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사업구조 재편]㈜한화 장악한 김동관, 건설 지배력 강화 나설까에너지·소재 중심 전환으로 영향력 커질듯…임원진 세대교체는 이미 진행 중
김위수 기자공개 2022-08-01 13:49:19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9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사장(사진)은 그룹 내에서 다수 직책을 맡고 있다.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인 동시에 ㈜한화 전략부문장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특히 김 사장이 전면에 나타나면서 일어난 변화 중 하나는 ㈜한화의 세대교체다. 김 사장이 이끄는 전략 부문과 글로벌 부문 중심으로 인적구성이 눈에 띄게 교체되는 모습이었다.이번 사업재편으로 ㈜한화 글로벌 부문이 에너지·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하게 되며 태양광·케미칼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온 김 사장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떨어지는 방산 사업을 분할하는 점도 김 사장 체제로의 전환에 긍정적이다. ㈜한화에 새로 합병되는 건설 사업에 대한 장악력 확보는 김 사장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화는 이사회를 열고 방산 사업부문을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동시에 한화정밀기계 및 유관 회사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인수하고 자회사 한화건설을 합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화는 우선적으로 오는 11월 1일을 기일로 한화건설을 합병하고, 다음날 2일 방산부문을 물적분할한다. 한화정밀기계 지분 취득일은 내년 1월 3일로 예정돼있다. 내년이 돼야 ㈜한화의 사업재편이 마무리되는 셈이다.
공통조직인 지원·전략 부문 외에 방산·모멘텀(기계)·글로벌 부문으로 나뉘었던 ㈜한화의 사업영역은 재편이 완료되면 모멘텀·글로벌·건설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합병되는 한화정밀기계는 모멘텀 부문으로 병합될 전망이다.
주목할 부분은 글로벌 부문의 변화다. 올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 글로벌 부문에서는 산업용 화약사업과 산업재 무역 등을 영위해왔다. 이번 사업재편에 따라 글로벌 부문을 통해 에너지 및 소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 ㈜한화의 계획이다.
에너지·소재는 김 사장이 한화그룹에서 이끄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분류된다. 김 사장이 처음으로 임원을 단 곳이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큐셀(현재 한화솔루션으로 합병됨)이었고, 한화큐셀이 한화첨단소재에 합병된 뒤에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에서 전무로 재직했다. 이후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합병한 한화솔루션에서 김 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으로까지 승진했다.
㈜한화 글로벌 부문이 에너지·소재를 중심으로 사업을 하게 되면 김 사장의 영향권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글로벌 부문은 이미 세대교체가 완료된 상태다. 양기원 ㈜한화 글로벌 부문 대표이사는 직급이 전무로 김 사장보다 낮을 뿐더러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과 전략 부문 출신이다. 한화솔루션에서 이미 김 사장과 호흡을 맞춘 전력이 있다보니 대표적인 '김동관 라인'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양 전무 이하 글로벌 부문 임원들도 한화솔루션 출신들이 대다수다. 지난 5월 기준 글로벌 부문에는 양 전무를 포함해 전무가 4명, 상무가 10명 있다. 전무 4명 중 3명과 상무 중 2명이 한화솔루션 출신이다. 또 총 10명의 상무 중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김 사장이 ㈜한화에 입사한 시기 혹은 이보다 늦게 ㈜한화에서 임원을 달았다.
모멘텀 부문에서도 눈에 띄지는 않지만 변화가 있었다. ㈜한화 모멘텀 부문 대표이사는 김승연 회장의 복심으로 꼽히는 옥경석 사장이다. 모멘텀 부문의 전무는 2명으로 김 사장이 ㈜한화에 오기 전부터 있었던 인물들이다.
언뜻 보면 변동이 크지 않다. 하지만 김 사장이 부임했던 2020년 ㈜한화에서 모멘텀(당시 기계) 부문에 재직했던 임원들 중 대다수가 현재 ㈜한화 임원명단에서 빠져있음을 알 수 있다.
2020년 모멘텀 부문에는 대표이사를 제외하고 총 9명의 임원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남아있는 인물은 3명에 불과하다. 이중에도 모멘텀 부문에 남아있는 인물은 조성수 전무와 김용주 상무 뿐이다.
5월 말 기준 모멘텀 부문의 임원은 대표이사를 제외하고 12명으로 2020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숫자는 늘어났지만 대부분 신규 선임된 임원인 것이다. 상무급을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단행됐다고 볼 수 있다. 이보다 고위 임원들은 1958년생인 옥 사장이 향후 퇴임하며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의 뿌리산업인 방산 부문에서는 글로벌·모멘텀 부문에 비해 세대교체가 더디게 이뤄졌다. 방산 부문 대표이사직은 한화큐셀 출신 김승모 사장으로 김 사장과 인연이 있는 인물이 맡았다.
다만 임원들의 변화는 다른 사업부문에 비해 크지 않았다. 방산 부문의 임원은 대표이사를 제외하고 29명으로 사업 부문 중 가장 많았는데, 3~4년 이상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임원들이 다른 사업부문에 비해 많은 편이었다. 이질적인 사업이어서인지 한화솔루션 출신 임원들도 없었다.
㈜한화 사업부문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김 사장의 장악력이 낮다고 평가됐다. 방산 부문을 분할해 김 사장이 사내이사로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통합하는 일은 방산 사업에서의 김 사장 영향력을 넓힐 수 있는 묘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편이 완료된 ㈜한화에서는 건설 부문 장악이 김 사장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은 ㈜한화, 한화솔루션과 더불어 김승연 회장이 미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려둔 계열사다. 한화건설의 대표이사는 최광호 부회장으로 한화그룹에 얼마 없는 부회장이다. 1956년생으로 김승연 회장으로부터 신임을 받는 인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임원이 한화건설에 오랜기간 재직해왔다는 사실도 김 사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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