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SK렌터카, 전기차 시대...독보적 비즈니스 모델 만들 것"김주형 SK렌터카 기획재무실장 "단순 볼륨 경쟁보다 '유니크한 기업' 목표"
양도웅 기자공개 2022-09-21 07:48:31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4일 16:17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현재 전 산업계를 관통하는 화두 중 하나는 전기차의 본격적인 등장과 확산이다.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완성차 업계와 자동차 부품사뿐 아니라 에너지 업계도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두 전기차 시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렌터카 업계도 전기차 시대를 맞아 대대적인 차량 교체와 서비스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변화 요구는 결코 약하다고 볼 수 없다.
업계에서 전기차 시대에 적극 대응하는 곳은 SK렌터카다. 2019년 SK네트웍스가 인수한 AJ렌터카와 SK네트웍스 렌터카 사업 부문이 합쳐 2020년 탄생한 회사는 업계 2위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다가올 새로운 시대엔 몸집 키우는 걸 넘어 '유니크한'(독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 제주 EV파크서 선보일 SK렌터카만의 '유니크'
최근 더벨과 서울 종로구에 있는 SK렌터카 본사에서 만난 김주형 기획재무실장(사진)은 "전기차 시대엔 렌탈 대수 등 볼륨으로 단순 경쟁할 생각은 없다"며 "우리가 가진 경쟁력 있는 요소를 활용해 유니크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경쟁사들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현재 SK렌터카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고 있다. 2019년 1월 SK네트웍스가 AJ렌터카를 인수한 때부터 경영지원본부장으로 합류해 기획과 재무 부문에서만 3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 인수합병 등 투자 부문에서도 잔뼈가 굵은 CFO다.
그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밝히는 건 꺼리면서도 "전기차 고객이 늘어나면서 가장 고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지점인 '페인 포인트(pain point)'가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다"며 "배터리 상태와 그에 따른 주행 가능 거리 확인, 그리고 충전 서비스 등에서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니크'를 내세운 SK렌터카 청사진은 올해 하반기 여는 'EV파크 서귀포'(가칭)에서 엿볼 수 있다. 제주는 국내 최대 단기 렌터카 시장이자 SK렌터카가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곳이다. 이곳에서 서귀포시와 제주시 인근에 조성될 두 곳의 EV파크(가칭)를 통해 전기차 렌탈뿐 아니라 충전, 카페·문화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EV파크 제주'(가칭)는 내년 하반기 선보인다.
EV파크에는 2025년까지 전기차 3000대 이상을 운영·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된다. 김 실장은 "EV파크를 제주의 명소로 만들 것"이라며 "향후 제주 로컬 업체들도 EV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안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V파크가 제주 렌터카 업계의 플랫폼이자 전기차 문화의 확산 기지가 될 것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 "원천 다양해, 조달 문제없어"···신용등급 향상으로 비용 감소 효과도
이러한 청사진을 현실에 구현하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하다. 올해 SK렌터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EV파크에 총 406억원의 투자금을 책정했고 현재까지 49억원을 투입했다. 앞으로 357억원을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SK렌터카는 현재 경기도 혹은 충청도 일대의 토지를 매입해 통합 물류기지를 지을 계획이다. 토지 매입에 약 550억원을 투입한다. 여기에 제주에 조성될 EV파크 잔여 투자금을 합하면 총 907억원이다. 또한 전기차 시대를 선점하겠다고 밝힌 만큼 대규모 전기차 구매 비용도 추가로 발생한다.
올해 6월 말 기준 SK렌터카의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381억원으로 1000억원 안팎의 필요 투자금보다 적다. 영업활동으로 거둬들이는 현금도 아직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곧 앞으로 적지 않은 규모의 외부 차입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전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다행인 점은 추진하는 사업이 세계적 트렌드인 ESG와 관련 있는 까닭에 정부 정책자금과 그린본드(녹색채권) 발행 등으로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올해 회사채 신용등급이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이 A2에서 A2+로 상향 조정된 점도 호재다. 이 또한 조달 비용 감소에 효과적이다.
김 실장은 "자금 조달은 계속해서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고 회사채와 (국책)은행 대출, 리스 등 여러 조달 원천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K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신용등급도 향상됐다"며 "자금 조달에는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 "올해 숫자 더 좋다"···최대 매출·영업이익 경신 전망
여기서 미래로 향한 시선을 현재로 돌려보자. SK렌터카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국내 여행객 급증과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중고차 가격 상승 등으로 역대 최대 매출(1조369억원)과 영업이익(791억원)을 기록했다.
렌터카 업체는 주로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단기 렌터카, 개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한 장기 렌터카 사업으로 대부분의 수익을 올린다. 또한 일정 기간 영업한 차량을 팔아서도 수익을 낸다. 매출 기준으로 SK렌터카의 렌터카 사업과 중고차 매각 사업 비중은 7대3 정도다. 지난해 양대 사업 모두 전년 대비 증가한 실적을 냈다.
회사는 올해 최대 실적을 또 한 번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분기 IR 자료에 따르면 이미 올해 6개월간 올린 매출과 영업이익은 6100억원과 50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1%, 5% 증가했다. 국내 여행과 중고차 수요가 여전히 높은 점을 고려하면 여름 휴가 시즌이 포함된 3분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졌을 것으로 판단된다.
김 실장은 "구체적인 숫자를 밝힐 순 없지만 올해 더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는 SK렌터카의 올해 매출을 약 1조2000억원, 영업이익을 약 9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의 궁금증은 실적 향상을 만들고 있는 일시적 요인들이 없어져도 실적이 계속 향상될 수 있느냐다. 김 실장은 "여행 제한이 더 풀리면 해외로 여행가는 사람이 늘겠지만 반대로 해외에서 여행오는 사람도 늘 것"이라며 "국내 중고차 시장도 자동차 등록대수에 비하면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신차 판매 대비 중고차 판매 대수는 1.4대로 영국과 미국 등 자동차 선진 시장 대비 절반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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