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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SKT, '포괄적교환' 대신 '맞거래' 택한 까닭 신주발행·자사주 유통 가능성 제거, 주가부양 방점…SKT, 스퀘어 지분 고민 해결

김현정 기자공개 2022-07-29 06:22:44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가 SK텔레콤과의 딜에서 여러 선택지 중 ‘지분 맞거래’를 택한 것은 결국 주가부양에 초점을 둔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완전 자회사화에 많이 활용하는 ‘포괄적 주식교환’과 결론적으로 동일한 그림을 만들면서도, 자본확충보다는 주가관리에 포커스를 둬 시장 취득의 방식을 택했다.

결국 하나지주 입장에선 △하나카드 완전자회사라는 명시적 결과물 △주가부양 △그에 따른 주주환원 효과 △지주의 우호지분 확보 △카드의 ICT 역량 강화라는 일거오득의 이익이 생겼다.

SK텔레콤 입장에서도 ‘윈윈’이다. 무엇보다 인적분할 이후 1년 이내 반드시 처분해야 했던 SK스퀘어 지분을 시장 충격 없이 하나카드에 그대로 넘길 수 있게 됐다. 직접적 지분 관계가 하나카드에서 하나지주로 바뀜에 따라 지분가치가 더 높은 하나지주 주식을 보유하게 됐으며 600억원 규모의 SK텔레콤 유통가능 물량 감소 효과도 누리게 됐다.

◇'포괄적주식교환'에 따른 자본확충 기회불구 시장취득 선택…주가관리에 방점

하나지주는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던 하나카드 지분 15%(약 3300억원)을 양도받기로 했다. 하나지주가 카드 지분 대가로 준 현금을 갖고 SK텔레콤은 특정금전신탁 방식을 통해 하나지주 지분 3.1%(7월 22일 종가 기준 3300억원 상당)를 사들인다. 특정금전신탁은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지분을 증권사를 통해 매입하는 방식이다.

타사가 자회사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을 때 이를 사들여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방식엔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게 포괄적 주식 교환이다.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은 자회사의 주식은 모회사가 가져가는 대신에 상장된 모회사 주식을 원래 자회사 주주들에게 교환해주는 방식이다. 모회사 주식을 신주발행하거나 회사 내 자사주가 있다면 자사주를 지급할 수도 있다.

과거 하나지주가 외환은행을 100% 자회사로 만들었을 때와 BNK금융지주 경남은행 완전 자회사화, JB금융지주 광주은행 완전 자회사화, 가장 최근 신한금융지주 오렌지라이프생명(현 신한라이프) 잔여지분 인수 시 모두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을 택했다.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을 활용하면 신주 발행을 통해 자본확충의 효과가 생기게 된다. 공식적 유상증자는 아니지만 신주를 발행하면서 자본 볼륨을 키울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주가엔 썩 좋지 않다. 주식발행수가 많아지면서 희석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만일 하나지주가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을 택한 상황을 가정한다면 지금과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 하나지주는 하나카드를 완전자회사로 만들고 SK텔레콤이 지금과 같이 하나지주 지분을 취득하게 됐을 것이다. 다른 점은 부수적으로 신주를 발행하거나 자기주식을 지급해 시장유통물량이 늘어나게 됐을 것이다. 하나지주는 자사주 3000억원 규모를 보유 중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SK텔레콤이 하나지주 지분을 시장에서 취득하도록 해 기존 하나지주 유통물량을 SK텔레콤이 가져가는 방식을 취했다. 이론적으로는 3300억원어치 주식이 SK텔레콤 곳간에 묶이며 하나지주 주가 상승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이런 선택을 한 데에는 하나지주 자본력이 튼튼하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재무관점에서 볼 때 하나카드 완전자회사화를 추진하며 포괄적 주식교환을 실시해 '자본확충' 기회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보통주비율 여력이 있는 하나지주가 '주가관리'에 보다 초점을 맞추면서 ‘현금매수 그리고 SK텔레콤의 시장취득'의 방식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SK텔레콤, 1년 내 처분의무 있던 스퀘어 지분 깔끔히 정리...'윈윈' 거래

이번 두 회사의 지분 맞거래는 명시적으로는 하나지주의 오랜 숙원이었던 하나카드 완전 자회사화와 SK텔레콤의 하나카드 지분 정리가 해소된 의미 있는 딜이었다.

하지만 고심의 흔적이 엿보이는 여러 재무적 방법들 덕분에 하나지주 입장에선 유통물량 감소 효과를 누리게 됐다. 3%가 넘는 지분을 SK텔레콤에 묶어둔 만큼 이론적으로는 주가 상승을 수반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주주환원 정책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SK텔레콤이라는 든든한 동맹군을 지주 주주로 만들면서 우호지분 확보라는 호재도 생겼다. SK텔레콤은 하나지주와 30년 간 끈끈한 동맹을 이어갔던 곳인데 지금까지는 하나카드 주주였기 때문에 지주 주주총회 등에서 역할을 할 수 없었다. 앞으로 하나지주 주요 의사결정과 관련해 경영진의 의견에 부응하는 SK텔레콤의 의결권 행사가 이뤄질 수 있다.

하나카드의 ICT 역량 강화는 말할 것도 없다. SK텔레콤은 사실상 지주사격이기 때문에 하나카드는 SK텔레콤과의 지분관계를 통해 딱히 얻을 것이 없었다. 하나카드가 SK스퀘어와 직접적 지분 관계로 얽히게 됨에 따라 SK스퀘어 자회사인 11번가, 원스토어, SK쉴더스 등과의 풍부한 협업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SK텔레콤 입장에서도 ‘윈윈’이다. 가장 개운한 지점은 인적분할 이후 1년 이내 반드시 처분해야 했던 SK스퀘어 지분을 시장 충격 없이 하나카드에 그대로 넘길 수 있게 됐다는 부분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인적분할을 통해 SK스퀘어를 출범시켰고 이 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SK스퀘어 지분 0.5%를 올 11월까지 반드시 매각해야 했다. SK텔레콤은 SK스퀘어 지분을 누구에게 팔지 고민하고 있었다. 하나금융과 오랜 기간 신뢰가 쌓여있는 만큼 하나카드에 SK스퀘어 지분을 안심하고 넘길 수 있다.

SK텔레콤의 하나지주 지분 3.3% 인수로 하나지주에 유통물량 주식 수 감소 효과가 일어나는 것처럼 하나카드의 SK텔레콤 지분 684억원어치 인수로 SK텔레콤도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됐다.

또한 오랜 세월 보유 중이었던 하나카드 주식을 훨씬 지분가치가 높은 하나지주 주식으로 바꾸게 된 점도 긍정적이다. 하나카드 지분 3300억원의 가치가 먼 훗날 크게 뛸 가능성보다는 하나지주의 지분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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