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주주 프렌드십 포커스]김경배 HMM 사장의 '펀더멘털론', 기업가치 방어선④펀더멘털 강화 중점 선복량보다 친환경성, 실적 불확실성 제거해 기업가치 제고 효과

강용규 기자공개 2022-09-22 07:40:36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0일 15:06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펀더멘털이 개선되면 주주가치도 제고될 수 있다고 본다”며 주주환원책 대신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HMM은 주가가 하향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표이사의 주가 부양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해운업계에서는 김 사장의 투자계획을 놓고 오히려 기업가치의 하락 방어선을 구축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해상 환경규제 강화 추세 속에서 친환경성 강화 투자를 통해 상위 해운사들과 경쟁할 역량을 갖추는 것을 간접적 주주친화정책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앞서 7월 전략발표회에서 2026년까지 5년 동안 15조원을 투자해 기존 약 80만TEU(20피트 컨테이너 적재량단위)의 컨테이너선 운송능력을 120만TEU로, 벌크선 선대를 기존 29척에서 55척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2025년꺼지 선대의 80%를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60%까지 감축할 것이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해운업계의 시선은 HMM이 단순히 선대를 늘리려 한다는 점보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친환경 선박 비중확대 등 환경 역량을 강화하려 한다는 점에 더욱 쏠린다. 해운업에서 친환경성은 곧 사업성이기 때문이다.

HMM은 컨테이너선 기준 선복량이 82만TEU로 집계됐다. 40만 TEU를 더해도 현재 7위인 일본 ONE(Ocean Network Express)의 150만TEU와는 거리가 있다. 상위 선사들의 오더북(주문했으나 아직 인도받지 않은 선박)에 발을 맞추는 수준에 올라설 뿐이다. 선복량의 관점에서 김 사장의 투자계획은 HMM의 도약보다 현상 유지를 위한 필요최저한의 투자에 가깝다.

(자료=알파라이너)

다만 선대 확대를 통해 친환경성을 잡겠다는 목표는 의미가 크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3년부터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20% 감축하도록 하는 현존선박 에너지효율지수(EEXI) 규제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이 규제는 2030년 감축량 40%, 2040년 50%, 2050년 70%로 갈수록 강력해진다.

HMM의 목표치인 60%는 2040년까지의 규제 목표치를 충족한다. 2040년은 먼 이야기가 아니다. 통상적으로 선박의 내구연한은 20~25년이다. 현재 HMM이 오더북에 포함하고 있거나 5개년 투자계획을 통해 발주할 선박들은 2040년의 규제까지 고려돼야 한다는 말이다.

글로벌 상위 해운사들은 이전부터 노후 선박의 퇴역 시기와 맞물리도록 친환경 선박 확보에 나섰다. HMM도 80%의 선박이 규제를 충족하도록 해 친환경 분야에서는 상위 해운사들에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김 사장의 계획이다. 현재 HMM의 선대에서 친환경 선박의 비중은 5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해사기구의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는 선박은 엔진의 출력을 제한해 저속 운항하는 것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규제에 맞춰야 한다. 이 경우 선박의 운항 회전율이 낮아지고 연간 화물 운송량이 감소해 결국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HMM의 투자계획은 당장 내년부터 부정적 실적 영향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을 막는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HMM은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민영화 의사를 공식화하고 있다. 주가가 높을수록 인수자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HMM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직접적 주주환원책을 통한 주가 부양에 제약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HMM으로서는 펀더멘털의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최선의 주주친화정책일 수 있다”며 “5개년 투자계획은 선대 규모에서 밀리는 HMM이 상위 해운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