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북미 '라면+건기식·대체육' 투트랙 시동 [라면 빅4 경영분석]국내사업 포화 해외서 돌파구 모색, '신동원 회장' 낙점 신사업 본격화
이우찬 기자공개 2022-09-08 08:04:08
[편집자주]
인구 절벽으로 국내 식품시장이 정체기에 빠진 가운데 라면시장도 양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성장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라면사업 외길을 걸어온 주요기업들은 저마다 살길을 모색 중이다. 사업을 다변화하고 해외에서 판로를 개척하는 등 돌파구 찾기에 분주하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국내 주요 라면 제조사들의 사업 현황과 재무 상황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5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면시장 1위 기업 농심에게 '라면'은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신라면'을 비롯해 50%를 상회하는 국내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지만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라면 쏠림 현상은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농심은 우선 핵심 경쟁력을 보유한 라면사업 돌파구를 미국 2공장 등 해외에서 찾고 있다. 국내 라면시장에서는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전인 건면사업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농심은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육이라는 신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고 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사업이다. 건기식, 대체육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라면기업에 머무르지 않고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색채를 더욱 짙게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2공장 준공, 건면시장 확대 병행
농심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에 있는 2공장을 앞세워 라면사업 도약을 꾀한다. 2공장은 농심이 2005년 미국에 1공장을 준공한 이후 17년 만에 문을 열었다. 2공장에서만 3억5000만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1공장까지 더해 총 라면 생산능력은 연간 8억5000만개에 달한다.
농심은 2021년 기준 3억9500만달러 수준의 미국 매출을 2025년까지 8억달러로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농심 관계자는 "미주 지역에서 저렴하고 간단히 먹는 스낵 개념이었던 라면이 한끼를 대체할 수 있는 디시(Dish)로 거듭나면서 라면사업 확대를 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 등 K-문화 파급 효과도 농심 라면사업 확대에 동력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건면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을 방침이다. 최근 출시한 '후루룩 쌀국수 미역국'은 건면 타입의 제품이다. 지속해서 건면 라인업을 늘릴 계획이다. 농심은 신라면 건면을 중심으로 시장 확장을 꾀했으나 국내 건면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 2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심은 라면 이외 신성장 동력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건기식과 대체육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동원 회장이 작년 7월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건기식, 대체육을 미래 먹거리로 가져가야 할 신사업으로 강조했다"고 말했다.
앞서 농심은 지난 2015년 '검은콩 펩타이드'를 선보이며 건기식 시장에 발을 담갔으나 당시에는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지방, 혈압, 혈당 감소 등의 효능에 특화된 제품으로 마케팅을 진행했으나 이 제품은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
최근 프로바이오틱스 신제품 '라이필 바이탈 락토'를 출시하며 건기식 재도전에 나선 상황이다. 이는 건기식 사업 확대를 의미한다. 2020년 '라이필 더마 콜라겐' 이후 2년여 만에 콜라겐 외 카테고리에서 처음 선보이는 제품이다. 라이필 더마 콜라겐의 경우 바이옴, 프로틴 등 다양한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누적 매출 700억원을 기록했다.
라이필 바이탈 락토는 키즈, 패밀리 형태로 출시된다. 세계 3대 유산균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다니스코사의 유산균과 농심이 개발해 특허받은 유산균을 배합한 게 특징이다.
농심은 대체육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농심은 지난해부터 대체육과 조리냉동식품,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식물성 치즈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비건브랜드 '베지가든' 사업 키우기에 나섰다.
지난 5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을 출점한 것도 대체육 사업의 연장선에 있다. 농심은 비건 문화 확산과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소비 흐름 변화에 맞춰 비건 레스토랑 오픈을 추진해왔다.
농심은 대체육 핵심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이를 활용한 신메뉴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지가든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으로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 고기 특유의 육즙을 구현했다고 한다. 대체육 제조 기술 중 가장 발전된 형태로 알려졌다.
다만 비건 레스토랑이 농심의 외식사업의 확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농심 관계자는 "비건 레스토랑은 일종의 대체육 사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가 출점 계획은 현재 없다"며 "점포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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