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Radar]행정공제회, 전술적 자산배분·유동성 관리 강화 '잰걸음'①대체투자 강자 자리매김, 이자·배당지급성 자산 확대 추진
김경태 기자공개 2022-11-07 08:18:11
[편집자주]
자본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대규모 양적 완화와 저금리로 유동성 파티를 즐겼지만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 변수가 터졌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운용사의 유동성 공급자(LP) 역할을 하는 기관투자가들의 고민도 커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확고한 투자 원칙을 토대로 만전을 기하며 위기와 함께 다가올 기회를 대비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 주요 LP들의 현황과 투자 전략 등을 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31일 15:31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이하 행정공제회)는 1975년 탄생한 뒤 괄목할 성장을 지속하며 국내 자본시장의 주요 기관투자가로 자리매김했다. 총 운용자산이 20조원으로 국내 연기금·공제회 중에서 상위권에 속한다.행정공제회는 안정적인 운용 성과를 기반으로 3년 전 사상 처음으로 지급준비율이 100%를 넘었다. 올 들어 허장 사업이사(CIO)가 취임한 이후로도 견조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허 이사 체제에서 전술적 자산배분과 유동성 관리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대응해 고등급 우량채권에 주목하고 있으며, 현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체투자 중에서는 대출자산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
◇총자산 20조, 2019년 이후 지급준비율 100% 이상 유지
행정공제회 회원은 행정안전부 공무원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으로 구성된다. 다른 공제회들처럼 공제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공제회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준비율이 중요하다. 최근 3년 지급준비율 추이를 보면 행정공제회의 탄탄한 성과가 부각된다. 2019년에 설립 이후 처음으로 100%를 넘어섰고, 이후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급준비율 상승은 매해 흑자 성과를 거둔 덕분이다. 작년 경영수익은 1조1250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5610억원이다. 자산운용 평잔수익률은 최근 3년 평균 8%를 넘었다. 2019년 8.5%, 2020년 6.1%, 2021년 10.9%를 기록했다.
행정공제회의 총자산은 20조원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은 대체투자로 15조2481억원이다. 주식은 1조3862억원, 채권은 9996억원이다. 단기자금과 전략투자 등으로 구성된 기회자산은 7375억원이다. 이 외에 운영자산 1조7124억원이 있다.
대체투자 자산 비중이 75.9%로 높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최근 경제 위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손실을 방어하는 효과가 발생했다. 올 들어 전통자산인 주식과 채권은 급격한 가격조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행정공제회는 보유한 대체투자 자산의 건전성이 높아 현재까지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공제회의 자금운용은 중장기 자산배분 계획이라는 큰 틀에서 이뤄진다. 또 매해 연간 자산배분 계획이 수립돼 이행 목표로 삼는다. 올 들어 경제 불확실성 증대를 예상하면서 보수적인 관점에서 운용 목표를 잡았다. 목표 수익률은 4.1%다.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변동성 통제 주력…이자·배당지급성 자산 '주목'
행정공제회의 자산운용은 철저한 내부 절차를 거쳐 이뤄진다. 자산운용과 관련한 위원회는 5개다. 우선 이사장과 대의원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가 있다. CIO인 사업이사는 자산운용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투자심의위원회 3곳에 참여한다.
이외에 신규 대체투자 안건에 대해 타당성을 논의하는 투자실무협의회가 있다. 위원장은 투자전략팀장이 맡으며 총 7명으로 구성된다. 대체투자 경험이 있는 4급 이상의 내부직원 6명이 위원이다.
CIO 휘하 조직은 1본부 8팀 1단 체제를 갖추고 있다. 유일한 본부는 대체투자 분야로 부동산인프라본부다. 박응한 본부장이 이끌고 있다. 박 본부장은 2011년 부임했다. 2020년 3년 임기로 연임됐다. 국내 공제회 중 부동산·인프라 부문에서 최장수 투자책임자다. 본부 아래에는 해외부동산팀, 국내부동산팀, 인프라팀, 자산관리팀, 판교구청사 부지 개발사업단이 있다.
CIO 직속팀으로는 투자전략팀과 기업투자팀, 금융투자팀, 주식팀이 있다. 주식팀은 김우식 팀장이 담당한다. 투자전략팀은 전략 수립과 리서치업무 등을 담당하며 심윤호 팀장이 이끌고 있다.
허 이사는 최근 악화하는 투자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 2월 취임 후 전술적 자산배분과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투자전략 기능을 확대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재정립하면서 투자전략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기업투자팀은 사모투자(PE)를 담당하며 신유신 팀장이 이끈다. 그는 리스크관리팀, 회원금융팀 등을 두루 거쳤다. 이찬우 팀장이 담당하는 금융투자팀은 채권과 헤지펀드 등을 다루는데 사모신용(PD)도 담당한다.
허 이사 취임 이후 행정공제회는 시장 금리 상승기를 활용해 고신용 등급의 채권매수를 재개했다. 대체투자 역시 고금리 대출과 배당가능자산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투자팀과 금융투자팀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허 이사는 "지난 5~6년간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비교적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향후 2~3년은 전혀 다른 환경에 노출될 것"이라며 "'썰물이 되면 누가 수영복을 입지 않고 수영을 했는지 알게 된다'는 워런 버핏의 말처럼 자산운용 실력을 쌓는 것이 향후 장기적인 고성과를 유지하는 기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 위험 관리 프로세스를 재정립해 질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자산 규모와 투자 대상의 양적 확대에 맞춰 내부적인 프로세스를 정비해 자체적인 투자역량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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