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드래곤, 속도 낸 멀티스튜디오 전략…SLL에 뺏긴 1위 탈환할까 길픽쳐스 인수로 5개 자회사 확보, 하반기 넷플릭스 협상력에 영향
김슬기 기자공개 2022-09-19 14:08:37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6일 08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드라마 제작사 길픽쳐스를 인수하면서 산하에 5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게 됐다. 길픽쳐스는 '스토브리그', '원더우먼', '소년심판' 등을 제작한 곳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 최초로 스튜디오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200여편의 드라마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이번 인수는 국내 제작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에스엘엘중앙(옛 JTBC스튜디오·이하 SLL)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국내 1위로 올라서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캡티브(Captive) 채널 공급비중이 높았던 만큼 의존도를 낮추고 향후 넷플릭스 등과의 협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토브리그·소년심판' 길픽쳐스 인수, 2019년 이후 3년 만의 M&A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15일 길픽쳐스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가액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제작사는 박민엽 대표가 2017년 만든 곳으로 드라마 빈센조의 박재범 작가, 원더우먼·프로듀사 김윤 작가, 소년심판의 김민석 작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설립 후 SBS에서 방영된 스토브리그, 원더우먼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인 소년심판을 내놓으면서 흥행 연타석을 쳤다. 특히 길픽쳐스는 신인 작가 발굴과 기존 드라마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소재 등을 풀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올 하반기에는 넷플릭스 '더 패뷸러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그간 길픽쳐스가 보여줬던 성과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전 세계가 K컨텐츠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지닌 양질의 컨텐츠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훌륭한 크리에이터 그룹과 탁월한 제작능력을 지닌 길픽쳐스와의 협업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로 스튜디오드래곤은 5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게 됐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16년 6월 CJ ENM의 드라마 사업본부 물적분할로 탄생했고 법인 출범과 동시에 화앤담픽쳐스, 문화창고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각각 316억원, 366억원을 썼다. 같은 해 케이피제이를 151억원에 사들였다. 2019년 지티스트도 251억원에 매입했다.
화앤담픽쳐스는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을 쓴 김은숙 작가가, 문화창고는 김은숙 작가와 오랜시간 호흡을 맞춘 이응복 감독, '별에서 온 그대', '사랑의 불시착'을 쓴 박지은 작가 등이 소속돼 있다. 케이피제이는 김영현(대장금, 선덕여왕)·박상연(공동경비구역 JSA, 아스달 연대기) 작가, 지티스트는 김규태(그들이 사는 세상)·홍종찬(디어 마이 프렌즈) 감독, 노희경 작가가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19년 지티스트 경영권을 인수한 후 별다른 M&A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대신 제작사 소수지분 투자를 통해 영향력을 확장해 왔다. 2019년에는 영화 제작사 무비락(31억원), 드라마 제작사 메리카우(40억원)와 올해 드라마 제작사 넥스트씬(40억원) 등에 투자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보유한 지분율은 각각 19.83%, 19%, 19.98%다.
◇제작사 확대, 넷플릭스 등 OTT와의 협상력에 긍정적
스튜디오드래곤은 한국형 스튜디오 체제를 도입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과거 콘텐츠 제작 주도권은 편성권을 쥔 방송사에 있었지만 유료방송 수가 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여러 제작사 인수를 통해 연간 제작편수를 늘리는 등 사업 효율화를 꾀했을 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확산으로 인해 드라마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성장세가 가팔랐다. 그럼에도 경쟁사인 SLL의 매서운 추격으로 인해 지난해 국내 매출 1위 제작사 자리를 내줬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도 SLL이 연결매출 1943억원을 기록, 스튜디오드래곤(1575억원)을 앞섰다.

현재 SLL은 국내·외 제작사 15개를 보유하고 있고 캡티브뿐 아니라 논캡티브 채널에서의 공급을 늘리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D.P',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히트작을 냈고 최근 '수리남'까지 흥행했다. 영화 '범죄도시2'도 내놓으면서 영화에서도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위기감이 이번 M&A의 동력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스튜디오드래곤은 아시아 넘버1 스튜디오를 넘어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만큼 SLL과의 경쟁에서도 기선제압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또한 올해 진행되는 넷플릭스와의 재계약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8월 IR 자리에서 "넷플릭스와는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로 연내 딜던(Deal done)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비디오 등과도 신·구작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고 구체화되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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