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인거래소 동향 체크]나스닥 상장한 코인베이스, 득일까 독일까②비트코인 가격에 주가 좌지우지…내부통제·규제로 신뢰도 손상
노윤주 기자공개 2022-07-28 10:45:38
[편집자주]
가상자산은 24시간, 전 세계에서 쉼 없이 거래된다. 국경 없이 거래되는 만큼 해외 거래소를 사용하는 국내 투자인구도 많다. 국내 사업자들이 해외 거래소 동향과 시장 트렌드 파악을 게을리할 수 없는 이유다. 최근에는 글로벌 대형 거래소의 국내 진출 움직임도 포착됐다. 하루 평균 10조원 이상의 거래량을 내는 글로벌 공룡의 합류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기 충분하다. 해외 주요 거래소의 동향과 사업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6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인베이스는 가상자산거래소 중 최초로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이다. 지난해 4월 가상자산 시장 호황을 타고 나스닥에 입성했다. 업계에서는 코인베이스의 상장을 두고 "비주류였던 가상자산이 주류 금융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가상자산 하락장이 찾아오면서 코인베이스 주가도 크게 흔들렸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와 궤를 같이하는 모습이다. 코인베이스 서비스나 실적이 아닌 가상자산 가격에 주가가 좌우되면서 일각에서는 상장이 득이 아닌 독이 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2021년 나스닥 상장…가상자산거래소 중 유일무이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4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추가 투자금 모집이 필요 없다는 판단하에 IPO를 하지 않고 직상장을 진행했다. 주당 준거가격은 250달러(약 32만원), 예상 시가총액은 653억달러(약 85조7000억원)로 정해졌다.
실제 성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상장 첫날 328달러(약 43만원)의 시초가를 형성하면서 준거가를 30% 이상 상회했다. 최고가 기준 시가총액은 1120억달러(약 147조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인베이스는 철저한 규제준수를 무기로 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코인베이스는 경쟁사에 비해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했다. 거래 방식과 서비스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데 최소 거래금액의 0.5%에서 4.5%까지 수취한다.
또 다른 미국 거래소인 제미니의 0.5~3.99%, 이토로의 1%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 수입을 바탕으로 준법감시, 기술 등 인력을 지속 고용해 규제 준수 및 안전한 거래환경 구축에 힘쓰겠다는 게 코인베이스의 입장이었다.
상장 후 코인베이스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과 동일한 흐름을 연출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약 3900만원)까지 하락하면서 주춤했던 지난해 7월에는 코인베이스 주식도 230달러(약 30만원)까지 떨어졌다.
6만7000달러(약 8700만원)를 기록하면서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경신한 11월에는 코인베이스도 역대 최고가인 368달러(약 48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하락장이 이어지고 있는 25일에는 전년 대비 71% 이상 하락한 70.82달러(약 9만원)에 머무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투자 시장에서 코인베이스를 '조금 더 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가상자산'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 가상자산 전문 투자자는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하기엔 리스크가 있다고 느끼는 투자자들이 코인베이스를 선택하는 것 같다"며 "비트코인 시세가 코인베이스 주가에 동일하게 반영되기 때문에 조금 더 안전한 가상자산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의 지난 1분기 실적을 보면 전년도 대비 크게 감소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70% 이상 하락했다. 코인베이스는 1분기 11억6500만달러(약 1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3개월간 코인베이스에서 이뤄진 거래 규모는 3090억달러(약 405조원)다. 이는 매출 12억3500만달러(약 1조6200억원), 거래량 3270억달러(약 430조원)를 기록한 지난해 3분기와 비슷한 수치다.
같은 시기 코인베이스에 예치된 자산은 오히려 700억달러(약 90조원) 가량 증가했다. 가상자산 하락장에도 고객이 자금을 빼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계속된 주가하락에 코인베이스가 자사 경쟁력만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어 상장이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었던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코인베이스는 꾸준히 대형 고객을 유치하고 있고 하락장임을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을 냈다"며 "자체 서비스만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외부 요인에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부거래·증권형토큰 등 신뢰 문제 직면…국내 기업도 상황 예의주시 중
철저한 규제준수를 외치던 코인베이스는 최근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었다. 코인베이스 전 직원이 내부거래 혐의로 기소됐기 때문이다. 상장 예정이었던 25종의 목록을 알아내 사전에 구매하고 150만달러(약 19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해당 직원은 이미 코인베이스를 퇴사했지만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는 사실과 함께 신뢰가 하락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SEC는 최근 9종의 코인을 증권으로 규정했다. 이 중 에이엠피(AMP), 데리바다오(deriva dao) 등이 코인베이스에 상장돼 있다. SEC가 이들 코인을 증권으로 못 박는다면 거래를 지원하는 코인베이스도 SEC 관리 대상에 편입될 수 있다.
이에 코인베이스는 SEC의 주장을 격렬히 반박 중이다. 폴 그레왈(Paul Grewal) 코인베이스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우리가 상장한 코인 중 증권형토큰이 있다는 SEC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코인베이스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와 금융당국이 논의 중인 증권형토큰 규제에 미국의 규제 내용이 담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국내 규제는 해외 사례를 먼저 살펴보고 국내 상황에 맞게 적용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SEC가 어떤 코인을 증권형토큰으로 규정할지 또 코인베이스를 직접 규제할지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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