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CFO / 현대자동차]2대에 걸친 CFO 변화...정의선 시대 위상 강화①정몽구 명예회장, 성장의 시기 '이정대·이원희' 눈길
양도웅 기자공개 2022-11-17 07:00:12
[편집자주]
기업의 움직임은 돈의 흐름을 뜻한다. 자본 형성과 성장은 물론 지배구조 전환에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손길이 필연적이다. 자본시장미디어 더벨이 만든 프리미엄 서비스 ‘THE CFO’는 재무책임자의 눈으로 기업을 보고자 2021년말 태스크포스를 발족, 2022년 11월 공식 출범했다. 최고재무책임자 행보에 투영된 기업의 과거와 현재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0일 15:58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0년 현대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현대자동차(그룹)는 총수 기준으로 정몽구 명예회장 시대와 정의선 회장 시대로 구분할 수 있다. 기간으로는 각각 2000년부터 2020년까지, 그리고 2020년부터 현재까지다.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선임된 2018년을 시작점으로 잡아도 초창기라고 볼 수 있다.최고재무책임자(CFO)도 역시 전기와 후기로 나눠 이해해볼 수 있다. 우선 정 명예회장 시대 CFO는 총 9명이다. 재직 순으로 박완기, 김뇌명, 전현찬, 박완기(동일인), 채양기, 이정대, 정태환, 최병철, 김상현 CFO다. 정 회장 시대는 2명이다. 김상현(동일인)과 서강현 CFO다. 이 가운데 박완기 CFO는 2년의 터울을 두고 두 차례 CFO에 임명된 유일한 인물이다.
넓게 보면 최병철과 김상현 CFO는 CFO로서 2명의 회장을 모두 경험한 이들이다. 정 회장은 2018년 수석부회장에 선임되면서부터 사실상 그룹 총수 역할을 맡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 CFO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약 3년간, 김 CFO는 2020년 한 해 동안 재직했다.
정 명예회장 시기의 CFO 평균 재직기간은 2년이다. 가장 오랫동안 재직한 인물은 이원희 CFO다. 그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약 6년간 곳간지기로 근무했다. 재직기간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오너와 경영진으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았다. 역대 CFO 가운데 유일하게 현대차 대표이사·사장에 올랐다.
재직기간을 말할 때 이정대 CFO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약 4년간 재직했다. CFO 이후 그룹의 '컨트롤 타워' 격인 기획조정실의 실장에 임명되면서 그룹의 방향과 계열사들의 역할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았다. 역대 CFO 가운데 부회장까지 오른 인물은 이 CFO 한 명뿐이다.
정의선 회장의 경우 현재 만 2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CFO들의 평균 재직기간을 논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김상현 CFO는 1년간 재직한 뒤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원가혁신사업부장으로 보직을 바꿨고 후임자인 서강현 CFO도 올해가 2년차다.
다만 CFO가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점은 크게 바뀐 점이다. 정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발생한 빈자리에 CFO를 앉히기로 결정한 셈이다. 이는 정의선 회장 들어 CFO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정 명예회장의 경우 CFO들은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100여년간 지속된 내연기관차 시대를 뒤로 하고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차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는 대규모 설비투자와 지분투자, 인수합병 등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실행하는 데엔 큰돈이 필요한 만큼 CFO 의견에 힘을 싣기 위해 이사회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그렇다고 정 명예회장 시기에 CFO 위상이 절대적으로 낮다고 판단하긴 어렵다. 사장과 부회장에 오른 이원희와 이정대 CFO 외에도 사장으로 승진했거나 핵심 계열사 대표로 선임된 이들이 적지 않다. 채양기 CFO는 사장으로 승진하며 기획총괄본부장 포함 3개 직책을 겸했다. 김뇌명과 최병철 CFO는 각각 기아와 현대차증권 대표로 선임됐다.
아울러 CFO들은 선임될 당시 대부분 50대였다. 이정대와 정태환 CFO는 40대에 선임됐으나 모두 지명(知命, 50세)을 앞둔 49세였다. 두 시대 모두 조직 경험과 업무 경력을 충분히 보유한 이들을 CFO 자리에 앉혔다고 볼 수 있다.
선임 당시 기준으로 CFO들의 직급은 대부분 부사장이었다. 정태환과 이원희, 김상현 CFO는 전무일 때 선임됐으나 모두 CFO로 재직하는 동안 혹은 재직 이후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법학과를 졸업한 채양기 CFO를 제외하면 9명의 CFO 모두 경영·경제학과를 졸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CFO를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는 서울대(3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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