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9월 30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진약품이 200억원 규모의 공장증설을 결정하면서 채무 부담도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현금성 자산이 단 8억원에 불과한 만큼 추가 차입이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비용도 확대될 예정이지만 이를 실적 개선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영진약품은 22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남양공장의 세파항생 주사제 생산라인을 증축하기로 결정했다. 투입되는 자금은 215억원으로 자기자본의 20.5%에 달하는 규모다. 설립이래 최대 규모 투자다. 연내 설계 및 시공 등 계약을 매듭짓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완공 목표는 2024년 말이다.

설비 노후화를 개선하고 생산 캐파(CAPA)를 확대하기 위한 결단이다. 세파항생 주사제는 글로벌 사업의 핵심 품목으로 주로 일본 제약사 사와이에 납품했다. 그러나 납품계약이 종료되면서 해외매출이 급감했다. 지난해 국내매출이 전년대비 10% 늘어난 상황에서도 전체 매출이 6% 줄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이 여파는 올해도 영향을 미치며 적자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영진약품이 일본과의 계약이 종료된 상황에서도 세파항생 주사제 생산캐파 확대를 늘리려는 이유는 국내시장의 가능성 때문이다. 중대형 제약사들이 관련 제품 생산을 중단한 만큼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한미약품만 해도 직접 생산을 중단하고 외주생산으로 전환했다. 영진약품은 우선 국내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면서 일본 등 해외수출 기회를 노리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문제는 증축 비용이다. 영진약품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8억2600만원(6월말 기준)에 불과하다. 연내 시공 계약 마무리가 목표인 만큼 증축 비용의 약 절반 정도는 올해 중 차입한다는 계획이다. 연말 약 100억여원 정도 차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255억원인 총 차입금이 약 400억원 안팎으로 늘어나게 된다. 설립이래 부채 규모가 최대치로 치솟는 셈이다. 부채비율은 100%에서 110% 수준으로 확대된다.

차입이 늘어나면 이자 등 금융비용 부담도 커진다. 당초 연간 2억원 수준이었던 금융비융이 올해 상반기에만 3억원을 훌쩍 넘겼다. 추가 대출과 함께 금리 인상까지 고려하면 이자 부담은 예상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그만큼 흑자 전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차입을 위해선 유형자산을 담보로 설정해야 한다. 유형자산의 장부가는 총 697억원, 이 가운데 40%가 이미 담보로 설정 돼 있다. LTV 등 담보비율 등을 고려하면 추가 차입의 여력은 약 200억원 안팎이다. 다만 공장 증축만이 아니라 운영자금 등을 고려하면 제3의 조달 방안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버는 돈으로 이를 충당할 상황도 아니다.

영진약품은 부족한 자금은 외부자금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공장증설 투자 건에 대해 모기업과 상의 하에 결정한 만큼 투자금 조달에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세파항생제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불렸지만 일부 사업자들이 철수하고 있는 만큼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증축 투자금의 약 절반 정도를 연내 차입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