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e Index]태광 오너들의 전폭 지원, 흥국증권 자기자본 1000억 돌파태광그룹 이호진·이현준 부자, 12년만의 유상증자 참여…IB 비즈니스 '탄력'
이지혜 기자공개 2022-09-02 08:18:22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5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전폭적 지원으로 흥국증권의 몸집이 불어났다. 이 전 회장과 그의 장남 이현준씨가 유상증자로 흥국증권을 지원한 덕분에 자기자본 1000억원의 벽을 넘어섰다.순자본비율(NCR)도 대폭 상승했다. NCR은 경상적 위험에 대비한 자본완충력을 가늠하는 지표로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자본적정성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자본력이 좋아지면서 흥국증권이 투자은행(IB)사업을 확대하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흥국증권은 그동안 자본력이 떨어져 IB사업을 강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앞으로 위험인수 확대, 자기자본 투자 등에 나설 수 있게 됐다.
◇12년 만의 유상증자, 오너일가 ‘전폭 지원’
흥국증권이 올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자기자본 12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보다 52% 증가했다. 흥국증권 사상 최대 규모다. 흥국증권은 2018년 자기자본 600억원을 넘어섰는데 불과 4여년 만에 자기자본이 두 배가량 불어났다.
자기자본은 증권사의 시장 지배력을 판단하는 핵심적 지표다.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사업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본시장법 및 시행령에 따르면 증권인수 업무를 영위하기 위해서는 500억원, 장외파생업무를 진행하려면 900억원의 자기자본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흥국증권의 자기자본 확대는 오너일가의 전폭적 지원 덕분이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137억5000만원, 이 전 회장의 장남인 이현준씨가 100억원, 계열사 티알엔이 62억5000만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흥국증권에 투입했다. 티알엔은 흥국증권 지분을 30% 이상 보유한 회사로 이 전 회장과 이현준씨가 지분을 90%가량 보유한 회사다.
태광그룹 오너일가가 흥국증권에 200억원 이상 자본을 직접 투입했다는 것이다. 흥국증권이 유상증자를 시행한 것은 12년 만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흥국증권 관계자는 “자금운용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재무적 융통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다만 흥국증권의 지배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흥국증권은 이 전 회장이 최대주주로 지분을 60% 이상 보유하고 있다.
◇자기자본·NCR 대폭 개선, IB사업 탄력받나
자기자본 확대는 흥국증권의 IB사업 강화에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흥국증권은 약한 자본력으로 위험인수에 제약이 있어 IB사업 수익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까지 흥국증권의 IB부문은 중개와 자문 위주로 사업을 진행해 리스크는 없었지만 수익 확대와 딜 소싱에 제약이 있었다”며 “향후 자기자본 투자를 병행하는 전략으로 IB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흥국증권은 2017년 이후 IB영업인력을 대거 충원하면서 IB부문 수익을 확대하고 있다. 영업순수익 기준으로 IB부문 실적은 2018년 152억원에서 지난해 367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도 IB부문의 실적 호조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흥국증권은 내부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올 상반기 IB부문 실적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48% 증가했다고 밝혔다.
흥국증권 관계자는 “IB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도 순이익이 증가했다”며 “IB부문 전반에 걸쳐 모든 팀이 고르게 수익을 내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딜 위주로 자기자본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자본이 불어나면서 NCR도 대폭 개선됐다. 연결기준으로 흥국증권의 NCR은 상반기 말 기준 551.5%를 기록했다. 2017년 이래 지난해까지 300%였던 점을 고려하면 비약적으로 상승한 셈이다.
업계 평균에 버금가는 수치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증권업계 평균 NCR은 690.9%다. 흥국증권과 자기자본 규모가 1000억원대인 DS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등의 NCR이 300%대인 점을 고려하면 흥국증권이 자본적정성 측면에서 훨씬 우위에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자본은 유사 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흡수하고 채무상환능력을 높이는 완충작용을 한다”며 “NCR이 높은 증권사일수록 손실 완충력이 높은 것으로 인정돼 재무안정성이 좋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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