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주가 상승' 네온테크, 4회차 투자자 차익실현 '임박'①'테마주' 부각 덕 1년 기대 수익률 30%대, 황성일 대표 콜옵션 포기 가능성 '무게'
정유현 기자공개 2022-08-02 07:50:08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네온테크'의 주가 변동이 4회차 전환사채(CB) 투자자에게 차익 실현 기회를 열어줬다. 지난 7월 CB 발행 후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많이 낮아졌지만 올해 들어 UAM(도심교통환경) 테마주로 주목받은 덕분에 반등했다.전환청구권 행사 기간이 도래하자 저가에 보통주를 취득하기 위한 CB 투자자들이 움직임이 개시됐다. 현재 전환될 물량이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 밖에 되지 않아 오버행(대량 매출 출회) 부담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회사 측은 시장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초정밀 절단장비 전문 제조사 네온테크는 작년 7월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4회차 CB를 50억원어치 발행했다. DB금융투자, 에이스투자금융, 파인밸류자산운용 등이 투자에 참여해 CB를 인수했다. 전환가액은 3485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CB 발행 시 0% 이자율을 제시하는 발행사가 많았지만 네온테크는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1.5%를 제시했다. 당시 드론 등 신사업을 통한 사업 성장성은 기대되나 영업적자 상태로 투자 리스크가 있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에게 만기 이자율을 제시하며 하방 안정성을 보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 특약도 걸지 않았다. 주가가 하락한 이후 반등하지 못해 자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도 만기이자율로 일정 수준의 수익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만기까지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고 1.5%의 이자를 받으면 된다. 만약 세 기관이 만기까지 보유시 받을 수 있는 이자는 DB금융투자 5250만원, 에이스금융투자 750만원, CB를 펀드에 담은 파인밸류자산운용은 1500만원 수준이다.
사실 만기이자율이 1.5%로 높게 책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노린 것은 결국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이었다고 봐도 된다. 결과적으로 이 판단은 옳았다. CB 발행 후 지난해 10월 말까지 주가가 전환가액 보다 낮은 2000대를 횡보했지만 11월 들어 반등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도심항공교통(UAM) 관련 정책이 발표된 후 대기업의 투자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테마주'로 묶이며 주가가 우상향했다. 여기에 네온테크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며 주가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올해 1분기 반도체 및 전자부품 시장이 회복되며 전 부문 성장에 따라 영업이익이 3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5월 27일 네온테크 주가는 장중 653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네온테크의 일부 임원은 주가 상승기를 틈타 5500~5700원대에 보유 지분을 처분해 현금을 쥐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되긴 했지만 7월 들어 4500원대가 유지되고 있다. 주가 급등기인 6월에 전환청구권 기간(2022년 7월23일)이 도래했으면 투자자들의 더 큰 차익을 실현할 수 있었지만 현재의 주가도 투자자 입장에서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투자자들은 7월 25일과 27일 양일에 총 53만3712주(18억6000만원)의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25일 청구된 36만1546주는 8월8일, 27일 청구된 17만2166주는 8월12일 상장된다. 현 주가가 이어진다고 보고 26일 종가 4635원을 대입하면, 8월에 상장될 주식으로 투자자들은 우선 6억원대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1년 새 30%대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전환 절차가 마무리되면 시세 차익 물량이 유통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번에 전환되는 규모는 전체 발행 주식의 1.29%에 해당한다. 전환 대기 물량은 90만1004주(31억4000만원)이다. 시세 차익 물량이 쌓일 것으로 보여 오버행 부담도 있다. CB 투자자들이 모두 경영권과 무관한 재무적투자자(FI)인 만큼 공격적으로 주식을 처분해 수익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4회차 CB가 전부 주식으로 전환된다고 해도 전체 발행 주식의 3%대 정도이기 때문에 네온테크 측도 큰 걱정을 하지 않는 눈치다.
네온테크는 4회차 CB 발행 시 콜옵션을 40%(20억원)를 걸며 지배력 안전판을 확보한 바 있다. 하지만 대주주 측은 아직 콜옵션 관련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네온테크는 황성일 대표가 최대주주로 1분기 말 기준 보유 지분율이 47.75%에 달한다. 자사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치면 58.91%로 집계된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아도 지배력을 위협받을 상황이 아니다. 최근 자금 조달을 위해 황 대표가 보유지분 블록딜에 나서는 등 자금이 필요한 상황인 점을 미뤄보면 4회차 CB에 대한 콜옵션을 포기할 것이란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황성일 네온테크 대표는 "이번 전환청구권 행사 건은 투자자 측이 행사한 것으로 콜옵션을 아직 행사하지 않았고 관련해서도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며 "오버행 이슈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은 계속 살필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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