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공격적 투자나선 SK가스, 현금흐름은 되려 개선보유 현금 1조원 기록...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추가 현금 유입 가능성도
이호준 기자공개 2022-10-17 08:24:59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3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가스의 현 상황을 '투자'를 빼놓고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회사는 최근 조 단위 투자를 진행하며 친환경 에너지 사업자로 과감한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LNG·LPG 복합발전소 가동을 준비하고 있고 청정수소 사업도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눈에 띄는 건 투자금 지출을 늘리면서도 현금 보유량은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국제 천연가스 가격의 상승으로 대체재로서의 LPG수요가 늘어 회사의 영업수익이 개선됐다. 여기에 유라시아 터널 지분 등 비핵심 자산의 매각 등으로 현금 확보의 필요성에도 적극 대응 중이다.
◇반사이익 누린 'LPG'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가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현금 보유량(8230억원)과 견줘 23% 늘었다. SK가스의 보유 현금이 1조원을 기록한 것은 지난 1985년 회사 설립 이래 처음이다.
말 그대로 장사가 잘 됐기 때문이다. SK가스는 'LPG(Liquefied Petroleum Gas, 액화석유가스)'를 유통 및 판매하는 회사다. 중동 등에서 원료를 수입한 뒤 이를 국내에서 유통 및 판매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체재로서 LPG의 수요가 늘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국내 LPG 소비량은 올해 상반기 기준 6844만6000배럴이다.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11%가량 증가했다.
SK가스의 수익성 및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졌다. SK가스는 올 상반기 누적 기준 16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822억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한 실적이다. 매출액은 4조2733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204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집계된 NCF는 마이너스(-) 4150억원이었다. NCF는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서 운전자본 투자 항목 등을 뺀 수치로 영업부문의 현금창출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SK가스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사채를 발행한 것도 없어 말 그대로 회사가 돈을 잘 벌고 있는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아직 세금도 안 낸 상태라 2000억원 가까운 세전이익이 현금으로 실현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5년까지 수소 등 분야에 1조4000억원 투입
SK가스의 사업 재편 시도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은 큰 위안거리다. 그동안 LPG 거래를 주로 해오던 SK가스는 회사의 정체성을 LNG와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생산업자로 바꾸기 위해 투자금 지출을 늘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4년 1.2GW 규모로 준공되는 복합화력발전소 사업(자회사 울산GPS 자금 포함)에 1조412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까지 자기자본 36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2019년 300억원, 2020년 650억원, 2021년 1600억원, 2022년 1050억원 등이다.
LNG터미널 사업에도 상당한 투자비가 지출된다. SK가스가 47%의 지분을 보유 중인 코리아에너지터미널(주)에 최대 85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액화수소 공장을 확보하기 위한 울산 클린에너지컴플렉스(CEC) 건설에는 1781억원이 쓰인다.
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 지출은 계속될 전망이다. SK가스는 최근 수소 사업 추진을 위해 롯데케미칼과 합작법인을 만들고 고려아연, 한화임팩트, ARK에너지 등과 컨소시엄을 꾸린 상태다. 오는 2025년까지 관련 분야에 1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대규모 투자가 예고돼 있지만 현금흐름은 한동안 긍정적인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동절기 난방 수요 증가에 따라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SK가스의 LPG 판매량도 갈수록 늘어나게 된다.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대목이다.
SK가스가 추진 중인 비핵심 자산의 매각도 현금흐름에는 긍정적인 신호다. 회사는 유라시아 터널 지분이 연내 전량 매각되면 약 1400억원의 현금이 유입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가스가 추정하고 있는 올해 말 보유 현금은 약 70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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