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펀딩 가뭄에 VC 섹터 심사역 '이중고' IPO 지연으로 투심위 문턱↑…"인센티브는 옛말, 자리보전도 고민"
최은수 기자공개 2022-07-12 08:31:27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1일 09: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비상장 바이오·헬스케어 벤처 펀딩 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바이오 섹터 전문 VC심사역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각 VC 내부 투자심의위원회가 시장 위축 등을 이유로 투자 승인 문턱을 높이면서 '개점휴업'인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시장 호황기에 입사한 심사역들의 경우 커리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섹터를 옮기기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올해 상반기 VC들은 자체 투자심의위원회에서 바이오텍에 투자를 승인하기 위한 평가 기준선을 대거 높인 것으로 확인된다. 바이오벤처 IPO 문턱이 높아지자 위기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더벨이 집계한 올해 상반기 바이오벤처 펀딩 규모가 작년 동기(1조7212억원) 대비 약 25% 줄어든 1조3170억원인 것도 시장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바이오텍 투자에 대한 투심위 문턱이 높아지자 섹터 심사역들도 좌불안석이다. 특히 바이오 섹터 호황기였던 2~3년전 입사한 주니어 심사역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내부 투심위 의사결정 문턱을 넘지 못해 딜이 무산되면 그만큼 본인 실적도 없어진다. 그렇다고 회수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VC 관계자는 "과거 바이오텍 상장 호황기에는 수억원대의 인센티브를 받는 심사역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자리보전을 신경써야 할 판국"이라며 "VC 대다수가 당분간 바이오 투자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인 만큼 해당 심사역들도 본인의 커리어를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설사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바이오 VC들의 손을 거치지 않은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 프리IPO로 최다 조달액을 확보한 아리바이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조달액 1345억원 전부를 사모펀드 운용사(PE)를 통해 확보했다. 비대면 진료 기대주로 시리즈B에서 400억원을 조달한 닥터나우는 1년 만에 VC를 대상으로 후기 투자를 마무리했다. 다만 해당 딜은 바이오가 아닌 IT 섹터 심사역들이 주도해 마무리지었다.
바이오 심사역들의 경우 다른 섹터 딜을 담당하거나 바이오가 아닌 섹터 투자를 위해 이직하기도 쉽지 않다. 이들은 대개 제약·바이오 현업 경력이나 학력을 토대로 기술력 있는 바이오벤처를 발굴하고자 VC 업계에 입사했다. 바이오텍 기술 분석에 특화한 경력이나 학력을 타 산업군에서도 인정해줄는지는 미지수다.
제약사 출신인 한 바이오 전문 VC 소속 심사역은 "특히 경력 5년 미만 주니어 심사역들은 VC에서 더 커리어를 이어나가기 어렵다 보고 전략적투자자(SI) 수요가 있는 제약사나 각 산업계 투자업무 담당(인하우스)으로의 이직을 고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VC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인맥·학연 등 네트워크로 엮여 클럽딜이라도 노려보거나 버티기라도 가능했다"며 "지금은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각자도생을 하다보니 별다른 지지 기반이 없는 섹터 전문 VC의 고민의 골이 더 깊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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