 등을 이유로 기존 집행이사들에게 지급되던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통상 집행이사들의 총급여는 퇴직 전 은행에서 받던 급여와 비슷하게 맞춰졌다. 다만 총급여 산출 기준은 달랐다. 기본급은 작았고, 성과급이 많은 구조였다.
성과급이 없어 총급여가 이전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지자 은행 퇴직임원들은 한국금융안전 재취업을 꺼려하기 시작했다. 은행들로선 사람을 보내고 싶어도 지원자가 없어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김 대표에 대한 은행 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 측은 “기존 은행과 관가, 금융당국 등 퇴직자들이 재취업하는 일종의 코스처럼 여겨지던 곳이 한국금융안전이었다”며 “은행 주주들이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장악하고 영업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퇴직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영업적자가 수년째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고, 거기에 동의도 할 수 없었다”며 “성과급 지급을 중단하면서 갈등이 커졌고 은행 주주들의 불만도 더 높아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안전에 주주로 참여한 KB국민·신한·우리·IBK기업 등 은행들은 이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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