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프로파일]'패시브에서 액티브까지' ETF 개척자 타임폴리오 김남의 본부장삼성운용 출신 1.5세대…각종 '최초' 타이틀로 시장 각인
윤종학 기자공개 2022-09-06 08:11:02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1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2002년 개화해 이제 막 20년을 넘어섰다. 초기 패시브ETF 위주로 성장하며 채권, 해외주식, 레버리지 등으로 영토를 넓혀왔고 최근에는 기초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목표로 하는 액티브ETF로 그 열기가 옮겨가고 있다. ETF가 국내 투자시장에서 자리매김하는 개척의 흐름 속에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본부장(사진)이 있다.김 본부장은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에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가까이 근무한 베테랑이다. 국내에 ETF를 처음 도입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 대표 등 업계 대표 주자들과 동고동락한 1.5세대 운용역이기도 하다.
2017년 국민연금공단으로 잠시 자리를 옮겼지만 2021년 대규모 자금 운용 경험을 장착한 채 다시 ETF업계로 복귀했다. 복귀 무대는 ETF 시장의 또다른 개척지인 액티브ETF였다. 김 본부장은 액티브ETF 시장에 도전장을 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ETF본부를 이끌고 있다.
◇성장스토리: "패시브 운용역서 액티브 운용역으로"
김남의 본부장은 아버지를 따라 중고등학교 시절을 영국에서 보내며 수학, 경제, 경영에 흥미를 느꼈고 이는 한국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입학으로 이어졌다. 경영, 금융, 수학 등이 어우러진 복합학문을 배우며 대학시절부터 금융권에서 근무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시에는 돈을 많이 벌고 싶으니 돈이 있는 곳에서 근무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컸다.
대학교 3학년 방학부터 외국계 증권사에서 인턴생활을 하며 금융권의 문을 두드렸다. 인턴생활을 이어가던 중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의 모집 공고 소식을 듣고 공채로 입사하게 됐다. ETF가 국내에 도입된 초기였던 만큼 다양한 ETF상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당시 ETF는 벤치마크 지수의 성과를 추적하는 패시브 형태가 주를 이뤘다. 자연스럽게 김 본부장도 패시브 운용역으로 성장했다.
김 본부장은 9년 간 적을 둔 삼성자산운용을 떠나 국민연금공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규모 자금을 운용해 볼 수 있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전 경력을 살려 국내주식의 패시브운용을 맡았다.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며 금융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키우고 제한된 조건하에 운용하는 법을 배웠다.
2021년 ETF업계로 돌아오며 기존에 운용하던 패시브ETF와는 다른 액티브ETF를 선택했다. 기존 패시브ETF와 달리 지수대비 플러스 알파를 만드는 요소가 도전의식을 자극했다. 기존에는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던 액티브 투자를 ETF로 선보일 수 있다는 점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을 선택한 이유였다.
김 본부장은 "패시브운용은 결국 벤치마크가 되는 지수를 추적하는 것이 목표지만 액티브운용은 운용능력에 의한 알파를 추구하는 영역"이라며 "오히려 대형자산운용사보다 헤지펀드 트랙레코드를 통해 종목 발굴에 역량을 입증한 타임폴리오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투자스타일 및 철학: "시장을 이기는 투자"
모든 ETF는 기본적으로 벤치마크 지수를 쫓는 것이 제1 원칙이다. 종목의 개수, 분야 등에 관계없이 담을 수 있는 펀드운용역보다 운신의 폭이 좁은 셈이다. 김남의 본부장은 ETF운용의 핵심을 제한된 조건하에서 종목을 선정해 지수대비 초과수익을 거두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본부장은 "ETF는 거래소에 상장된 펀드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혀있는 상품인 만큼 투자스타일에도 차이를 둘 수 밖에 없다"며 "지수를 추종하는 안정적 운용 위에 어떤 포트폴리오를 녹여내는지에 따라 지수와 승부의 승패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시장을 이기는 투자스타일에 집중하는 이유는 김 본부장이 ETF상품을 바라보는 관점과 맞닿아 있다. ETF 상품의 핵심은 포트폴리오 제공과 유사하다. 실제 개인투자자가 직접 시장 지수에 동일하게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ETF 투자 요인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차별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기보다 먼저 우량종목을 선점해 투자시기에 따른 초과수익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패시브ETF는 벤치마크가 되는 특정 지수의 성과를 추적하는 것이 목표지만 액티브ETF는 운용역량에 의한 알파를 추구하는 영역이다. 운용역의 운용 노하우에 따른 성과가 확연히 드러나는 상품인 셈이다.
김 본부장은 "액티브ETF는 국내에서는 새롭게 시도되는 분야"라며 "기존 패시브형 보다 종목 선택 등 운신의 폭이 넓어진 만큼 지수 대비 초과수익의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랙레코드1: 삼성자산운용 최초 ETF들에 발자국 남겨
김남의 본부장은 삼성자산운용에서 선보인 ETF 최초 타이틀에 대부분 참여했다. 2007년 국내 최초 해외ETF인 'KODEX 차이나H', 2008년 국내 최초 테마형ETF인 'KODEX 삼성그룹', 2010년 아시아 최초 레버리지ETF인 'KODEX 레버리지' 등이 대표적이다.
투자설명서상 운용역으로 이름을 올린 것만 추려도 약 20종에 이른다. KODEX 운송, 보험, 은행, 자동차, 철강, 에너지화학, 건설, 반도체, 증권, 자동차 등 주식섹터와 KODEX 차이나A50, KODEX 일본TOPIX100, KODEX 미국S&P에너지, KODEX 미국S&P산업재, KODEX 미국S&P바이오 등 해외 섹터 등 패시브ETF 섹터 전반에 걸쳐 운용했다.
특히 KODEX 레버리지는 여전히 시가총액 최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흥행상품이다. 8월말 기준 시가총액 2조1706억원을 기록해 전체 ETF 순위 3위에 올라있다.
ETF 외에도 태국 운용사의 ETF 자문과 일본 TSE 교차상장 업무 등에도 참여했다. 100억원 규모의 중국 재간접 공모펀드와 4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ETF 변액펀드도 운용했다.
김 본부장은 "ETF 도입기에는 조직이 세분화 되지 않아 최초로 선보이는 다양한 상품을 직접 다룰 수 있었다"며 "특히 운용 뿐 아니라 마케팅, 상품개발 등 모든 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트랙레코드2: 국민연금공단 기금 '58조' 운용
김남의 본부장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국내주식 투자 자금을 운용했다. 패시브투자팀에서 전임운용역으로 근무하며 약 58조원에 달하는 돈을 직접 굴렸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는 액티브 운용과 패시브 운용으로 이뤄지며, 액티브 운용 중 일부는 외부 운용사에 위탁한다. 반면 패시브 운용은 전액 기금운용본부 내에서 직접 운용하고 있다. 운용유형별 투자비중은 액티브 운용이 67%, 패시브 운용이 33%다. 김 본부장은 패시브 운용을 담당하는 전임 운용역이었다.
국민연금 패시브 운용은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김 본부장은 2019년 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가 붕괴된 시기를 제외한 2017년(0.75%포인트), 2018년(0.71%포인트), 2020년(0.59%포인트) 기간 동안 모두 초과수익률을 달성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은 공공자금의 성격을 띄고 있다. 국민연금기금 운용원칙을 보면 수익성, 안정성, 공공성, 유동성, 지속가능성, 운용 독립성 등을 충족해야 하며, 사전에 투자가능 종목군을 구성하고 투자가능종목군에 포함된 주식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한다. 운용의 난이도가 높은 셈이다.
김 본부장은 "국민연금에서 운용역으로 지내며 금융에 대한 도덕적 책임감을 배웠다"며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만큼 제약도 많아 금융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도 키울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시장점유율보다 초과수익률"
김남의 본부장은 외형을 키우는 것보다는 초과성과를 통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액티브ETF 하우스로서 필요한 상품군을 대부분 갖춘 만큼 각 상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운용에 집중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해 ETF 시장에 진출해 6개의 ETF상품을 출시했다. 'TIMEFOLIO Kstock', 'TIMEFOLIO 이노베이션', 'TIMEFOLIO 탄소중립', 'TIMEFOLIO K컬처액티브', 'TIMEFOLIO 미국나스닥100', 'TIMEFOLIO 미국S&P500' 등 모두 액티브ETF 상품이다. 9월 월배당 상품을 출시하면 당분간 신규 ETF 상장 계획은 없다.
김 본부장은 "앞으로도 패시브, 채권형 상품 출시를 염두해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을 키우는 것보다는 시장 대비 초과수익률을 보여주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패시브ETF는 지수를 온전히 추종하기 때문에 다양한 지수를 토대로 라인업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이 유망해 투자를 원하는 고객 수요가 많다면 패시브ETF에서는 관련 주식을 지수화해 ETF를 새롭게 출시해야 한다.
반면 액티브ETF는 기존에 운용하는 상품 내에서 엔터테인먼트 투자 비중을 높이면 된다는 방식이다. 액티브ETF 상품별로 대분류 섹터만 나눠 놓고 내부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면 돼 패시브ETF에 비해 상품 수가 적어도 되는 셈이다. 투자자들이 액티브ETF에 투자하면 종목, 섹터 선정은 오롯이 운용역에게 맡기게 된다. 고민해야 되는 부분은 오직 수익률 하나다. 절대수익률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와 유사하다.
김 본부장은 헤지펀드 하우스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역량을 결합해 초과성과를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국내 주식 롱숏 비중을 80~90%로 유지하는 멀티전략으로 수익률 기준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하우스다. 이미 시장에 입증된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헤지펀드 부문이 선별한 종목들을 액티브ETF 포트폴리오에 반영한다.
김 본부장은 "압도적인 성과를 유지하고 있는 헤지펀드의 운용전략이 ETF본부와 공유되며 정해진 ETF만의 룰에 맞춰 적용시켜 운용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에 힘써왔다"며 "그동안 고액자산가 등 한정된 투자자들만이 접할 수 있던 타임폴리오의 펀드를 액티브 ETF라는 비히클을 통해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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