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현대重그룹 인사, 관전 포인트는 권오갑 회장지주사 HD현대 대표이사 임기 내년 3월 종료, 올해 인사에서 연임 여부 결정
강용규 기자공개 2022-09-14 07:32:36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매년 10~11월에 사장단 등 주요 임원들의 인사를 실시해 왔다. 올해 임원인사에서는 권오갑 회장의 그룹 지주사 HD현대 대표이사직 연임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이미 현대중공업그룹의 리더십은 전문경영인인 권 회장에서 오너 3세 정기선 사장으로 옮겨가는 중이다. 재계에서는 권 회장의 HD현대 대표이사 연임 여부가 현대중공업그룹의 오너경영체제 전환과 맞물려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HD현대에 따르면 권오갑 회장의 대표이사 임기가 2023년 3월30일 만료된다. 올해 임원인사를 통해 재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권 회장은 현대중공업그룹에서 거대한 상징성을 지닌 전문경영인이다. HD현대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제일 가는 ‘복심’으로 정 이사장으로부터 아들인 정기선 사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준비작업까지 떠맡았다.
현대오일뱅크의 재인수와 경영 안정화, 옛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체제 구축 등 그룹의 변곡점마다 직접 나서 경영능력을 보였다. 권 회장이 역임 중인 HD현대 대표이사라는 직책과 회장이라는 직급은 모두 그룹에서 가장 높은 자리다.
다만 권 회장은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 임원인사를 통해 HD현대 대표이사와 겸직하고 있던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HD현대 대표이사마저 내려놓는다면 한국조선해양, 현대오일뱅크, 현대제뉴인의 미등기임원직만이 남는다.
재계 관계자는 “정기선 사장이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만큼 권 회장의 역할이 점차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만약 권 회장이 HD현대 대표이사에서도 물러난다면 그룹의 리더십이 성공적으로 교체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 임원인사에서는 권 회장이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는 것과 맞물려 정기선 부사장의 사장 승진과 HD현대 및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내정이 함께 실시됐다. 직책만 놓고 보면 정기선 사장은 이미 그룹의 새로운 리더십이다.
이같은 그룹의 리더십 전환을 위한 권 회장의 임무는 대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된다. 권 회장은 2017년 현대중공업의 4사 분할을 통한 지주사체제 구축과 2019년 현대중공업(현 한국조선해양)의 물적분할을 통한 조선업 중간지주사체제 구축 등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완수했다.
조선업 경쟁자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2021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는 성공해 그룹 사업구조를 조선-에너지-건설기계 3대 축으로 정립했다. 각 축마다 부회장(조선-가삼현, 에너지-강달호, 건설기계-손동연)들이 대전략을 구상하고 사장(조선-정기선, 에너지-주영민, 건설기계-조영철)들이 현안을 담당하는 체계도 이미 마련됐다.
다만 권 회장이 HD현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강력하다. 정 사장이 그동안 지주사 경영지원실장과 현대중공업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등으로 일하며 경영능력을 입증하기는 했으나 지주사 대표이사로 그룹 경영을 총괄한 것은 아직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3대 사업 축별로만 놓고 보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부회장단이 정 사장을 보좌할 수 있다. 그러나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경영의 측면에서는 권 회장을 따라올 만한 전문경영인이 현대중공업그룹에 없다. 권 회장의 안정성과 노련함은 여전히 그룹 경영에 필요하다는 것이 권 회장 퇴진 시기상조론의 골자다.
일각에서는 권 회장이 HD현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더라도 미등기임원으로 남아 정 사장을 포함한 그룹 최고경영진의 조언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 2014~2016년 현대중공업의 대표이사 회장을 지냈던 최길선 전 회장이 2017년까지 현대중공업의 미등기임원 회장을 지내며 경영에 기여했던 사례도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SGI서울보증 IPO 돋보기]기한 내에서 최대한 신중히...예보도 팔 걷었다
-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일석삼조' 재테크 상품
- [보험경영분석]KDB생명, 보장성 집중전략에 실적·CSM 동반 개선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메리츠화재, 가용자본 증가에도 막지 못한 신설위험 영향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하나손보, 모회사 지원에 적정성 비율 오히려 상승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한화손보, 부채 증가에도 빛난 영업성과·리스크 관리
- [보험사 할인율 영향 점검]MG손보, 가용자본 급감에 적정성 비율 50%마저 하회
- [코리안리 밸류업 점검]꾸준히 커지는 해외사업, 국내 저성장 극복 기반
- [2024 이사회 평가]SK오션플랜트, 평가 개선노력 강점...견제기능은 취약점
- [2024 이사회 평가]TKG휴켐스, 구성·견제 취약점...경영성과만 평균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