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사업구조 재편]승계 연착륙 준비, '판'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나3세 김동관 사장 방산·건설 영향력 확대...사업구조 재편 '현재진행형'
조은아 기자공개 2022-08-01 13:48:38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9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대규모 사업구조 재편을 실시한다. 2020년 초 한화솔루션 출범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과거 한화솔루션이 그랬듯 이번 작업 역시 한화그룹의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서 김동관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연착륙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김 회장은 아버지 김종희 창업주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29살의 이른 나이에 총수에 올랐다. 준비 없이 올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승계 과정에서도 '연착륙'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그룹의 연착륙은 크게 두 줄기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주요 사업에 김동관 사장의 영향력을 넓히는 동시에 지분 승계를 위한 발판도 마련하고 있다. 이번 사업구조 재편은 김동관 사장의 방산 사업 장악력을 확대하고 건설 역시 김 사장의 직접 지휘 아래 놓는다는 점에서 영향력 확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방산 영향력 확대, 건설도 직접 경영
이번 재편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우선 3개 회사에 분산됐던 한화그룹의 방산 사업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모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서 물적분할된 방산부문을 인수하고, 100%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를 인수하고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도 흡수합병한다.
마지막으로 한화임팩트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파워시스템을 인수한다. 한화파워시스템은 산업용 공기 및 가스 압축기 등 에너지 관련 장비를 제조하는 곳이다.
이번 합병으로 김동관 사장의 방산 사업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현재 ㈜한화에서 사내이사를 지내고 있는데 담당 업무는 전략부문장이다. 전략부문은 재무, 인사 등 일반적인 경영지원 업무뿐만 신사업 발굴 등도 담당하는 곳이다. 방산부문은 사실상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되고 대표이사 역시 따로 있어 그간 김 사장이 방산부문에 크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쉽지 않은 구조였다.
그러나 이번에 방산부문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흡수되면 통합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방산 사업 전반을 아우를 수 있게 된다. 김 사장은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사내이사에 올랐다. 담당업무는 경영 전반에 관한 업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를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기업 규모를 키우고 제품을 다양화해 한국형 '록히드마틴'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 사장이 현재는 단순 사내이사로 머물고 있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자리를 잡고, 김 사장이 경험을 더 쌓은 뒤 대표이사에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화건설이 ㈜한화로 들어오면서 김 사장이 건설부문까지 챙기게 됐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한화건설은 그간 그룹에서 딱히 '김동관 사업'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다. 한화건설은 3월 말 기준 자산 5조8611억원의 대형 회사다. 지난해 매출 2조9513억원, 영업이익 1804억원을 거뒀다.
그룹 입장에서 중요성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3월 경영에 복귀하면서 ㈜한화, 한화솔루션과 함께 한화건설을 선택해 미등기임원에 올랐다. 한화건설의 해외 사업을 직접 챙길 만큼 애착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건설은 이번 합병으로 재무 건전성이 강화되면서 향후 진행될 사업들의 조달비용을 낮추고, 이를 바탕으로 수주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붙였다 뗐다...숨가쁜 사업 재편
한화그룹의 미래와 함께 김 사장의 승계 과정에서 꼽히는 핵심 회사는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다. 이 회사들은 지난 10년 동안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에 사업구조가 크게 바뀌는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외에 한화솔루션 역시 2020년 초 대규모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만들어졌다.
한화솔루션은 한화케미칼과 한화첨단소재, 한화큐셀코리아를 합친 회사다. 2018년 한화케미칼은 100% 자회사이자 모빌리티 경량화 소재, 플라스틱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던 한화첨단소재를 통해 한화큐셀코리아를 흡수합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태양광·첨단소재 사업 외 금융 등 비주력 사업도 영위하고 있었다. 1년 뒤인 2019년 인적분할을 통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사업부문과 지주·금융부문으로 나뉘었고 한화케미칼이 사업부문을 흡수합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업이 바로 한화솔루션이다. 별도법인(한화큐셀코리아·한화케미칼 자회사였던 한화큐셀)으로 나뉘어져 있던 태양광 밸류체인을 한 데 모으고 여기에 미래 사업인 첨단소재는 물론 기존 주력이던 화학까지 한 지붕 아래 들어왔다.
자산총계만 10조원이 넘는 초대형 기업이다. 김동관 사장은 한화솔루션 탄생과 함께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얼마 뒤엔 대표이사에도 올랐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및 유럽 등에서 태양광 모듈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지난해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 기업 RES프랑스도 인수했다. 미국에 생산시설을 갖춘 노르웨이의 폴리실리콘 기업 REC실리콘 지분을 인수하며 미국에서 태양광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경영 효율성 제고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100% 자회사로 있던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도시개발을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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