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운용을 움직이는 사람들]'이기는 게임' 지향하는 홍성필 해외부동산본부장③보험사·운용사 두루 경험…딜 발굴로 외형 성장 방점
윤종학 기자공개 2022-08-12 08:08:30
[편집자주]
KB자산운용은 1988년 국민투자자문으로 출범해 올해로 설립 34년차를 맞았다. 국내외 주식 및 채권형 펀드를 비롯해 인프라, 부동산 펀드 등 다양한 투자 분야에서 성과를 일궈내면서 올해 2월 운용자산 100조원을 돌파, 국내 자산운용사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톱티어 하우스로 성장했다. 중국 상해 법인과 싱가포르 법인, 베트남 사무소 등 해외 인프라를 구축한 데 이어 퇴직연금과 가상자산 시장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KB자산운용에서 성장과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인물들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9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실 안보는 투자’. 홍성필 KB자산운용 해외부동산본부장(사진)의 투자 원칙이다. 운용본부 헤드라면 수익률을 앞세우기 마련이지만 그는 위험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특히 해외 부동산 투자는 실사의 어려움 등으로 국내 부동산 투자보다 리스크 관리가 어려운 투자 분야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환매중단, 디폴트 등이 발생하곤 한다.KB자산운용 해외부동산본부는 2018년 설립 이후 무사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홍 본부장은 투자자들에게 손실없는 투자 기회를 제공해 이 기록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순히 보수적으로 투자해 수익률을 차순위로 두겠다는 뜻은 아니다. 사고 날 위험이 적은 좋은 딜을 발굴해 오면 리스크 관리는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출자에서 투자까지, LP에서 GP까지 섭렵
홍성필 본부장은 보험사와 자산운용사에서 근무해 LP와 GP를 모두 경험한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1974년생인 그는 2001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푸르덴셜생명에 입사, 금융권에 첫 발을 디뎠다. 첫 부서인 영업기획파트에서 근무하며 보험사의 수익모델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보험사의 수익모델은 크게 본업인 보험영업 수익과 자산운용을 통한 투자 수익으로 나눌 수 있다. 당시 금융위기가 오기 전 모든 자산 가치가 상승하던 시기였던 만큼 운용쪽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06~2007년 옥스퍼드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공부하며 운용에 대한 관심도는 더 깊어졌고 이듬해 푸르덴셜생명으로 복귀하며 기존 기획부서가 아닌 자산운용본부로 이동했다. 이 시기부터 직접적으로 운용을 시작했다. 주로 일반계정을 활용해 주식과 대체자산 등에 투자했다. 대체자산 중 부동산 투자는 국내 투자 위주로 추진하며 오피스, 기숙사 등 수익률이 높은 투자들을 단행했다.
자산운용본부에서 근무하던 중 해외부동산 투자의 역량을 쌓을 기회가 생겼다. 2013년 미국에 위치한 푸르덴셜생명 본사의 글로벌 포트폴리오부로 이동하게 된다. 그는 “해외 부동산 투자를 직접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자산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다”며 “당시 M&A 활동도 주요 업무였는데 해당 기업의 투자자산을 실사하는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부동산 자산을 보며 시장, 밸류에이션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키웠다”고 회상했다. 2016년부터는 푸르덴셜생명의 대체자산부 부서장으로 합류해 초기 부서 셋업과정을 맡았다. LP인 보험사 투자부문에서 다룰 수 있는 분야는 대부분 다뤄본 셈이다.
홍 본부장은 2021년 KB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기며 한 번도 도전에 나섰다. 그는 “이제껏 LP로만 일했는데 새로운 사이드인 GP에서도 운용을 해보고 싶었다”며 “결국 LP와 GP에서 모두 근무한 특이한 이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성장엔진’으로 육성 포부
홍성필 본부장은 해외부동산본부를 대체투자부문의 성장엔진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펀드 수탁고로 대변되는 양적 성장만 꾀하는 것이 아닌 질적 성장까지 챙기겠다는 방침이다. 투자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는 고금리, 인플레이션 이슈가 오히려 해외부동산 투자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부동산 자산은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이며, 변동 금리부 부동산 대출 펀드의 경우 금리 상승의 효익을 볼 수 있는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는 “과거 부동산 에쿼티 펀드의 성과를 분석해 보면 변동성 확대 시기에 설정된 펀드들의 성과가 우수하다”며 “인플레이션, 금리상승 등의 환경에서 부동산 투자가 당분간 침체될 수 있지만 동시에 차후 상승 싸이클을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다만 변동성 높은 시기에 좋은 매물을 고르지 못하면 부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해외부동산운용 전략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해외 GP들과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협업을 강화해 우수한 해외 블라인드 펀드 라인업을 구축해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 투자자의 해외부동산 투자 수단으로 해외 GP가 운용하는 블라인드 펀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실물 자산 투자의 경우 우량 자산 선별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구조적으로 수요가 강하고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섹터, 지역적으로 산업 및 매크로 경제 측면에서 성장이 예상되는 곳,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투자 자산 등을 선별해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리테일용 해외부동산 투자 상품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주로 해외 개방형 부동산 펀드를 보유한 GP들과 협업을 강화하고 KB자산운용의 상장 리츠 운용 역량을 활용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홍 본부장은 “해외의 경우 이미 GP상품을 통해 개인들이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 크게 형성돼 있다”며 “국내에서도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자산배분 시장이 커지고 있어 리테일용 상품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 해외부동산본부는 2018년 신설된 젊은 조직이다. 그는 2018~2021년 초기 세팅이 마무리된 만큼 수탁고를 키우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KB자산운용 해외부동산본부의 펀드 수탁고는 2020년 말 1조원에서 2022년 상반기 2조2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약정액 기준으로는 3조원을 돌파하며 연내 목표를 조기달성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윤종학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세실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이향미 칼라앤터치 대표, 원단사업 투트랙 전략 주도
- [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양호한 동서, 이사회 시스템 구축 '미흡'
- [2024 이사회 평가]평가개선 우수 호텔신라, 경영성과 개선 과제
- [2024 이사회 평가]CJ대한통운, 우수한 참여도 속 아쉬운 '평가개선'
- [thebell note]이상고온과 날씨경영
- [한세실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정순영 총괄법인장, 중미 수직계열화 최우선 과제
- [유통가 인사 포인트]CJ, 위기의식 반영 임원인사 단행...허민회 그룹 소방수 역할
- [한세실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신수철 총괄법인장, 핵심 생산기지 '베트남' 사령탑
- [한세실업을 움직이는 사람들]'현장형 리더' 김경 대표, 섬유산업 위기 속 믿을맨
- '주인 바뀐' 푸드나무, 이사회 재편…펫푸드 힘 싣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