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구영우 롯데카드 부사장 “카드사 속 캐피탈사 구축 목표”종합금융 부문 포트폴리오 다양화 노력…“시장변화 유연하게 대응”
이기욱 기자공개 2022-07-25 07:13:20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2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순하게 ‘비카드사업 부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카드사 속에서 일종의 캐피탈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구영우 롯데카드 금융사업본부 부사장(사진)은 롯데카드 종합금융 사업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일반적으로 카드사에서 신용판매 사업의 부수 업무로 여겨지는 종합금융 부문을 하나의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비카드사업이라는 표현 대신 종합금융사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서도 그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구 부사장이 이끄는 롯데카드 금융사업본부는 △카드금융실 △종합금융실 △법인영업실 △콜렉션실로 구성돼있다. 카드금융실은 카드론, 현금서비스, 리볼빙 등의 상품을 관리하는 곳이며 법인영업실은 법인고객 영업을 담당한다. 콜렉션실은 채권 회수 업무를 통해 회사의 건전성을 관리한다.
금융사업본부의 메인업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카드금융 사업이지만 최근 회사 안팎으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종합금융 사업이다. 종합금융에는 할부금융, 일반대출, 팩토링, 금융리스 등의 사업이 속해있다. 주로 캐피탈사들이 진출해 있는 시장이며 카드사들은 이중 자동차할부금융 정도에만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구 부사장은 2019년 11월 롯데카드에 온 이후 지속적으로 종합금융 부문 성장에 힘을 쏟았다. 신용판매 부문과 금융사업 부문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뤄야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 문제로 신용판매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져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구 부사장은 “MBK파트너스 인수 후 금융사업본부장으로서 카드금융 본연의 수익성 향상과 콜렉션(채권회수)을 통한 리스크 지표 개선에 주력했다”며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캐피탈영역의 종합금융 체계를 구축해 실적을 개선시키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레드오션이라 수익성이 낮은 자동차금융을 확대하기보다는 캐피탈사 수준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구 부사장이 취임한 이후 종합금융 부문에서 균형 잡힌 성장을 이뤄냈다. 리테일 영업 쪽에서는 자동차금융 자산이 2019년말 496억원에서 지난해말 1352억원으로 172.58% 증가했으며 내구재 할부·리스 자산도 418억원에서 1054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중도금대출, PF대출 등 홀세일 부문 자산도 5292억원에서 2조2385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카드자산 대비 종합금융자산의 비중도 8.1%에서 18%까지 높아졌다. 업계 평균인 15.3%보다 2.7%포인트 높다.
캐피탈업계에 대한 구 부사장의 높은 전문성이 롯데카드의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가능하게 했다. 구 부사장은 한일리스(현 M캐피탈)에 입사하며 금융권에 첫 발을 내디뎠으며 한미캐피탈(현 KB캐피탈) 전략기획팀장,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상무 등을 지냈다. HK저축은행(현 애큐온저축은행) 대표이사도 역임해 2금융권 전체에 대한 이해도 높다. 서로 다른 영역인 리테일 영업과 홀세일 영업에 모두 뛰어난 역량을 보여 업계에서 ‘멀티 플레이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구 부사장은 “캐피탈금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산업 사이클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조선업이 호황일 때는 크롤러(무한궤도식) 크레인이 인기가 좋고 건설업이 좋을 때는 다른 크레인이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켓 변동에 따라 그때 그때 터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다양한 상품 라인업과 각 시장의 호황과 불황을 겪어본 경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 부사장은 카드업과는 다른 캐피탈업의 DNA를 이식하기 위해 캐피탈, 저축은행 업계에서 약 20명의 전문가를 영입했고 교육을 통해 내부 직원들의 전문성을 높여 나갔다.
구 부사장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함께 건전성 관리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전체적인 자산증대에도 불구하고 종합금융 부문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2019년 1.89%에서 0.16%로 줄어들었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에서 부실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는 부동산PF대출에 대해서는 철저한 심사와 사후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 부사장은 저축은행 사태 당시 HK저축은행 부행장으로 있으며 타 저축은행들이 무리한 부동산PF대출 영업으로 인해 무너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HK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사태 이전부터 구 부사장의 주도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인대출, ABL(자산유동화 대출) 등으로 다변화시켜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롯데카드는 현재 부동산PF대출을 △주거용 △수도권 △우량 시공사 등을 위주로 취급하고 있다. 주거용 물건의 비중이 86.6%에 달하며 비주거용도 지식산업센터, 국가·일반산업단지, 물류센터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수도권 사업장의 비중을 절반(49.9%) 정도 유지하고 있고 신용등급 BBB+ 이상 시공사 비중이 96.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구 부사장은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철저한 검증과 사후관리를 통해 PF대출을 취급하고 있고 이미 exit분양률을 초과한 사업장이 9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10%정도도 후분양이거나 계획된 일정대로 진행되는 사업장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캐피탈 영역 종합금융 중에서 부동산PF 대출이 가시적인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편이다보니 아무래도 영업이 그쪽에 집중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실제로는 리테일과 홀세일을 균형 있게 성장시키고 있는 중이고 지난해부터는 리테일 쪽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향후 구 부사장은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대내외 경제 변수들을 고려하며 내실경영에 집중할 예정이다. 카드금융, 콜렉션 등 종합금융 외 다른 사업들도 현재의 개선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구 부사장 취임 후 약 2년반 동안 카드금융 자산은 24.9% 늘어났고 연체율은 1.73%에서 0.91%로 개선됐다.
구 부사장은 “현재로서는 앞으로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쉽게 예측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 2년반동안의 성장을 통해 물량이나 볼륨은 어느 정도 안정적인 규모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카드사뿐만 아니라 캐피탈사들 중에서도 현재 롯데카드처럼 포트폴리오 다양하게 구축해놓은 곳은 많지 않다”며 “앞으로는 신중하게 경제여건을 살펴보면서 그에 맞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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