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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코퍼 지분 매입한 정몽혁 회장 장녀, 장남 앞섰다 3.6억 들여 3만주 추가 확보, 삼남매 중 지분 최다

유수진 기자공개 2022-08-29 07:47:3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5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의 장녀 정현이씨가 최근 그룹 지주사인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지분을 매입했다. 이로써 보유지분이 동생이자 정 회장의 장남인 정두선 전무보다 많아졌다.

이를 계기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의 후계구도에 변화가 생길 지 주목된다. 그동안 재계에선 둘째인 정 전무가 사실상 그룹 후계자로 낙점됐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정 회장의 세 자녀 중 유일하게 회사 경영에 참여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론 이번에 지분을 산 큰딸도 2년 전부터 그룹 계열사로 묶이는 가족회사 대표를 맡아오고 있다.

정 회장의 맏딸이자 범현대가 3세인 현이씨는 19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주식 3만155주를 장내 매입했다. 이에 따라 보유 주식수가 이전 4만928주(0.45%)에서 7만1083주(0.78%)로 늘었다.

삼남매 중 막내(차남)인 정우선씨도 같은 날 지분을 샀다. 2만5175주를 취득해 지분율이 0.32%(2만9520주)로 높아졌다. 두 사람은 지분 매입에 각각 3억6000만원, 3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외부 조달 없이 보유자금으로 해결했다.


이로써 최대주주인 정몽혁 회장 등 특별관계자 지분율이 기존 27.95%에서 28.56%로 높아졌다.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의 지분구조는 '정 회장→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현대코퍼레이션 및 기타 계열사' 형태다. 지주사를 통해 그룹 전반을 거느린다.

이번에 정 회장의 세 자녀간 지분 순위에 변동이 생겼다. 이전까지는 둘째인 정 전무가 가장 많았으나 현이씨가 역전하며 나이순으로 바뀌었다. 정리하면 △정현이(7만1083주·0.78%)씨 △정두선 전무(4만9056주·0.54%) △정우선(2만9520주·0.32%)씨 순이다.


세 사람이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지분을 처음 매입한 건 2019년 8월이다. 현이씨가 2만928주(0.23%), 장 전무가 2만5056주(0.28%), 우선씨가 4345주(0.05%)를 각각 사들였다. 이후 막내를 제외한 두 사람이 지분을 추가로 샀지만 순서가 바뀌진 않았다.

현재 보유 주식수와 지분율이 미미한 수준이라 그룹 지배력과 관련해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다만 오너의 자제가 지주사 지분을 추가로 사들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승계와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이슈기 때문이다.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기엔 이르다는 얘기가 많다. 정 회장이 1961년생(62세)으로 아직 젊고 건강해 한창 경영활동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삼남매의 보유지분 등을 고려하더라도 후계자가 정해졌다고 보긴 어렵다. 특정인에게 지분이 집중돼 있지 않다.

그럼에도 재계에선 장남 정 전무가 회사를 물려받을 거란 관측이 기정사실화 돼왔다. 세 자녀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단 이유였다. 2014년 현대종합상사 법무팀에 입사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한 그와 달리 누나는 아예 회사와 무관한 행보를 걷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동생은 어렸다. 20대 중반인 우선씨는 지난해 군복무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세간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장녀인 현이씨 역시 2년 전부터 그룹 계열사인 조명 제조·도매업체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 대표이사를 맡아오고 있다. 오너일가가 100% 지배력을 행사하는 소규모 비상장사다. 부친 정몽혁 회장이 2002년 현대오일뱅크를 떠나 직접 차린 곳이다.

정 전무처럼 그룹의 주요 계열사에 정식으로 입사해 단계를 밟은 건 아니지만 회사경영과 일절 무관한 상황은 아니란 얘기다. 향후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지분 매입이 재계에 널리 퍼져있는 정 전무로의 후계구도에 변화가 생기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이 될 지도 관심이다.

현대코퍼레이션그룹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지분 매입 배경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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